중국인 확진자 제주여행기간 증상 있었나…제주서 해열진통제 구입

제주 관광 후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중국인이 제주에 머무는 동안 해열진통제를 구매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중국인이 우한 출신인 것도 확인됐다. 제주도는 당초 중국인 확진자가 잠복기에 제주 여행을 한 것으로 추정했으나 신종코로나 증상이 제주에서부터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사회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관광객이 사라진 제주시 연동의 누웨모루 거리. 제주 여행 후 중국에서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 체류기간 해열진통제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3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4박5일간 제주를 딸과 함께 방문한 중국인 여성 ㄱ씨(52)는 중국 양저우에 도착한 후 30일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ㄱ씨는 무사증 제도를 이용해 제주와 중국을 잇는 직항 항공기로 입국했다.

당초 ㄱ씨는 중국 귀국 다음날인 26일부터 발열 증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ㄱ씨의 동선을 확인하던 중 ㄱ씨가 지난달 24일 오후 제주시 연동의 한 약국에서 해열진통제를 구입한 것이 파악됐다. 해당 약국 약사는 제주도 방역담당자와의 면담에서 “ㄱ씨는 약국에 들어온 뒤 가지고 있던 약을 보여주었고 해당 약을 확인해본 결과 기침과 해열제 성분이 든 해열진통제이었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ㄱ씨가 제주에 체류하는 기간 기침과 가래 등의 신종 코로나 감염 증세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보고 ㄱ씨와 제주에서 밀접촉한 이들을 확인하고 있다.

현재 해당 약국은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제주도는 또 ㄱ씨가 중국 우한에서 양저우를 거쳐 제주에 입도한 사실도 추가 확인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ㄱ씨와 같은 항공편으로 제주에 입도한 다른 중국인 관광객이 있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당초 질병관리본부에 문의한 결과 증상 발현 이전이라면 관리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고 자체적으로 확진자의 딸과 통화해 제주 체류 일정과 동선을 확인하는 등 접촉자를 집중관찰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ㄱ씨는 지난달 21일 밤 중국 춘추항공 항공기로 중국 양저우에서 마지막 비행기로 제주에 도착해 제주시 연동의 한 호텔에 4박5일간 머물었다. 이튿날인 22일 다른 중국인 일행 10명과 함께 승합차를 타고 우도, 성산일출봉 등의 관광지를 여행했다. 23일에는 롯데, 신라면세점을 쇼핑하고 칠성통을 둘러본 후 숙소까지 시내버스로 이동했다. 24일에는 1100고지와 무지개 도로, 도두 해안도로, 누웨모루 거리 등을 돌아다니고 숙소 인근 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었다. 25일에는 숙소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해 공항으로 이동했다.

제주도는 자체 방침에 따라 ㄱ씨가 4박5일간 체류한 호텔 내 접촉자 5명에 대해서는 자가 격리 조치했다. ㄱ씨가 다녀간 신라면세점 제주점과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임시 휴업에 돌입했다.

제주 신종코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