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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대학생이 알아야 할 것들
그자리꽃 조회수 19,882 작성일2008.06.02

새내기입니당.

대학생이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 이것 저것 좀 자세히 알려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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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인사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학생이 알아야 할 것들

 

이 글은 지성과 패기라는 잡지에 '대학생이 알아야 할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이동철님이 약 2년간(94년 3·4월호-96년 1·2월호) 연재하였던 글입니다.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 생활 전반을 개괄하면서 대학 시절 읽어야 할 책들을 소개한 글입니다. 신입생이나 재학생들이 읽고 참고하시면, 대학 시절의 생활과 독서에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필자 이동철님은 고려대학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시고 현재 강의를 하고 계신 분으로, 옮긴 책으로 『유교사』, 『중국을 움직인 30권의 책』 등이 있으며, 최근 '한국 통일의 문화적 의의와 전략'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첫번째, 대학 시절을 어떻게 보낼까?

 

인간, 언제나 배우는 존재
대학, 그 무한한 가능성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우선적으로 먼저
 

두번째, 독서에 관하여


어째서 독서가 필요한가?
독서의 방식에 관하여
어떻게 책을 찾고 구할까?
독서에 관한 여러 가지 책들

세번째, 신문과 잡지를 읽는 이유는?

펠리칸이 바다로 간 까닭은
잡지에 관한 몇 가지 잡담
신문을 잘 읽는 법에 대하여

네번째, 대중문화의 바다를 헤엄치기 위하여


이념에서 문화로
시네마 천국을 찾아서
비디오는 '니' 친구?
참을 수 없는 만화의 유혹
문학의 위기 또는 변용: 대중 문학의 세계
바로 보는 바보 상자: TV를 읽자!
Who'll stop the rock!
건강을 위해 지나친 오락을 삼갑시다

다섯번째, 교문을 나서는 후배들에게
졸업, 또 하나의 시작을 위해
직업으로 가는 길의 약도
성공으로 가는 일곱 개의 드래곤볼
시간을 잡아라
사람은 '사람의 사이(人間)'이다
나날이 새로워라


여섯번째, 외국어, 어째서 그리고 어떻게?

어째서 외국어인가?
적과의 동침
제1막, 외국어 학습의 일반론
처방을 찾아라!
영어 실력 향상의 비결
꼬리에 꼬리를 물다, 단어
He read a book
다다익선(多多益善), 사전에 대해
치약과 쥐약, 그 치명적 실수
읽고 또 읽고, 또 읽는다
'번역(飜譯)'은 '반역(反逆)'이다
마지막으로

 

일곱번째, 대학에서의 학습, 그리고 학문의 세계


대학에서의 학습은 어떻게 다른가?
간단한 충고와 잔소리 몇 마디
보다 효율적인 학습을 위하여 : 그 하나
보다 효율적인 학습을 위하여 : 그 둘
'필드상(賞)'을 아십니까?
어느 사학자(史學者)의 회고
젊은 교수들의 다양한 경험들
'학문(學問)'은 '문학(問學)'이다
서구 중심주의를 넘어서
우리 학문으로 가는 길
현대 대학에서 학문이란

 

여덟번째, 젊은 날의 우정, 사랑 그리고 결혼
에이즈보다 무서운 병은?
벗이 있어 멀리서 오니
덩달이의 엉터리 그림 숙제
두 유태인은 어떻게 성공했는가?―결혼의 어려움
HE IS BACK!
성(性), 그것이 알고 싶다

 

아홉번째, 세계화 조류 속에서의 대학 생활
세계화, 그 복합적 성격
세계의 역사, 그리고 지리
예술을 찾아서
타문화(他文化)의 이해를 위해
정보와 시사로서의 세계화
문명사적 과제로서의 세계화

 

열번째, 다시 교양 교육으로!
지난 여름, 무역 센터에서
다시 한 번 대중 문화를 생각하며
인문적 교양의 근원으로서 문학(文學)
소금은 달다 : 고전 읽기의 어려움과 즐거움

 

열한번째, 대학생과 글쓰기
튼튼한 기초는 성공의 지름길
글쓰기의 기본 안내서들
'바칼로레아'를 아십니까?
논문과 리포트를 쓰는 법
작가와 전통을 생각한다

 

열두번째, 우리들의 되돌아온 출발점, 대학
우리들의 되돌아 온 출발점, 대학
그토록 오래된 : 대학의 기원과 역사
여전히 새로운 : 대학의 기능, 위기, 개혁
겹겹이, 또 켜켜이 : 복잡성의 제도
안에서 깊숙히 :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
결코 끝나지 않는 : 아쉬움을 달래며

 

첫번째, 대학 시절을 어떻게 보낼까?


동아시아 문명에서 가장 중요한 고전의 하나인 『논어(論語)』는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한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 배우고 때때로 이를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오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君子)답지 아니한가?"


인간, 언제나 배우는 존재


여기서 선생님은 두말할 나위 없이 공자(孔子)를 가리킨다. 『논어』는 공자가 죽은 뒤 제자들이 그의 언행을 정리한 책이다. 도대체 공자의 제자들은 어째서 이 말을 책 전체의 첫머리에 실어 놓은 것일까? 여기서 잠깐 국민학교 교실의 한 장면을 살펴보기로 하자. 선생님이 '위선자(僞善者)'라는 단어를 설명하고 나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였다. "여러 분 중에 위선자의 예를 들어 볼 사람은 없나요?" 그러자 우리의 용감한 똘이가 손을 번쩍 드는 것이었다. "위선자란 학교에 올 때 웃으면서 오는 학생입니다." 아마도 똘이 학생은 배움이란 즐겁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음에 틀림없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많은 대학생 여러분들도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배움이란 괴로운 것, 강요와 억압에 의해 강제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라고. 앞서 인용한 『논어』의 첫 구절의 원문(原文)은 다음과 같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悅乎)?" 이 해석을 보다 전문적으로 논의하자면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가 되기에 여기서는 일단 생략하기로 한다. 다만 한 가지 반드시 논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우리는 통상 '학(學)'이라는 글자를 '배우다, 배움'이라고 해석한다. 그리고 이는 다시 '학문(學問)'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 '배우고 물음(學問)'은 그러나 엄밀히 말해서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학문'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흔히 '학문의 전당'이라고 대학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학문'(즉, 서구의 사이언스Science?를 번역한 말)과는 다르다. '배울 학(學)'의 의미는 보다 정확히 말한다면 '본받는다, 모방한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전통 문명에 있어서 배움이란 궁극적으로 '본받고 모방하는' 행위였다. 배움이란 이론을 학습하는 행위가 아니다. 배움이란 이상적인 인간 혹은 인격을 본받고 모방하는 것이다. 이처럼 학문이란 바로 인간을 배우고 모방하는 것이며, 따라서 인생의 문제와 결코 분리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반해 서구의 근대 과학 또는 근대 학문은 학문과 인생을 분리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제도적으로 받는 교육은 적어도 국민학교 이후, 바로 이러한 서구의 근대적 학문을 근간으로 진행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인생의 문제와 무관한, 적어도 무관하게 보이는, 객관적 지식의 체계를 수용하고 흡수하는 데 전력 투구하도록 요구 당한다. 똘이 학생의 대답은 어쩌면 이에 대한 항변일지도 모른다.

대학, 그 무한한 가능성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대다수는 대학생일 것이다. 갓 구어낸 빵처럼 따끈따끈하고 신선한 새내기일 수도 있고, 어쩌면 취직 고시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는 4학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은 대학생이라는 것이다. 나는 인간이 만들어 낸 제도에서 대학만큼 좋은 것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비록 현실적인 대학의 모습이야 우리들 모두에게 실망을 안겨 준다고 하더라도.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자신은 국민학교이래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한 번도 개근상이나 정근상을 타 보지 못했다. 몸이 건강하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어쩐지 학교는 가기 싫은 곳이라는 느낌을 버리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학을 들어가서는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학창 생활을 보냈다고 자부한다. 그것은 대학이야말로 내가 다니고 싶어서 다니는 곳이며,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운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물론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는 자신이 원하는 대학이나 원하는 학과에 들어가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경우가 더욱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점은 학과나 전공 같은 제도적 틀보다도 대학 생활 자체가 더욱 많은 다양성과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또한 정말이지 어떤 전공이나 학과도 알고 보면 부드럽고 소중하다. 어쨌거나 여러분에게 중요한 것은 학과나 전공의 틀만이 아니라 자신이 보내는 대학 생활 전체이다. 우리 나라처럼 고등학교까지는 상당히 획일적이고 기계적인 교육을 받는 곳에서는 대학을 입학할 때의 모습이란 대부분 비슷하다. 설령 내신 성적이나 수능 고사 혹은 본고사의 성적에 우열의 차이는 있더라도, 남보다 월등 탁월한 수재나 천재가 아닌 이상, 서로 고만고만하며 기껏해야 도토리 키재기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대학 4년의 생활, 남학생의 경우는 때에 따라 군대를 포함해 10년만에 졸업하는 일도 있겠지만, 이 짧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서 여러분의 삶이 크게 좌우된다. 어떤 사람은 빌 게이츠(Bill Gates)처럼 학교를 중퇴하고 억만장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도 대학 생활을 보내는 하나의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여러분이 빌 게이츠가 되기보다는 대학 생활을 충실히 보내며 여러분의 무한한 가능성을 개발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대학의 무한한 가능성이란 여러분이 축제 때 '파트녀(또는 파트남)'와 함께 먹는 솜사탕처럼 달콤하기만 한 것이 결코 아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무자비하고 잔인하다. 무한한 가능성은 엄청난 좌절과 무수한 방황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문에 들어서면서 많은 학생들이 당황하게 되며 심지어 황당함마저 느끼게 된다. 이런 당혹과 충격은 이전까지의 교육이 타율적이고 강제적이었기에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대학은 여러분이 성인이 되었음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생활을 스스로 일구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로 여기서 똘이의 비극이 생겨나는 것이다. 타율적이고 강제적이었던 이전의 교육과 자율적이고 자발적이어야 할 대학의 생활을 비교했을 때, 그야말로 "비극은 있다!"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의 과제는 이 '비극'의 그럴듯한 주인공이 되는 게 아니라 이를 벗어나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 근대적 '학문'의 전당이라고 일컬어지던 대학도 더이상 '학문의 전당'이나 '진리의 상아탑'만은 아니다. 어떤 면에서 지금의 대학은 '전문 직업인 양성소'이다. 이전에는 소수의 엘리트만이 대학을 다녔고, 그들은 사회나 학술의 지도자였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이제는 능력이 있고 여건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학에 들어가는 시대인 것이다. 따라서 과거처럼 학문에 전념하여 대학원을 진학하고 석·박사를 수료한 뒤에 자기 분야의 전문 연구자나 교수가 되려는 사람들만 대학에 다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다수의 학생은 사회에 진출하게 된다. 또한 그 사회 진출의 경로도 자기 전공이나 학과와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대학 생활의 고민은 단지 새내기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전공이나 학과를 소문이나 무지로 지원하거나 또는 단순히 성적의 수준에 맞추어 진학한 경우, 그 고민은 더욱 클 것이다. 이 결과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전공과 상이한 분야를 기웃거리기도 하며, 심지어 남학생의 경우 일찍 군대에 자원 입대하는 것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앞에서 나는 전통의 학문은 인생의 문제와 밀접한 관계를 지녔으며, 또한 이상적인 인간을 본받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 제도는 이런 문제들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아울러 본받을 만한 인격이나 인간을 주변에서 쉽사리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니, 사실은 주위에 있지만 아직 이를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여러분 자신이 보다 많은 경험과 체험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다면 쉽사리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과 체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독서(讀書)'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대학에서 많은 선배나 교수가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고전(古典)을 읽어라! 명저(名著)를 읽어라! 여기서 고전과 명저를 읽는 일은 어떤 면에서 인간을 이해하고 발견하는 길이다. 따라서 인간과 인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고전과 명저의 이해도 심화되는 법이다. 하지만 문제는 고전과 명저를 읽을 수 있고, 인간과 인생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과연 어떻게 하면 배양할 수 있겠는가 이다.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학 생활을 어떻게 하면 즐겁고 보람차게 보낼 수 있는 가이다. 현재 나는 대학을 '30년대' 동안 다니고 있다. 결코 30년이 아니다. 78학번이기 때문에 70년대, 80년대, 90년대의 30년대를 통해 대학을 다녔다는 말이다(박사 과정을 포함해서). 하지만 늘 아쉽게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우리의 교육이 지나치게 근대적 학문관을 강조하는 게 아닌가 라는 점이다. 그래서 구체적인 분야나 전공은 가르쳐 주지만, 공부하는 법이나 생활하는 법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고기를 낚아 주기만 할 뿐, 고기를 낚는 방법은 별로 가르쳐 주지 않는 것이다. 비록 대학 입학을 전후하여 이른바 '오리엔테이션'이 있지만, 그것은 지나치게 소략하다. 뿐만 아니라 대학 생활을 소개받는 신입생 당사자도 흥분에 들떠 막상 필요한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대로 지나치는 일이 흔하다. 물론 대학 생활을 보내면서 한편으로는 많은 시행 착오 끝에, 다른 한편으로는 주변의 선배나 친구, 혹은 조교들로부터 충고나 조언을 받아서 대다수 학생들은 커다란 문제없이 그럭저럭 대학 시절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만약 대학 생활을 어떻게 지낼 것인지에 대해서 보다 상세한 안내를 받는다면, 그 생활은 더욱 즐겁고 보람차지 않을까? 항상 이런 아쉬움을 느꼈다. 그것은 내가 단지 학생으로서만이 아니라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대학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에게 한편으로 선배로서, 한편으로 선생으로서 대학 생활을 위한 안내와 충고를 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 안내와 충고를 모든 개개인의 사정과 상황에 맞추어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나는 앞으로 이 연재를 통해 대학 생활에 관련된 책을 소개함으로써 이를 대신하려고 생각한다.

우선적으로 먼저
앞서 나는 고전과 명저에 대해 말했다. 어떤 사람이 "고전이란 누구나 읽으라고 권하지만, 아무도 안 읽는 책"이라는 다소 풍자적인 정의를 한 적이 있다. 그럴지도 모른다. 고전과 명저는 무엇보다 대학의 독서 생활에서 기본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훈련, 그리고 교양이 필요하다. 이런 기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고전과 명저란 결국 독자에게 즐거움이 아닌 괴로움만 될 뿐이다. 이 연재에서는 그보다 오히려 대학 생활의 구체적 측면에 도움이 되는 책자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책이 자신의 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고 유용한지 먼저 충분히 경험을 쌓는 것도 고전과 명저를 향한 하나의 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내가 첫번째로 안내하고자 하는 책은 대학 생활을 전반적으로 소개하는 책들이다. 이에 대해서는 가급적 최근에 나온 책으로 준비하였다. 먼저 졸업생과 재학생이 쓴 『대학 생활 소프트』(일빛, 1994)를 소개한다. ① 대학에서 공부를 잘하는 지혜, ② 동아리에서 대학 생활을 즐기는 비결, ③ 아르바이트로 대학 생활을 즐기는 지혜, ④ 시험, 그리고 그 이후, ⑤ 여가 시간에 대학 생활을 즐기는 비결 등 크게 여섯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이 책은 83개의 항목을 통해 대학 생활을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취방을 고르는 법에서부터 유학 준비에 이르기까지 대학 생활에 필요한 요령을 별도의 박스로 처리하고 있는 꼼꼼함이 눈에 띤다. 한편 졸업생들이 자신의 대학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새내기들을 위해 대학 생활의 이모저모를 정리한 『재미있는 대학 여행』(이목, 1994)도 있다. 마지막으로'대학,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찾을 것인가'라는 부제의 『새내기 일년 나기』(대동, 1994)가 있다. 이 책은 입학하는 3월부터 새내기 생활을 마치게 되는 다음해 2월까지 대학 생활의 이모저모를 월별로 정리하였다. 물론 이들 말고도 이전에 나온 책들이 있으나, 현재의 대학 생활에 다소 맞지 않기에 생략한다. 학교나 학생회에서 발행한 대학 생활의 소개 책자와 함께 이들 책을 본다면, 대학 생활에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다만 이 세 책은 각기 특색이 있으므로 서점에서 직접 서로 비교한 뒤 자신에 가장 필요하고 적절한 것으로 선택하기 바란다).

이상은 대학 생활의 전반적 길잡이 역할을 하는 책이다. 하지만 대학 생활은 달리 말하면 청년에서 성년으로 가는 길목이다. 이는 곧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소크라테스(Socrates)가 "너 자신을 알라(gnothi seaution)"고 했지만, 이 요구는 결코 쉬운 과제가 아니다. 대학 생활에서 중요한 과제의 하나가 바로 자신에 대한 성숙된 이해일 터인데, 이를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책을 마지막으로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그것은 『열 일곱에서 스물 다섯까지』(도솔, 1992)이다. '나만의 인생을 살기 위해, 지금 알아두어야 할 모든 것'이라는 부제를 지닌 이 책은, '남자편'과 '여자편'이 각각 별도로 나뉘어 있다. 자기가 직접 사보는 것도 좋겠지만 자신의 이성 친구를 위해 사서 선물로 전해 주는 것도 또한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자신을 확립하는 데 필요한 여러 질문의 방법을 제공해 주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된 것을 번안한 책이라 곳에 따라 우리 실정에 부적절한 사례도 있지만, 어쨌든 대학 시절을 보내면서 반드시 읽어 볼 만한 책임에는 틀림없다. 【지성과 패기 1994년 3·4월호에서】

 

두번째, 독서에 관하여
흔히 현대를 '정보 폭발의 시대'라고 한다. 오늘날 정보는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여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매몰되어 있다. 실상 현대에 있어서 인간 행위의 많은 부분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이해하는 일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대학이나 연구 기관에 종사하는 전문적인 연구자들만 그런 것은 아니다. 기업 등 일반 사회에서도 정보를 흡수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예컨대 책을 빨리 읽기 위한 속독술(速讀術)도 미국의 경우 주로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발달한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정보가 많을수록 이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능력은 대학 시절의 독서를 통해서 배양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하겠다. 게다가 독서는 정보만이 아니라, 오락과 교양을 함께 제공한다.


어째서 독서가 필요한가?
이렇게 대학 생활은 물론이요, 졸업 후의 사회 생활을 위해서도 올바른 독서법의 체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무슨 책을 읽고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정답은 하나일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중국의 책에는 137가지의 독서법을 소개하고 있다. 물론 그 내용이 모두 상이한 것은 아니지만, 이처럼 다양한 독서법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우리를 새삼 놀라게 한다. 따라서 이 글은 독서에 관한 몇 가지 측면을 언급하며 관련 책자를 소개하는 것으로 그치고자 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소개하는 책들을 통해 독자들이 스스로 알아보기 바란다. 지난 호에서 나는 동아시아의 전통에서 '배움'이란 궁극적으로 '본받고 모방하는 행위'라고 말하였다. 즉, 이상적인 인간 혹은 인격을 본받고 모방하는 것이며, 따라서 인생의 문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말하였다. 아울러 본받을 만한 인간상을 주위에서 발견하지 못했을 경우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여러 분은'사숙(私淑)'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직접 가르침을 받지 않았지만 그 사람을 사모하며 본받아서 도나 학문을 닦음'이라고 국어 사전에는 정의되어 있다. 이 말의 출전은 『맹자(孟子)』이다. 맹자는 공자(孔子)보다 100여 년 뒤에 태어났다. 당연히 그는 공자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항상 마음속에 자신이 본받아야 할 모범으로 간직하였던 것은 바로 공자의 삶이었다. 그는 이런 자신의 행위를 '사숙'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따라서 나는 대학 시절에 가급적이면 훌륭한 자서전이나 인물 평전을 읽기를 무엇보다 권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감동을 줄 뿐 아니라 때로는 본받아야 할 삶의 길을 제시하기도 한다. 남들에 비해 뛰어난 점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엉터리 위인전과는 달리, 좋은 평전이나 훌륭한 자서전은 그들이 인간적인 약점과 한계를 지녔음에도 어떻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위대한 업적을 성취했는가를 보여준다. 이리하여 우리는 인간의 여러 유형에 대해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의 삶을 반성할 수 있다. 근래에 들어 우리가 주목해야 할 여러 인물들에 대한 열전(列傳) 형식의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이런 책을 통해 뛰어난 인물들을 간략하게나마 접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류의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한겨레신문사 문화부에서 펴낸 『20세기 사람들 상, 하 : 레닌에서 비틀스까지 1백명으로 본 20세기』(한겨레신문사, 1995), 『발굴 한국현대사인물 1, 2, 3』(한겨레신문사, 1991)과 김우창·도정일 등이 엮은 『103인의 현대사상 : 20세기를 움직인 사상의 모험가들』(민음사, 1995) 등이 있다.

독서의 방식에 관하여
독서의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는 '남독(濫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일반적인 독서론에서는 남독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언급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젊은 시절에는 어느 정도 남독이 필요하다. '깊게 파기 위해서는 넓게 파기 시작해야 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상이한 분야와 다양한 종류의 책을 폭넓게 읽는 것은 인간을 보다 넓고 깊게 만들어 준다. 일본의 어떤 유명한 석학(碩學)이 질문을 받았다. 당신은 어떻게 그처럼 박식한가? 그의 대답은 "something about everything, everything about something"이라는 것이다. 가령 중국과 관련된 어떤 분야를 전공한다고 할 때, 문학이건 철학이건 사학이건, 또는 정치, 경제와 같은 현재의 시 사 문제이건 중국과 관련된 책을 다양하게 읽으면 자신의 특정한 전공 분야를 보다 깊이 이해하는 데 더욱 도움을 줄 것이다. 뿐만 아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자기의 전공 분야가 아닌 다른 방면에서 얻어지는 수가 많다. 이는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만이 아니라 자연과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전공이 사물을 특정한 각도에서 바라보게 하는 눈이라고 한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자기의 고정된 시각이 아닌 별도의 시각으로 사물을 보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이런 것은 대화를 통해서도 가능하겠지만, 그런 기회가 항상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는 않다. 더욱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대화하는 이상의 것을 우리에게 준다. 남독과 관련해 한 가지 충고한다면, 이를 통해서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저자(著者)를 발견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는 가급적 그 저자의 모든 것을 읽도록 권하고 싶다. 자신이 좋아하는 저자를 통해 세계와 인간과 사물을 이해한다면, 인간적인 성장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토양이 될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저자를 발견하고, 그의 전집을 읽고 그에 관련된 책들을 읽는 일은 대학 시절에 가능한 지적 즐거움의 하나라고 할 것이다. 남독과 관련해 또 한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남독'을 한다 해서 '정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일법통(一法通)이면 만법통(萬法通)"이라는 말도 있듯이, '다독(多讀)'과 '정독(精讀)'은 독서에 있어서 동시에 추구해야 할 두 마리 토끼라 할 수 있다. 전공의 포괄적이고 깊이 있는 이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다독술(多讀術)'이 필요하고, 전공 분야와 관련해서는 숙독(熟讀)을 통해 한 권의 책을 샅샅이 훑어 내는 정독술(精讀術)이 필요한 것이다.

어떻게 책을 찾고 구할까?
우리 나라에서도 한 해에 수만 종의 책이 나온다. 하루에도 몇백 권씩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일일이 모두 추적할 수는 없다. 외국의 경우에는 서평(書評)이 발달되어 있는데, 우리의 경우는 아직까지 이런 도서 정보의 유통이 제대로 정착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래서 여기서는 이를 보완하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신문의 서평과 신간 안내를 들 수 있다. 일간지에 나오는 서평과 신간 안내는 신문에 따라 게재되는 요일이 다르므로, 적어도 해당 신문의 게재 요일을 알아두는 것이 편하다. 다음으로, 기타 주간지와 월간지의 서평과 안내 등을 들 수 있다. 그 외에도 종로나 교보, 영풍 등의 대형 서점에서 계절에 한 차례 신간 안내를 발행한다. 이 또한 좋은 참고 자료가 된다. 출판사에 따라서 자사의 도서를 소개하는 책자(출판사 도서목록)를 발행하기도 하므로 만일 관심이 있으면 이것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평과 신간 안내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출판저널』을 빼놓을 수 없다. 격주간으로 발행되는 『출판저널』은 독서 생활에 좋은 반려자가 될 것이다. 기타 월간으로 『책과 인생』, 근래 발간된 『뿌리와 날개』(현재는 휴간) 등을 들 수 있다. 대학생의 경우 교재류일 경우는 구내 서점이나 학교 근처의 서점에서 책을 구입할 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서점(書店)은 반드시 책 구입만을 위한 곳은 아니다. 때로 서점은 '도서관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다. 신간 서적의 경우 도서관은 서적을 구입하고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 나라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장서량에 있어, 우리 나라 최대 대학 도서관인 서울대 도서관보다 더 많은 장서를 보유(40만종, 230만권)하고 있기도 하다. 일주일이나 혹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대형 서점에 나가는 것은 대학생으로서 일종의 의무라고 생각해도 좋다. 대형 서점은 분야별로 구분되어 있는데, 가급적이면 자기가 필요한 분야를 살펴보고 난 뒤 여타의 관심 분야도 살펴보도록 한다. 약속 장소를 서점으로 정할 경우는 어떤 분야라고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상대방을 기다리는 동안 자신이 관심이 있는 책을 보고 있으면,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간단히 도서관에 대해 언급한다면, 도서관은 각기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 도서관의 특성을 아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절차나 규정, 그리고 도서 분류의 방식을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특히 도서 분류 방식의 특징을 안다면 훨씬 필요한 책을 찾기 싶다. 이와 관련해 서점과 도서관에 관한 가이드로 조경환 편저 『서울북맵』(진선출판사, 1993)을 소개한다. 서점가 지도, 대형 서점 16곳, 전문 서점 160곳, 대형 도서관 3곳, 전문 도서관 200곳 등으로 구성된 이 책은 '노우훼어(know-where)'를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때로는 여기 적혀 있는 전문 서점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된다. 자기의 전공 분야나 관심 분야에 관련된 전문 서점을 알아두고 자주 찾아가는 것 또한 대학 시절에 할 수 있는 훌륭한 지적 훈련이다.


독서에 관한 여러 가지 책들
자, 이제 독서에 관련된 책을 알아보도록 하자. 책과 독서에 관한 일반적 안내, 구체적인 독서법, 읽을 만한 책자의 안내서, 그리고 독서 체험기 등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안 도섭의 『책과 어떻게 친구가 될까』(소나무, 1993)는 책과 독서에 관한 포괄적인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책과의 만남, 독서의 향기, 독서를 위한 기본 자세로 나누어진 제1부 '책이란 무엇인가'에서는 책과 독서의 이모저모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장서와 서재의 구상, 어떻게 책과 친할까, 여러 가지 독서법으로 이루어진 제2부는 지적 생활을 위한 독서의 측면을 다양하게 언급한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 책에 관한 명언(名言)과 한국과 서양의 명저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독서의 구체적인 방법에 관한 책으로 먼저, 모티머 J. 애들러와 찰즈 밴 도랜이 지은 『독서의 기술』(민병덕 옮김, 범우사, 1993 2판)을 추천한다.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는 양서(良書), 다시 말해 명저를 지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읽기 위한 규칙과 태도를 서술하고 있다. 저자들은 독서의 수준을 '이 글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를 이해하는 '초급 독서', 시간 안에 내용을 파악하는 '점검 독서', 책의 내용에 관련된 것을 계통적으로 읽는 '분석 독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몇 권의 책을 읽는 '신토피칼 독서'로 나누면서 그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논한다. 제1부 '독서의 의의'에서는 독서 기술과 적극성, 독서의 수준에 대한 논의를 한 후 '초급 독서'와 '점검 독서'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다. 제2부는 제3수준의 독서인 '분석 독서'에 대해 말한다. 여기서는 책을 분류하는 법, 책의 구성을 파악하며, 저자의 의도를 알아내는 것에 대해 먼저 말한다. 그리고 나서 책을 올바로 비평하고, 저자의 주장에 찬성하고 반대하는 법, 기타 참고 도서를 활용하는 법에 대해 해설하고 있다. 제3부에서는 소설, 희곡, 시 등의 문학을 읽는 법을 말한다. 제4부 '독서의 최종 목표'에서는 '신토피칼 독서'의 방법과 원리를 말한 뒤, 독서가 정신의 성장에 대해 미치는 영향을 논하고 있다. 이론에 치우치지 않으면서 독서의 절차와 기술을 계통적으로 가르치는 과학적 독서법이 서술된 것이, 이 책의 강점이자 특성이라 하겠다. 따라서 적어도 이 책은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유인을 위한 책읽기』(최영호 옮김, 청하, 1988)는 『독서의 기술』을 공저한 모티머 J. 애들러의 단독 저술이다. 원서의 제명은 전자와 같이 'How to Read a Book'이다. 전자와 달리 이 책은 기본적으로 서양의 각종 명저를 소개하고, 그 저자들의 기본 의도를 찾고 오늘의 여러 저서에 어떻게 맥이 닿아 있는가를 밝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제1부 '책읽기의 적극성', 제2부 '책읽기의 규칙', 제3부 '독자의 나머지 생애를 위하여'로 구성되어 있다. 부록으로 고전 목록이 수록되어 있다. 일본의 문예평론가이자 작가인 가토 슈이치의 책을 편역한 『독서야, 너 정말 재미있구나』(명지사, 1993)는 1부 '책은 어디서 읽는 게 좋을까'와 2부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 기술'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다. 1부에서는 독서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음을 역설한다. 2부는 ① 천천히 읽는 정독술(精讀術), ② 속독술(速讀術), ③ 책을 읽지 않는 독서술, ④ 원서 해독술, ⑤ 신문과 잡지를 읽는 법, ⑥ 어려운 책을 쉽게 읽는 비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의 책들에 비해 자유로운 서술로 독서법의 다양한 측면을 다룬 것이 특징이다.

다음으로는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양서를 안내하는 책자를 소개한다. 먼저 한양 대학교의 '교양 필독 도서 선정 위원회'가 엮은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 꼭 읽어야 할 양서 100권』(한양 대학교 출판원, 1994)이 있다. 이 책은 책과 독서에 대한 글과 교양 필독 도서 100권에 대한 해제, 그리고 270권의 추천 도서 목록, 나의 독서 일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독 도서는 고전적 가치가 있는 명저 중에서 일반 교양에 알맞은 것을 필자나 역자도 고려한 세심한 기준과 원칙 하에 100권을 선정하고 있다. 추천 도서에는 앞에서 제외한 문학 작품, 그리고 보다 전문적 가치가 높은 고전적 명저나 양서, 또는 전공 과목과 연계된 참고 도서도 수록하고 있다. 양자는 모두 분야를 여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① 종교·윤리·도덕 등의 '바르게 사는 길', ② 철학·사상 등의 '삶의 빛과 지혜', ③ 문학·예술 등의 '아름다움의 세계를 찾아서', ④ 역사·전기 등의 '선현의 발자취', ⑤ 사회 과학과 관련된 '더불어 사는 길', ⑥ 자연과학을 이해하는 '자연의 신비를 밝히는 등불'. 다음으로 '한겨레신문이 권하는 좋은 책 일백 권'이라는 부제를 지닌 『책이야기』(한겨레신문사, 1993)가 있다. 이 책은 60년대 이후 출판되어 한국 지성사와 출판사에 중요한 의미를 가졌던 책들을 1주일에 한 번씩 선정해서 연재한「책이야기」의 100회 분을 모은 것이다. 따라서 단 순한 서평이 아니라 지난 30년대의 시대적 상황에 대한 '책과 시대에 대한 기록이자 증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고려 대학교 출판부에서 펴낸 '문학편'과 '논저편'의 2권으로 구성된 『교양 명저 60선』도 대학생을 위한 좋은 안내서이다. 독서 체험기로는 고은 등이 엮은 『책, 어떻게 읽을 것인가』(민음사, 1994)가 있다. 1부 '이 한 권의 책'에서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독서 경험을 세세히 담은 글들을 통해서 옛 고전에서 현대의 이론에 이르는 다양한 책 세계가 소개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개인에게 책과의 만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할 수 있고, 다양한 책읽기의 방법에 대해 많은 시사를 받을 수 있다. 2부 '책과 문화'에서는 '책읽기란 무엇이며, 그 의미는 어떻게 완결되는가' 그리고 '책 속의 길찾기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라는 문제를 일반론적으로 다루고 있다. 1부의 구체적 경험과 2부의 원론적 접근을 통해 독서의 다양한 측면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큰 특색이자 장점이라 하겠다. 또다른 독서 체험기로 '한국의 대표 지성 51인의 책과 인생'이라는 부제로 한겨레신문사가 펴낸 『내 인생의 책들』(한겨레신문사, 1995)이 있는데, 이 책은 독서가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를 명사들의 고백을 통해 깨닫게 해 준다.

마지막으로 독서와 책, 출판 등을 테마로 근래 출간된 몇 권의 책을 소개한다. 김지원 등 『출판저널』 출신 기자들이 엮은 『책속에 숨어있는 99가지 책이야기』(한길사, 1996)는 책과 독서가(또는 애서가), 장서와 도서관, 그리고 책읽기에 관한 재미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책이다. 한겨레신문 문화부 기자 출신인 고종석이 펴낸 『책읽기·책일기』(문학동네, 1997)는 우리 문단의 비평가, 한국의 출판사, 그리고 책과 출판에 대한 여러 단상들을 담아 낸 책이다. '출판 저널리스트가 쓴 책동네 이야기'라는 부제의 『책을 만나러 가는 길』(열화당, 1996)은 1부 '화제작의 뒤안길', 2부 '책동네 이야기', 3부 '책밖의 경작자들', 4부 '저작권의 세계', 5부 '책과 사람들'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경향신문과 국민일보에서 출판 전문기자로 재직한 저자 손수호의 경험과 안목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있다. 끝으로, 강준만 교수의 대중문화 비평집인 『고독한 대중』(개마고원, 1996)에 실려 있는 '베스트셀러의 사회학'이라는 부분을 한 번쯤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지성과 패기 1994년 5·6월호에서】

 

세번째, 신문과 잡지를 읽는 이유는?
지난 호에서 나는 정보의 폭발이라는 현대의 특성에 대처하려면 독서 능력의 배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책보다 신문과 잡지 등의 대중 매체를 통하여 정보의 대부분을 얻고 있다. 신문과 잡지는 성격상 책과는 다른 방법으로 읽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신문과 잡지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구체적인 방법론은 보다 전문적인 책자의 소개로 대체하기로 하고 먼저, 신문과 잡지를 왜 읽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자.

첫째, 정보화 시대의 대비이다. 정보를 가장 저렴하게, 그리고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인쇄물이 바로 신문이다. 또한 잡지는 대응 속도가 신문보다는 늦어도 책에 비하면 월등히 빠른 매체이다. 정보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신문과 잡지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음이 국제화 시대를 위한 준비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주요한 추세인 국제화는 갈수록 강화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외국어 실력 못지 않게 상대방에 대한 적극적 관심 내지 호기심이 중요하다. 신문과 잡지를 통해서 이에 대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외국(어)의 신문과 잡지를 읽는 일이다. 정기 구독은 못해도 중대한 사건이나 사태가 일어났을 때 외국(어) 신문과 잡지가 어떻게 언급하는가를 살펴보고자 노력한다. 많은 경우 이 외국어는 주로 영어이겠지만, 여타 외국어를 전공하거나 아는 경우라면 해당 외국어나 그 나라의 신문과 잡지를 자주 접하도록 한다. 사실 어느 특정 지역의 전문가란 기본적으로 그 지역의 신문과 잡지의 꼼꼼한 독자이다. 마지막으로 졸업 이후를 대비한다는 점이다. 대학원은 학부와 달리 전문 학술지를 읽는 일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해당 분야의 전문 학술지를 미리 읽어보는 일은 대학원에 진학하는 좋은 준비가 될 것이다. 한편 사회로 진출할 경우는 자기가 관심을 지닌 분야의 업계지, 또는 해당 업체의 사보 등을 보는 것이 좋다. 정기적으로 읽을 필요는 없지만, 이들 업계지나 사보를 본다면 그 분야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서 벗어나 구체적 실상을 살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취직 시험이나 고시(考試) 등에 대한 아주 좋은 대책이기도 하다. 취직 시험을 대비해 시사 상식 문제집을 읽는 후배를 흔히 보는데, 문제집에 수록된 '시사 상식(時事 常識)'은 사실상 '구사 상식(舊事 常識)'인 경우가 많다. 문제집만으로는 결코 충분한 대책이 될 수 없다. 평소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이에 대비하도록 한다. 또한 고시의 경우에도 시사 상식은 매우 중요하다. 고시는 기본적으로 법학자나 정치학자 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실무자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제도 시사적 감각을 소유했는지 여부를 테스트하는 경우가 많다.


펠리칸이 바다로 간 까닭은
배용균 감독이 '동쪽으로 간 달마' 때문에 유명해졌다면, '바다로 간 펠리칸' 때문에 유명해진 사람이 있다. 눈치 빠른 독자는 알아차렸겠지만 바로 존 그리샴이다.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The Firm)』­「야망의 함정」이라는 제명의 영화로도 소개되었던 이 소설로 그리샴은 무명의 보잘 것 없는 변호사에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그 다음 작품이 『펠리칸 브리프』이다. 다시 내놓은 것이 변호사의 세계를 잘 묘사하고 있는 『의뢰인』. 내가 여기서 그리샴을 언급하는 이유는 그가 베스트셀러 소설가로 변신한 과정의 한 계기 때문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고 커서는 작가를 지망했지만, 그의 처녀작은 출판사 수십 군데에서 퇴짜를 맞았고, 겨우 자비 출판을 했으나 그것도 몇 백 부나 팔렸을까?(대부분 아는 사람들이 산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잡지에서 '서스펜스 소설을 쓰는 법'이라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영화를 보듯이 장면 장면이 후딱 후딱 바뀌면서 대사가 많고 지루한 사설은 최소한으로 절제되어 있는 소설. 그래 이거야! 이 말이 정답이네! 그래서 그는 바로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를 썼다. 이후 순풍에 돛단 듯 승승장구 베스트셀러 작가의 길을 달리고 있다. 사실이지 신문이나 잡지에서 우연히 본 기사 하나가 한 개인의 인생 행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은 그리샴에게만 일어난 보기 드문 현상만은 결코 아니다. 십여 년 전에 컴퓨터에 관한 기사를 보았기 때문에 남보다 일찍 컴퓨터 산업에 투신했다는 기업인이 있다. 또한 하늘을 나는 기구에 관한 잡지 기사를 보고서 열 기구를 이용해 동독을 탈출하는 데 성공한 일가족도 있다. 나는 지난 호에서 독서가 사람과의 만남이기도 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마찬가지로 잡지 특히 자신이 평소에 접하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의 특수한 잡지를 보는 일은 새로운 분야와 이질적 개성의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다. 이발소나 미장원, 은행 등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이용하여 평소에 접하지 않는 잡지를 본다면,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데 매우 도움이 될 것이다. 때로는 (학교) 도서관의 정기 간행물실이나 대형 서점의 잡지 코너에서 다양한 분야의 잡지를 섭렵한다면 상당히 유용할 것이다.

잡지에 관한 몇 가지 잡담
잡지는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잡다한 내용물을 편집해 제본한 간행물'이다. 신문과 비교하면 간행 간격이 다르고, 시사성이 적으며, 제본이 되어 있고, 장기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사회가 전문화되고 다양화되면 그만큼 잡지의 수도 증가하고 내용도 다양해진다. 그런데 잡지는 시의성이 크기 때문에 시기가 지나면 그만이다. 버리기 아까운 내용도 많겠지만, 매달 몇 종의 잡지를 읽기란 힘들 뿐 아니라 학생의 경우 경제적으로도 무리이다. 따라서 월간지는 매달 말 경 신문에 실리는 잡지의 목차 광고를 통해 관심 있는 분야만 도서관을 이용해 골라 읽는다. 또한 기획, 특집, 연재 등으로 묶여 있는 종합 기사는 가급적 읽는다. 특히 시사 잡지의 경우 시사 전망이나 인물 인터뷰는 매우 중요하다. 목차 광고를 따로 스크랩하여 학기나 또는 연도별로 다시 보면 각 기간의 주요 시사 쟁점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자기 전공이나 관심 분야의 전문 잡지라면 목차를 복사해 파일을 하도록 한다. 특히 1년간의 총목차나 과월호의 목차를 기재하는 잡지는 이를 파일로 만들어 두도록 한다. 만일 잡지를 샀으면, 우선 30분이나 1시간 등 가급적 짧은 시간에 한 권을 전부 읽는다. 심지어 잡지 속에서 곧바로 읽어야 하는 부분은 5분 안에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라는 사람도 있다. 그러므로 우선 잡지의 기사를, 곧바로 읽어야 할 기사, 나중에 읽어도 되는 기사, 읽지 않아도 상관없는 기사 등 3단계로 분류한다. 당장 읽어야 하는 기사만 먼저 읽고, 나중에 읽어도 되는 기사는 뜯어내어 스테이플로 찍어 둔다. 불필요한 기사는 버린다. 이러면 방 안에 잡지를 쌓아 두는 일 따위는 애시당초 사라질 것이다. 한 잡지에서 꼭 필요한 기사란 대개 10퍼센트 정도라고 한다. 읽고 싶은 기사의 여부로만 구분해도 정리가 쉬워질 것이다. 잡지는 한 번 읽고 나면 다시 보는 경우가 드물다. 자료로서 가치가 있을 경우, 그 자리에서 메모하거나 페이지를 뜯어라. 그리고 6개월에서 1년 정도 보관한 후 가치가 있는 자료만 골라서 스크랩한다. 잡지는 필요 없는 자료만 쌓는 일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일정한 시간 보관 기간을 거친 뒤 스크랩하는 것이 좋다. 계절이나 시기에 민감한 특집 기사, 역사, 건강, 문화 등의 기사는 일년 주기로 반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잡지의 스크랩과 관련해 특히 주의할 것은 복사(copy)이다. 흔히 잡지의 기사나 논문을 복사해 놓고 이를 다 읽었다고 착각하기 쉽다. 복사는 어디까지나 복사다. 복사를 한 뒤 바로 읽고서 내용을 정리하도록 한다. 복사만 해 놓고 읽지도 못한 채 분실하는 일도 흔하니까.
잡지와 관련해 몇 가지 유용한 정보를 안내한다. 여의도 여의도 백화점 3층에 있는 '매거진 월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입잡지 전문서점이다. 약 200평 규모의 매장에 4천여종의 수입잡지를 취급하고 있는 곳이다. '성암 잡지도서관'은 일제 시대에 발간된 희귀한 잡지로부터 현재 국내외에서 발행되고 있는 잡지에 이르기까지 6만여종의 잡지를 소장하고 있는, 말 그대로 '잡지의 도서관'이다. 서울 명륜동에 있는 이 도서관의 이용 시간은 평일은 9시 30분부터 17시 30분까지, 토요일은 13시까지이며, 공휴일은 휴관한다. 한국잡지협회에서 운영하는 잡지회관은 매월 잡지 뉴스를 발행하고 있고, 잡지 편집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2층 전시장에 납본된 잡지들을 전시하고 있다.


신문을 잘 읽는 법에 대하여
먼저 신문을 잘 읽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신문소프트』(두박, 1993)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제1부 신문을 열 배로 활용하는 기술, 제2부 큰 정보, 제3부 작은 정보, 제4부 신문을 내 정보로 만드는 법, 제5부 300원의 정보 전쟁 및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짧은 시간에 최대의 정보력을 얻은 신문 독서법'과 '전문 정보 수집 포인트'를 말한다. 제2부에는 ' 파워 게임과 향후 정국 읽는 법', '사회 동향 10분 점검법', '경제 동향 쉽게 잡는 법'등이 있다. 제3부에는 주식 정보, 부동산 정보, 과학기술 정보 등 '전문 정보를 비전문가가 읽는 법'과 상담 안내, 이벤트, 문화, 날씨, 스포츠 등의 '생활 정보를 얻는 법'을 다룬다. 제4부는 '스크랩의 감칠맛', '스크랩의 기본과 기교', '스크랩의 무기', '실전 스크랩'을 통해 신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법을 구체적으로 다룬다. 제5부는 '뉴스와 신문', 신문을 선별하는 '신문 선구안'을 말한다. 목차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신문 읽는 법을 다양하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지난 호에 언급한 애들러와 밴 도랜의 『독서의 기술』과 함께 『신문소프트』 또한 반드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흔히 학생들은 경제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경제와 관련된 학과의 학생조차 현실의 구체적 경제 현상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적다. 경제학의 이론과 지식이 있더라도 현실 경제를 모른다면 살아 있는 경제학이 못된다. 살아 있는 경제학을 배우기 위해서는 경제 기사를 읽는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이 습관은 시사 상식만이 아니라 면접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신문의 경제 기사는 다른 면에 비해 어렵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먼저 '시사경제연구회'편의 『경제 기사를 읽는 법』(거름 출판사, 1992)이다. 이 책은 서장에서 경제 기사를 읽을 필요성과 그 주요 내용, 읽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을 말한다. 그리고 모두 92항목으로 된 6개의 장에서 각기 다음의 기사를 읽는 방법과 그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다루고 있다. 1장 국내 경제의 종합적 움직임에 관련된 기사, 2장 세계 경제의 국제적 움직임을 다루는 기사, 3장 화폐나 금리에 관련된 금융 정세의 기사, 4장 국가 경제 정책의 방향을 보여주는 재정 정책의 기사, 5장 경제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증권 시장과 물가 시세에 관한 기사, 6장 기업 경영과 관련된 기사 등이다. 또한 '경제 기사 직독 직해를 위한 책'이란 부제의, 곽해선 지음 『경제 기사 소프트』(사계절 출판사, 1993)도 있다. 전 10장의 이 책은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1장 경제 기사를 왜 읽는가, 2장 경제 기사 독해 테크닉, 3장 경제의 짜임새, 4장 경기 관련 기사를 읽자, 5장 물가 관련 기사를 읽자, 6장 금융 관련 기사를 읽자, 7장 증권 관련 기사를 읽자, 8장 환율 관련 기사를 읽자, 9장 상품 시세를 읽자, 10장 재정 관련 기사를 읽자. 이상의 두 책을 비교해 본인에게 적합한 것을 골라서 참고한다면 딱딱한 경제 관련 기사를 나름대로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신문 읽기와 관련해 최근 출간된 『신문 읽기의 혁명』(개마고원, 1997)을 더 소개한다. 오랜 편집기자 생활을 거친 저자(손석춘)가 신문의 편집 과정과 그 과정 속에 교묘하게 내재되어 있는 편집 의도 등을 예리하게 갈파해 내면서 '비판적 신문 읽기'를 위한 여러 가지 조언을 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활자화된 것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은 신문에 실리는 '사실(事實)'과 그 행간에 녹아 있는 '진실(眞實)'을 구별해 내는 안목을 우리에게 전해 준다.

마지막으로 알아두도록 권하고 싶은 것이 국회 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정기 간행물 기사 색인』이다. 이 색인은 국회 도서관에서 국내의 각종 정기 및 축차 간행물, 그리고 학술 잡지 등의 기사에서 정책 자료 및 학술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연구 논문들을 분야별, 주제별로 정리한 것이다. 현재 격월간으로 나오는데, 도서관의 참고 열람실이나 정기 간행물실에 비치되어 있다. 우리 나라는 아직 전문적인 색인이 발달되지 못하여 분야별 색인이 부실한 편인데 이 『정기 간행물 기사 색인』은 학부 시절에 자주 접해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지성과 패기 1994년 7·8월호에서】

 

네번째, 대중문화의 바다를 헤엄치기 위하여

이념에서 문화로
1980년대가 '이념의 시대'였다면, 1990년대에는 '문화'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1990년대의 문화는 자본과 테크놀로지의 복합체로서 통상 '대중 문화'라고 불린다. 현대인의 일상 생활에 대중 매체와 이를 통한 대중 문화가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최근 연세대 앞에 있는 서점 '오늘의 책'(332-8334)에 우연히 들렸더니 '대중 문화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기획 도서전을 개최하고 있었다. 그 안내문에는 대중 문화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책들이 주제별로 소개되어 있다. 이 글의 중점은 어디까지나 대중 문화의 이해와 활용에 있으므로 대중 문화의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이해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그 안내문을 참조하기 바란다.
먼저 『문화 생활 소프트』(좋은세상, 1994)를 소개한다. 전문 필자들이 10가지 분야에 걸쳐 여가를 활용하며 문화 생활을 누리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은 ① 책이 만드는 또 하나의 세상, ② 쉽고 재미있는 미술 찾기, ③ 선택에서 감상까지(비디오), ④ 사진의 이해, ⑤ 스포츠를 두 배로 재미있게 즐기는 법, ⑥ 비판적인 신문 읽기, ⑦ 생활 속의 연극 그리고 창조적인 관객, ⑧ 영화 속의 세계, ⑨ 음악, 어떻게 들을까, ⑩ 가자! 저 넓은 PC의 세계로 등이다. 단순한 개괄 수준을 넘어서 실질적이고 유익한 내용들이다. 대중 문화란 대중 매체(Mass Media)를 통해 전달된다. 따라서 대중 매체의 이해는 대중 문화의 수용에서 중요하다. 『대중 매체의 이해와 활용』(한나래, 1993)은 대중 매체를 매체별로 분류해 특성과 고유한 기능을 설명하면서 효과적 활용 방법, 비판적 독해의 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1부 「현대 사회와 대중 매체」는 서론이다. 각론인 2부 「대중 매체의 이해와 활용」에서는 신문, 잡지, 출판, 보도 사진, 만화, TV, 라디오, 노래, 영화, 비디오, 광고, 뉴미디어를 다루고 있다. 결론인 3부는 수용자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다. 각 장마다 좀더 참고가 될 만한 논저를 소개하는 친철함이 눈에 띈다. 한국의 대중문화를 소비 대중문화로 해석하면서 우리 사회 여러 문화 현상을 분석하고 있는 강준만의 『고독한 대중』(개마고원, 1996)도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시네마 천국을 찾아서
영화에 관련된 책자에 대해서는 독서 정보지 『뿌리와 날개』 1994년 5월호에 「스크린 뒤보기, 영화 제대로 읽기」라는 제목으로 영화평론가 정성일 씨가 쓴 글이 있다. 보다 자세한 것은 그 글을 참조하기 바란다. 먼저 『영화에 대하여 알고 싶은 두세가지 것들』(한울, 1991)을 소개한다. 영화의 기본 용어, 영화사에서 작가와 장르, 제3세계 영화에서 홍콩 영화까지 다양한 주제와 다채로운 내용이 날카로운 해설로 채워져 있다. 『영화 이야기 주머니』(녹두출판, 1994)는 문화 생활로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영화 평론가인 저자가 영화를 보는 방식과 상식에 대한 필요한 내용을 재미있게 쓰고 있다. 『영화에 대하여 알고 싶은 두세가지 것들』이 자유 분방하다면, 『영화 이야기 주머니』는 체계적이라 하겠다. 보다 학술적이고 체계적인 영화의 기본 교과서로 다음의 책들이 있다. 먼저 『영화의 이해』(현암사, 1987), 『영화 예술』(이론과 실천, 1993), 『영화 보기와 영화 읽기』(제3문학사, 1991)는 『영화 이야기 주머니』의 저자가 책을 쓰면서 참조했다는 기본 텍스트이다. 『영화 어떻게 읽을 것인가』(혜서원, 1993)와 『영화학, 어떻게 할 것인가』(열린책들, 1993)라는 좀더 상급(?)의 개설서도 있다. 영화에서 차지하는 감독의 비중을 감안한다면 10명의 감독이 지닌 작품 세계를 소개함으로써 영화를 좀더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영화, 이렇게 보면 두 배로 재미있다』(들녘, 1993)도 매우 유용하다. 또한 이효인이 펴낸 『한국의 영화 감독 13인』(열린책들, 1994)은 인터뷰, 감독론, 감독 연보, 작품 연보를 통해 우리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상은 통상적인 영화 읽기에 관한 책이다. 이에 비해 『마이너리티의 헐리웃』(한울, 1993)은 '영화로 읽는 미국 사회사'라는 부제에 걸맞게 할리우드의 영화로 미국을 보고, 미국의 이민사를 통해 할리우드 영화를 이해하도록 해 준다. 그에 비해 『김성곤 교수의 영화 에세이』(열음사, 1994)는 미국 문명의 정신사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책을 통해 영화가 한 사회를 이해하는 텍스트로서도 활용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헐리우드 영화의 정치학과 이데올로기'라는 부제의 『카메라 폴리티카 상, 하』(시각과 언어, 1996)는 미국 내 정치적 상황 변화가 영화 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영화 예술이 하나의 이데올로기 전파 장치로써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잘 드러낸 저작이라 할 수 있다. 『영화로 읽는 여성의 삶』(서울YMCA, 1993)은 여성의 현실과 관련된 8개의 주제를 이와 관련된 영화를 통해 조명하고 있다. 이처럼 자신이 관심 있는 지역이나 문제를 영화를 통해 깊이 이해하는 것은 영화를 전공하지 않는 대학생으로서 가능한 영화 감상법이라 하겠다. 흔히 접하기 힘든 영화를 상영하는 공간으로서 이른바 '시네마 테크'가 있다. 이에 대해서 『라벨르』 1994년 8월호의 안내문(은행에서 발견!)을 참조하기 바란다. 이런 '시네마 테크'와 외국 문화원에서 하는 영화 상영의 스케줄을 보고 싶다면, 매달 발행되는 영화·연극·문화 생활 정보지 『서울 스코프』(743-7784)가 있다. 영화 전문 서점으로는 동숭 아트 센터 지하 1층의 '키노(KINO)'(745-1838)가 있는데, 관련 서적과 포스터, 엽서, 테이프 등을 취급한다.


비디오는 '니' 친구?
비디오 관련 서적으로는 먼저 『영화저널』 편집부가 엮은 『비디오는 내 친구』(서해문집, 1993)가 눈에 띈다. 주제별 비디오 모음을 근간으로 하여 비디오 프로 선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자 기획·출판된 이 책은 간혹 중복도 있지만, 그리 큰 흠은 아닐 것이다. 영화와 명감독에 대한 간단하고도 유용한 소개가 군데군데 있다. 『비디오 여행』(문예마당, 1994)은 건강한 직장 생활과 문화 생활을 위한 비디오 안내서이다. 비디오에 대한 기본 지식(1-2장), 지역별 영화 현황과 대표작(3-6장)을 소개한 뒤 비디오로 보는 역사, 현대인의 삶, 가족 영화, 여성 영화 등의 내용별 소개(7-10장)에 이어 부록으로 감독, 남자배우, 여자배우별 비디오 출시 현황이 정리되어 있다. 『비디오로 만나는 좋은 영화』(제3문학사, 1992)는 애정 영화, 사춘기 영화, 영화의 영화, 새로운 영화, 고전 영화들로 나누어 영화를 소개하는데, 서문에서 언급하듯이 동양권 영화가 누락되고 비디오로 출시되지 않은 작품들도 많다는 점이 아쉽다. 『영화 보기의 은밀한 매력 : 비디오드롬』(삼호미디어, 1994)은 70여 편의 비디오에 대한 '검시 보고서'인데, 영화의 계보학에 대한 친절한 설명과 부록의 베스트 영화 리스트가 눈에 띈다. 비디오와 관련해 알아둘 만한 것은 YMCA의 좋은 비디오숍 체인인 '으뜸과 버금'이다. 『영화 보기의 은밀한 매력』에는 최근까지의 각 체인점의 주소와 전화 번호가 정리되어 있어 매우 유용하다. 또하나 지난해 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영화에 관련된 서적이 다수 출간되었는데, 이들을 참고하는 것도 영화 감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참을 수 없는 만화의 유혹
신문을 볼 때면 나는 항상 시사 만화부터 본다. 그뿐만 아니라 연재 만화의 수준으로 매체의 질을 판단하기도 한다. 예컨대 타블로이드판 주간지 『일요신문』은 연재 만화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화! 내사랑』(지인, 1994)은 한겨레 그림판의 박재동 화백이 어린 시절을 회고하면서 최근에 이르기까지의 한국 만화사를 조망한 뒤, 장르별로 각 분야 만화의 역사와 현황을 소개한다. 만화 가게 주인의 아들이었던 저자의 만화 예찬이라고도 하겠다. 『만화 보기와 만화 읽기』(한나래, 1994)는 한국 만화에 대한 최초의 본격적인 연구서이다. 1부의 개괄적인 논의에 이어 2부에서는 주요 작품의 구체적 분석을 통해 박봉성, 강철수와 이현세, 고행석, 허영만을 다룬다. 3부는 1980년대의 일반적 흐름과 1990년대의 추세 및 과제를 논한다. 『한국 만화산업연구』(글논 그림밭, 1995)는 열악한 우리 만화 산업에 대한 최초의 체계적인 연구서라 할 수 있는데, 일본 만화의 하청업 수준에 머물고 있는 우리 만화계의 실상을 살펴보고, 우리 만화 발전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의 만화가 55인』(프레스빌, 1996)은 열악한 상황에서 우리 만화계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한국의 만화가들과 그들의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세계의 만화, 만화의 세계』(미진사, 1991)는 세계 각국의 만화 현황, 만화의 여러 분야, 만화의 상식과 우리 만화계의 문제점 등 다양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만화가 진지한 주제나 소재도 전달하는 효과적인 매체라는 점은 『만화 세미나 일본 경제 1, 2』(소학사)나 이원복 씨가 그리는 일련의 작품을 통해 쉽게 수긍할 수 있다. 특히 『현대 문명 진단』(조선일보사, 1994)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현대 문명의 이해를 위해 훌륭한 교과서라고 생각한다. 채지충의 고전 만화도 동양 고전에 대한 저자의 깊이 있는 이해를 과시한다. 동아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현대 과학의 세계』와 사회과학을 중심으로 한 오월의 만화 시리즈, 그리고 최근 출간되기 시작한 『이두 아이콘 총서』 등도 빠뜨릴 수 없다. 『중국 100년사(상, 하)』(지영사, 1992)는 중국 특유의 만화 형식인 연환화로 그린 것이다. 최근에는 나치의 유태인 학살을 다룬 만화로서 퓰리처 상을 받은 아트 슈피겔만의 『쥐』(아름드리, 1994)도 번역되었다. 또 만화는 영화화되거나 오락화되기도 한다. 홍콩 영화의 경우 기억나는 것으로 『공작왕』, 『시티헌터』, 『루안살성』, 최근의 『스트리트 파이터』 등이 있다. 헐리우드 영화에도 『슈퍼맨』, 『배트맨』, 『딕 트레이시』, 『아담스 패밀리』, 최근의 『트루 라이즈』, 『플린스톤』 등이 있다. 만약 만화 영화를 좋아한다면 디즈니의 『환타지아』는 반드시 보기 바란다. 획기적인 작품이다. 만화 영화가 어린이용만이 아니라는 점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보면 충분히 알 것이다. TV용 만화 『미래 소년 코난』을 통해 친숙한 그는 『이웃의 토토로』, 『하늘의 성 라퓨터』,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붉은 돼지』 등 다채로운 작품이 있다. 만화 영화와 관련해 저패니메이션(Japanimation; Japan+Animation)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일본 만화 영화의 태두격이라 할 수 있는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 세계를 담은 『아톰의 철학』(손상익 옮김, 개마고원, 1996)도 번역되어 있다. 끝으로 만화 애호가라면 알아둘 만한 '만화 도서관'(02-374-6073)도 있다.

문학의 위기 또는 변용: 대중 문학의 세계
오늘날은 바야흐로 '추리물'의 시대로 순수 문학에도 추리 기법이 가미되고 있다(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등). 추리 소설에는 존 그리샴(법정 추리), 로빈 쿡(의학 추리), 마이클 크라이튼(과학 추리), 톰 클랜시(첨단 무기가 주인공이 되는 테크노 스릴러)처럼 세분화된 전문 영역을 통해 새롭고 신선한 전문 정보를 얻는 가외의 소득도 있다. 『이상우의 추리 소설 탐험』(한길사, 1991)은 "추리 소설이라는 광대한 숲으로 인도하는 조그마한 오솔길"이다. 1부의 「총론」에서는 추리 소설의 특징과 역사와 종류를, 2부 「구조와 작법」에서는 추리 소설의 규칙, 구조, 기법, 게임의 규칙 등을 다룬다. 아울러 셜록 홈즈를 비롯한 탐정들의 신상 명세서, 추리 게임의 규칙 등을 언급하는 '추리 소설 소백과'라고 할 만한 책이다. 『추리 소설 쓰는 법』(보성사, 1987)은 미국의 대표적 작가들이 그들 자신이 겪은 문학 수업의 체험과 추리 소설의 여러 측면을 관례를 들면서 자상히 서술한다. 런던 베이커 거리 221-B에는 관광 명소인 셜록 홈즈의 하숙방이 있다. '셜록 홈즈 실존론자'를 '셜로키'라고 하는데, 홈즈 연구 전문 서적이 십여 종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 나라에도 두 종이 있다. 먼저 『셜록 홈즈의 추리학』(새길, 1994)이 있다. 사건 현장에서 펼쳐지는 홈즈의 활약상에서 하나의 단서를 통한 가설과 추론, 논리 플러스 상상력이라는 홈즈의 추리 비법의 단서를 찾고 있다. 이와 달리 『셜록 홈즈 정보 테크닉』(고려원미디어, 1994)은 사람을 정확히 판단하고 포용하기 위한 정보 활용에 중점을 두는 처세술을 셜록 홈즈에게서 배우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추리 소설에 대해 언급할 것은 최근의 중복 출판이다. 저작권 가입 이전의 책이 제명을 달리하여 출판되기도 하므로 유의해야 할 것이다.
현대의 과학 기술은 그야말로 '일신 우일신'(日新又日新, 나날이 새로워짐)하고 있다. 추리 소설에 비하면 과학 소설은 아직은 미개척이나 다름없지만, 1990년대에 들어와 관심이 늘어났다고 할 것이다. 'SF를 읽는 즐거움'이란 부제의 『멋진 신세계』(현대정보문화사, 1992)는 과학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소개와 함께 과학 소설이 걸어온 길, 작가와 작품,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과학 기술의 발전상을 잘 정리해 주고 있다. 부록으로 역대 휴고상·네뷸러상 수상작 목록이 있다. 『SF의 이해』(평민사, 1993)는 먼저 SF의 역사, 여타 매체와 SF의 관계를 말한 뒤, SF에 영향을 끼친 과학 분야의 역사적 발전을 개관하고서 SF의 형식과 주제, 열 편의 대표적 소설에 대한 간략한 해석을 다루고 있다. 『멋진 신세계』가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라면 이 책은 진지한 연구서다. SF하면 아이작 아시모프를 빼 놓을 수 없는데 아시모프에 관심이 있다면, 『아이작 아시모프 자서전』(이미경 옮김, 작가정신)을 참고하기 바란다.

『무림백과』(서지원, 1993)는 「무협 소설의 어제와 오늘」부터 「무림고수의 비애와 '반무협 소설'」에 이르는 45장에서 무공과 초식, 무기, 문파 등의 배경 지식과 김용과 양우생의 문학 세계 등 무협 소설의 이모저모를 고금에 걸쳐 종횡무진 언급한다.

『연애 소설 어떻게 읽을 것인가』(여성사, 1993)는 '페미니즘 시각에서 본 명작 소설'이라는 부제처럼 당대 사회의 여성 문제에 대해 작가가 어떤 문제 의식을 안고 어느 정도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가, 여성 문제의 해결을 어떤 식으로 추구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을 중심으로 일곱 편의 명작 소설을 분석하고 있다.


바로 보는 바보 상자: TV를 읽자!
텔레비전이 지니는 막강한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연구나 비평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먼저 『TV : 가까이 보기·멀리서 읽기』(현실문화연구, 1993)는 텔레비전의 이데올로기에서 프로그램 비평, 뮤직 비디오까지 비평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비해 『TV를 바로 봐야 세상을 바로 보죠』(내일을 여는 책)는 중·고교생을 위한 '신나는 특별 활동'의 TV 모니터반을 위한 지침서이지만, 요령 있고 알기 쉬운 서술로 도움이 된다.

Who'll stop the rock!
록앤롤의 탄생에서 멀티 미디어 시대의 록까지 다루면서 그 성장과 죽음을 적어 내려가는 『록, 젊음의 반란』(새길, 1993)은 '록의 정치학'이라고도 할 만하다. 국내에서 입수 가능한 음반을 정리한 부록은 매우 유용하다. 『팝 리얼리즘 팝 아티스트』(대륙, 1994)는 인물로 본 록과 팝의 역사이다. 1부 「'저항'의 가수, 그 가치와 유산」은 밥 딜런에서 퍼블릭 에니미에이르는 저항의 흐름을 연대별로 정리한다. 2부 「'순응'의 가수, 그 신화와 허실」은 프랭크 시나트라에서 NKOB(남궁옥분의 약자가 아님)에 이르는 흐름을 정리한다. 3부는 「팝 뮤직에 대한 몇 가지 성찰」이다. 『뮤직 비디오 이야기』(우리문학사, 1993)는 "대학 4년간 무위도식하고도 졸업은 제때 했으며, 현재 미국에서 뼈 빠지게 팝 뮤직을 공부하는" 저자가 뮤직 비디오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건강을 위해 지나친 오락을 삼갑시다
게임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롤 플레잉 게임(이하 RPG)이다. 이에 대한 책으로 『RPG 환상 사전』(제우미디어, 1993)이 있다. 1부 「이해를 돕기 위한 기초 지식」은 보드판 RPG, RPG의 배경이 되는 중세 이야기와 고대의 신화, 캐릭터, 규칙, 마법, 무기 등의 관련 지식을 전해 준다. 2부 「몬스터 매뉴얼」은 몬스터에 대해 그 유래를 중심으로 해설한다. 3부에서는 RPG의 원조인 보드 게임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아르비옹' 게임을 수록하였다. 『환상 사전』에서도 언급하듯이 RPG 게임은 어떤 면에서 톨킨의 『반지 전쟁』(예문, 1993)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다행히 이 『반지 전쟁』은 번역이 되어 있다. 서구의 환상 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톨킨의 작품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다. 그뿐만 아니라 최초의 보드판 RPG인 『드래곤 랜스』(열린길, 1994)도 번역되었다. 덧붙여 하나 소개하고 싶은 책이 『그림으로 본 세계 문화 상징 사전』(까치, 1994)이다. 이 책은 1,500여 개의 표제어를 다루고 도판도 450여 개나 되는 훌륭한 사전인데, 그 자체로 훌륭한 읽을 거리라 하겠다. 더불어 아서 코트렐의 『세계 신화사전』(까치, 1995)도 참조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충고 하나! "지나친 오락은 건강에 해롭습니다." 【지성과 패기 1994년 9·10월호에서】

 

다섯번째, 교문을 나서는 후배들에게

졸업, 또 하나의 시작을 위해
학교에서 2학기 강의를 하다 보면 졸업이 가까워지면서 분위기가 자연 어수선하게 마련이다. 멋모르고 대학문을 들어선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교문을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면학 분위기를 조성한다며 5공 시절 생긴 '졸업 정원제'도 현재는 '졸업 정문제'로 바뀐 듯하다. 교문으로 들어왔건, 뒷문이나 옆문으로 들어왔건(이제 이런 사례는 없다고 생각되지만) 이변이 없는 한, 8학기 분의 등록금을 내면 자동적으로 졸업하여 정문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대학에 들어오고자 '고삼병(高三病)'에 걸리거나 심지어 재수, 삼수의 길을 걸었던 학생이 많았듯이, 졸업을 앞두고 '대사병(大四病)'에 걸려서 방황하는 사람도 적지만은 않다는 현실이 이 즈음의 분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어쨌거나 졸업은 '끝냄'이라기보다 인생의 본격적인 새로운 '시작'이다. 이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 평소에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대학 시절 내내 취업 준비로 보내라는 말이 아니다. 단지 미리부터 자신의 장래에 대해 모색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뜻이다. 대학 생활이 엄청난 좌절과 무수한 방황을 주기도 하지만 또한 무한한 가능성의 기간임을 이 연재의 첫 글에서 이미 말한 바 있다. 한편으로 그것은 이 좌절과 방황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준비 기간이기도 하다. 취업이든, 진학이나 유학 혹은 '취집'(취직+시집)이 되었든 교문을 나서기까지 자신에 대한 성숙된 이해를 갖추기 바란다. 이를 위해 이미 소개했던 『열일곱에서 스물다섯까지』(도솔, 1992)를 다시 상기해 주기 바란다. 자신의 장래를 계획할 때 자신의 적성, 희망, 능력, 조건과 환경 등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직업으로 가는 길의 약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장래 진로의 문제에 대해 일찍부터 관심을 갖는 일이다. 각종 직업의 세계라거나 취업에 관한 안내서를 일찍부터 읽는다면 자신의 장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자신이 남보다 불리한 처지에 있다면 그만큼 서둘러서 오랜 기간 준비해야 한다. 그런 책들을 몇 가지 살펴본다. 먼저 일반적인 취업 안내서로 박동준의 『취업 이렇게 준비한다』(성림, 1992)는 「취업, 무엇이 문제인가」, 「목표 없이 전략 없다」, 「목표 기업의 심층 연구」, 「구비 서류의 준비」, 「주변의 힘을 내것으로」, 「필기 시험」, 「면접 시험」, 「마무리와 반성」 등으로 되어 있다. 취업 전략의 가이드 북이라고 할 수 있다. 『직업 전문가 이경훈의 취업 준비 노트』(일터와 사람, 1993)는 「취업 전략 마인드 5가지」, 「취업 준비 전 꼭 점검해야 할 상식」, 「악조건을 이겨내는 발상 전환법」, 「당신에게 열려 있는 가능성」, 「취직 시험 공부와 서류 준비」, 「취업 관련 기관/서적 정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취업 전략의 마인드를 이렇게 말한다. ① 취업 준비 역시 좋은 계획에서 좋은 결실이 나온다. ②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평생 직업을 찾아라. ③ 목표로 하는 업종/직종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라. ④ 자신의 핸디캡을 메울 방법이 어디엔가 있다. ⑤ 특히 수직적 인간 관계에 힘쓰자. 매일경제신문사가 발행한 『'94 대학생을 위한 취업 소프트』(매경비즈니스센터, 1994)는 취업 정보만이 아니라 대학 생활 일반에 관한 안내도 수록했다. 1장의 「대학 생활」은 바람직한 대학 생활, 학과별 진로 방향, 부전공과 복수 전공, 직업 선택, 정보화 사회 엘리트의 조건 등을 소개한다. 2장 「재학 중의 진로 결정 사항들」에서는 진학, 유학, 어학 연수, 입대, 편입학에 대해 안내한다. 3장 「취업 준비」는 직업 전문가 이경훈 코너, 적성 검사, 인턴 사원제, 여대생과 지방대생의 취업, '94 채용 전망 및 대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4장 「업종별 가이드」는 새 유망 업종과 직종의 선택, 공무원에서 중소 기업에 이르는 20개 업종별 장단점·선배 경험담을 수록한다. 5장 「자격증」은 그 필요성, 현황과 전망, 자격 시험 등을 안내한다.
이 상이 직업 및 취업에 관한 일반적 안내서라면 좀더 세분된 안내서도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도서출판 길벗에서 내는 '직업의 세계' 시리즈 이다. 먼저 1, 2 두 권으로 된 『유망 직업 120가지』(길벗, 1992)는 120가지 직업의 내용, 자격증, 교육 기관 및 기간, 보수, 사회 변화에 따른 직업의 미래와 전망, 해당 직업의 자질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유망 자격증 120가지 ① 인문·경제·경영·의료편, ② 기술·기능편』은 유망한 120가지 자격증을 소개한다. 그 내용은 업무 내용과 적성 및 자격증 취득 방법, 취득 경쟁률과 취득 후의 진로, 각종 어려움과 그 해결 방법, 예상 변수 및 관련 기관의 전화 번호 등이다.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여성 전문 직업 50』도 이 시리즈에 포함되어 있다. 한편 월트 디즈니사의 지사장인 저자 최영일이 외국 기업의 입사에 대한 가이드로 내놓은 『외국 기업을 노려라!』(앞선책, 1994)도 있다. 30인의 취업 경험담을 취재하여 정리한 『나의 취업 이야기』(길벗, 1991)도 도움이 될 것이다. 취업을 위해 필요한 조사와 검토, 목표의 결정에 필요한 노력을 소개하는 이 책은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어떻게 성공의 문턱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다수에서 소수를 탈락시키던 예전과 달리, 다수에서 소수를 선택하는 절차로 변한 면접은 그 중요성이 날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는 입사를 위한 진정한 평가 기준이 면접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자신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100퍼센트 합격을 받을 수 있는 면접 요령을 소개하는 『성공으로 가는 개성 면접』(둥지, 1994)이 있다. 이 책은 면접의 기준과 준비, 테크닉을 알려 주는 「완전 면접 준비」와 면접의 실례, 업종별 질문과 업체별 경향, 공무원 면접과 여성 면접, 영어 면접을 소개하는 「면접의 실례」로 구성되어 있다.


성공으로 가는 일곱 개의 드래곤볼
필자는 이 연재의 첫 글에서 『논어』의 첫 구절을 인용하면서 '학(學)'이란 '본받는다, 모방한다'는 뜻임을 말하였다. 그렇다면 학습(學習)의 '습(習)'이란 무엇일까? 『논어』에 대한 뛰어난 주석서 『논어집주』의 저자인 주희(朱熹)에 의하면 '습(習)'이란 어린 새가 자주 나는 것이다. 사실 학습에서 '학'보다 '습'이 더욱 중요하다. 습관으로서 몸에 익힌다는 과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성공의 지름길은 올바른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호에서 박재호 등이 번역한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김영사, 1994)의 내용을 주로 소개하면서, 이와 관련된 책자를 안내하고자 한다.
이 책은 전 4부로 되어 있다. 먼저 제1부 「패러다임과 원칙들」은 성격 윤리와 성품 윤리를 구별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먼저 성공에 관한 수많은 문헌을 살핀 뒤, 이를 두 유형으로 나눈다. 하나는 사회적 이미지에 대한 의식, 기법과 대응책 등의 피상적 해결책만을 다루는 '성격(개성, personality) 윤리'이다. 이는 개인 및 대중을 상대하는 기법과 적극적 사고 방식으로 나뉘는데, 이 접근법에는 기만적인 면조차 있다. 이에 대비되는 '성품(인성, character) 윤리'는 성공에는 기본 원칙이 있으며, 이를 배우고 자신의 성품에 통합하면

200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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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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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니다보면 내가 뭐 하고 있는건가

 

라고 생각이 들 때가 있을 꺼예요 수업도 허무하고 노는 것도 노는 것 같지 않고

 

특히 1학년때는 그런 생각이 많이 들꺼예요 수업이 빡빡하지 않기도 하고 고3에서 갑자기 놀다보면

 

적응이 안 되는 거 같더군요. 활동 많이 하시구요 책이랑 영화, 음악 모든 문화를 많이 체험하세요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두루두루 그리구 무엇보다 자기가 알아서 하는 공부를 하시길

 

학교 과제만으로 살아가지 마세요 대학은 자기가 찾아서 공부하는 곳입니다

 

연애도 하시구요 그럼 좋은 대학생활 되시길

200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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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상 남성 운전/운송업 #택시 #개인택시 #택시호출앱 택시 47위, 음식점, 맛집, 운전면허시험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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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전 분야의 책을 즐겨 읽고,

알라딘에서

17년동안 리뷰와 페이퍼를 써 왔습니다

책에 대한 리뷰와 책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중심으로,유익하고도 기억에 남을 만한 영상들을 만들었습니다~

2020.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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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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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명언들을 모은 자료 공유해 드립니다.

그리고 여러 책들을 읽고 내용 정리 및

인상 깊었던 구절들도 정리해 놓았습니다.

광고 절대 아니고 제가 직접 작성한 포스팅이니

안심하시고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1wndlf.tistory.com/67

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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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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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세계적인 동기부여 컨설턴트 지그지글러의 삶과

그가 한 영어 명언과 책을 정리해 놓은 포스팅 공유합니다.

광고 절대 아니니 안심하시고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1wndlf.tistory.com/34

20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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