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어제 영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그 아까히토가 참 궁금하더라구요

아까히토 = 운명의 빨간실의

옛날이야기가 있더군요..

중국의 "월하노인" "월하빙인" 등으로 불리는 노인이 한분 계십니다만,

 그분이 사람들을 붉은 실로 묶어 놓으면 그 상대가 하늘이 정한 배필이라 하더군요.

 옛 이야기에, 한 젊은 선비가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장래가 촉망받는 괜찮은 집안의 선비였는데요.

 마침 여기저기 혼담이 들어오던 차에 밤에 산책을 하다가 웬 노인을 만났습니다.

 붉은 실을 괜히 혼자서 묶고 있길래 "뭘 하십니까?"하고 묻자

 "지금 사람들의 천생연분을 찾아서 이어주는 중이네"라고 답했다지요.

 장난기가 발해서 "그럼 제 짝은 어디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아, 아직 어려서 혼인할 나이가 안 됐어.

 내일 시장에 보면 푸성귀 파는 노파가 업고 나오는 어린 계집아이일세."

 그 말에 선비가 별 우스운 소리를 다한다고 생각하면서 다음날 시장에 나갔더니

 정말로 웬 거지처럼 입은 늙은이가 어린 여자아이를 업고 시장에 나온겁니다.

 '내가 이런 비천한 집의 계집애랑 혼인하라고?'하고 열 받아서 날카로운 돌을 집어

 아이의 이마를 콱 찍은 다음 재빨리 달아났다고 하지요.

 그런데 어쩐 일인지 혼담은 들어와도 성사 되는게 없어 십여년을 있다가,

 웬 집안의 젊은 규수와 혼인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날밤이 되어 들어가니 신부가 웬지 얼굴을 자꾸 가리려고 하길래,

 얼굴을 가린 베일을 들어보자 신부의 이마에 웬 상처가 남아 있더라지요.

 놀라서 물었더니 "어릴때 유모가 절 업고 시장에 갔는데 어떤 무뢰한이 갑자기

 날카로운 돌로 제 머리를 찍은 다음 도망쳤대요"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운명의 빨간실... 인거지요. 끊을 수 없는 깊은 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