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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복서’ 이흑산 국제무대 도전
2017-08-06 19:53 스포츠

카메룬 출신 난민복서 이흑산을 기억하시나요?

지난달, 기다리던 법적 난민 지위를 인정받고 이제는 세계 챔피언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철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거센 두 주먹이 상대의 복부를 거침없이 강타합니다.

사생결단의 사각링. 땀에 젖은 검은 근육이 유난히 더 반짝입니다.

한국 슈퍼웰터급 챔피언이 된 이흑산과 중량급 강자 고성진의 야간 혈투.

경기는 표범처럼 날랜 발놀림과 긴 팔을 앞세운 이흑산의 우세로 흘러갑니다.

한 때 강제추방의 공포에 떨고 고기 사먹을 돈조차 없어 굶주리던 이흑산.

이제는 눈빛부터 달라졌습니다.

지난달 마침내 난민 지위를 인정 받은 이흑산은 카메룬 강제송환의 공포에서 벗어나 복싱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흑산 / 난민 복싱선수]
(난민 인정 소식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기뻤습니다. 정말 꿈만 같았어요.

군인 신분으로 탈영한 이흑산의 딱한 사정을 우리 정부가 인정한 건데 덕분에 취업은 물론 해외 경기 출전도 가능해졌습니다.

경기가 중반에 접어든 5라운드. 코너에 몰려 주저 앉은 고성진이 더 이상 일어서지 못합니다.

이흑산의 KO승. 서른 넷 늦은 나이,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난민 선수를 챔피언으로 만든 이경훈 코치와 뜨거운 포옹을 나눕니다.

[이흑산 / 난민 복싱선수]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미투.)

앞으로 한국에서 마음껏 운동하며 세계 타이틀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이흑산.

액수는 작지만 이번 대회 대전료 60만 원 가운데 절반을 희귀난치성 질환을 앓는 모녀에게 기부했습니다.

[이흑산 / 난민 복싱선수]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돕고 싶어요. 지금은 돈이 없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 보탬이 될 거예요.

이흑산은 이르면 다음달 말 아시아 챔피언에 도전합니다.

채널A 뉴스 이철호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철
영상편집 :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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