滄洲祭文 / 從子智尙撰​ 숙부 창주 선생 제문/ 조카 지상 지음

嗚呼 叔父 天姿明睿 學問精純 秉心寬恕 處事詳明. 每以勸進後學爲事業 敬義爲己任 氣像渾是一團和氣 和而不流 淸而不激 可謂確乎其不可拔者也.

아아 숙부님은 타고난 자질이 밝고 지혜로우시며 학문이 정밀하고 순수하시고 마음씨는 관용하셨으며 일 처리는 분명하시었도다. 매양 후학을 권면하는 것으로 업을 삼으시고 경과 의로 자임하셨으며 기상은 혼연하여 일단의 화기가 충만하셨도다. 화합하시되 흐름에 휩쓸리지 않으시고 맑으시되 과격하지 않으셨으니 가히 확고하여 뽑을 수 없는 분이라 말할 수 있도다.

余於幼時 早失怙恃 孑孑靡托 而亂離之中 爲倭所迫 相失在後 叔父冒危 獨往獲保虎穴而逮夫今日 益我田民 衣之食之敎之誨之.

나는 어렸을 때 일찍이 부모님을 잃고 혈혈단신 의탁할 곳이 없었으며, 게다가 난리 속에서 왜놈들의 핍박을 받아 오갈 곳이 없었는데, 숙부님께서 위험을 무릅쓰고 홀로 호랑이굴에서 건져 보호하셔서 오늘에 이르렀으며, 나에게 전민을 더하여 주셔서 입히고 먹이고 가르쳐 주셨도다.

余事叔父猶父 叔父視我猶子. 朝夕侍側 百年爲期 而十月初五日夜半 呼我面敎之語 安知爲永訣之時乎

나는 숙부님을 아버지처럼 섬겼으며, 숙부님은 나를 아들처럼 보살피셨도다. 조석으로 곁을 모시며 백년을 기약하였더니 시월 초닷새 밤중에 나를 불러 면전에서 말씀으로 가르치신 것이 영결의 때였음을 어찌 알았으랴?

嗚乎痛哉. 八月 叔母亡 今又叔父逝 孑孑孤生 何依而生 嗚呼痛哉. 無窮之痛 何以盡記 無窮之恨 何可忍言. 一盃聊奠 哀淚萬行. 靈若有知 庶格微誠 嗚呼痛哉.

아아 슬프도다. 팔월에는 숙모님이 돌아가시고 지금 또 숙부님이 돌아가시니 혈혈단신 고아인 나는 어디에 의지하여 살아간단 말인가? 아아 슬프도다. 끝없는 이 슬픔을 어찌 이루 기록하며, 끝 없는 이 한을 어찌 차마 말로 다한단 말인가? 술 한 잔 올리니 슬픈 눈물이 만 가닥이나 흐르도다. 영혼께서 아신다면 부디 오셔서 이 작은 정성 받으소서. 아아 슬프도다.

완벽하진 않지만, 대충 이렇게 번역하면 될 것 같습니다. 내용이 참으로 진실하고 슬퍼서 번역하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