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드러난 부분에서부터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부분까지 뇌피셜 약간 섞어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무래도 화장실이 급하신 마음에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들을 많이 놓치신 모양이네요.

우선 '이선생'이란 존재에 대해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선생은 거대한 마약 조직의 보스로, 다들 '이선생'이라는 호칭으로만 부를 뿐 아무도 그의 실제 이름, 나이, 얼굴을 모르는 정체불명의 인물입니다.

이선생은 자기 밑에서 일하는 임원들을 주기적으로 싸그리 죽여서 물갈이하기 때문에 그를 추적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죠.

영화에서도 보셨다시피 이선생의 마약 사업 규모는 어마어마하게 큽니다. 작중에서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뒷세계에서 그의 지위가 어느 정도일지 대충 짐작이 가실겁니다.

이선생은 아무도 정체를 모르는 그야말로 전설적인 존재이므로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지위를 이용하면 마약 거래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죠. 이것이 수많은 인물들이 '이선생'을 사칭했던 이유입니다.

이선생을 사칭했던 수많은 인물들 중에서도 가장 대범한 것이 바로 브라이언(차승원). 브라이언은 이선생 밑에서 일하는 임원들을 전부 죽이고 이선생의 마약 사업을 통째로 먹어 아예 자기가 진짜 이선생을 대체하려고 했습니다.

작중 초반부에 수정이의 암살을 지시한 것, 이학승 회장을 심장마비로 죽인 것, 그리고 인천 공장 폭파 사건은 전부 브라이언이 벌인 짓으로 보입니다.

인천 공장 폭파는 브라이언이 이선생의 이전 수법을 따라한건데, 이선생 밑의 임원들을 전부 제거하려고 일으킨 짓입니다. 이로 인해 서영락(류준열)의 어머니인 유필순 여사가 사망하고, 그의 애완견이 화상으로 다치게 되죠.

이에 대한 보복으로 결국 브라이언 또한 마지막에 진짜 이선생에게 제거당합니다.


자, 그럼 진짜 '이선생'은 누구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진짜 이선생은 서영락(류준열)입니다.
조직이 제조하던 마약 '라이카'가 사실 그가 키우는 개의 이름이었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이는 100%확실합니다.
하지만 그럼 여기서 의문점이 생기죠.
컨테이너 박스에 딸려온 고아에 불과했던 소년이 어떻게 그런 대규모 마약 조직의 보스가 될 수 있었는가?

이는 작중에서 직접적으로는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적은 떡밥을 바탕으로 한 추측 위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서영락은 바나나 컨테이너에 딸려서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서영락의 언급에 의하면 이 컨테이너 안에서 서영락의 친부모는 마약에 찌든 상태로 죽었다고 하죠.

친부모가 마약 중독자였던 점, 그리고 마약에 취한 상태로 사망했단 점으로 미루어 볼때 서영락이 타고온 그 컨테이너는 평범한 바나나 컨테이너가 아니라 상당한 양의 마약이 실려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필순 여사 밑에서 가난하게 자란 서영락은 크면서 자신이 타고온 컨테이너에 실려있던게 마약이었음을 깨닫게 되고 이를 이용해 마약 사업을 시작했던게 아니었을까요?

서영락은 '이선생'이란 이름을 내세워, 뒤에서 나타나지 않고 마약 사업을 계속했을겁니다. 작중에서 그가 진심으로 함께 일하는 인물들인 농아 남매는 벙어리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정체를 숨기긴 더욱 수월했겠죠.

이후 그를 사칭하던 인물들이 서로 싸우고 죽고 하다보니 '이선생'은 더욱 범접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갔고, 마약 사업 또한 그렇게 대규모로 커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서영락은 그 젊은 나이에 기업수장도 벌벌 떨게 만드는 뒷세계의 상징적 존재, 악마, 마약조직의 보스가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전부터 서영락(류준열)은 조직의 말단인 척하면서, 마약 라이카의 제조업무와 다른 마약조직의 바이어들과 연락하는 일을 직접 도맡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작중에서 농아 남매와 직접 라이카를 제조하는 장면이 등장하고, 진하림(김주혁)과 직접 거래하는 장면을 통해 이를 알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사실상 말단인척 하면서 조직의 모든 거래에서 없어선 안될 핵심 인물이 된 셈이죠. 이는 조직의 간부 박선창(박해준)이 평소엔 서영락을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음에도 브라이언에겐 서영락이 없으면 거래가 어렵다고 했던 점, 그리고 박선창이 서영락에게 "라이카는 늬들만 만들 수 있을거 같지?"라고 말한 점으로 봤을때 추측이 가능합니다.

이선생의 존재가 뒷세계에서 더욱 신격화 되어갈수록 사람들은 더욱 이선생이 되고 싶어했을겁니다. 그러나 이선생을 사칭한 인물들은 결국 진짜 이선생인 서영락이 전부 제거하죠. 영화에서 브라이언 또한 진짜 이선생의 사업장을 가로채고 그의 이름을 사칭하려다가 제거당하는걸 볼 수 있습니다.

진짜 이선생인 서영락이 작중에서만큼은 직접 전면에 나서는데, 이것은 그의 애완견 라이카와 양어머니인 유필순 여사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작중에서 자신이 경찰의 용의자가 되면서까지 이리 뛰고 저리 뛰는데, 자신을 사칭한 인물 중에서도 브라이언만큼 대범한 인물은 본 적이 없었기에 자신이 직접 대면해서 제거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작중 초반부에 마담 오연옥(김성령)이 자신이 '이선생'의 진짜 이름을 안다고 했던 게 진짜 이선생인 서영락(류준열)을 의미하는 것인지, 브라이언(차승원)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한 그녀의 해장국에 독을 타서 제거한 것이 서영락이 한 짓인지 브라이언이 한 짓인지도 알 수 없죠.

다만 그녀의 말에 의하면 이선생이 자신의 스승인 이학승 회장을 심장마비로 처리해서 죽였다고 하는데, 이학승 회장과 서영락이 무슨 관계인지는 전혀 드러난 바가 없고 이후 언급들을 통해 이학승 회장을 제거한건 브라이언으로 밝혀지니, 그녀가 이선생으로 알고 있던 인물은 브라이언이 유력하긴 합니다만.... 그러면 좀 김새는 경향이 없잖아 있죠. 그녀가 알고 있던 이름이 '서영락'이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으니까 그냥 그녀의 존재는 관객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맥거핀이었다고 생각해주세요.


+ 내용 추가합니다.
최근에 이해영 감독님과의 인터뷰가 나왔는데, 영화상에서 나타내지 못한 뒷배경에 이학승 회장과 서영락의 관계에 대한 설정도 있다고 하네요. 서영락은 실제 이학승 회장의 제자였고, '이선생'은 이학승 회장이 서영락을 메이킹 해줄때 자신의 성을 따서 붙여준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학승 회장이 오연옥을 이선생의 후견인으로 붙여줬구요.

즉, 오연옥이 알고 있던 이선생의 이름은 진짜 이선생의 본명인 '서영락'.

사실상 인천 공장 폭파 사건은 브라이언이 벌인 짓이었지만, 이에 휘말릴뻔한 오연옥은 '이번에도 이선생이 임원들을 물갈이 하려했구나'하고 착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이학승 회장을 죽인 것도 실은 브라이언이 한 짓이지만, 서영락이 했다고 착각한 것 같네요.

또 여담이지만, 컨테이너를 통해 밀항한 서영락을 키워준 양어머니 유필순 여사 또한 마약 노동자였다고 합니다.

나중에 독전 확장판이 나온다면, 그걸로 한번 더 감상하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겠네요ㅎㅎ




답변에 만족하셨으면 채택 부탁드립니다.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딩고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