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요 호 사건이 있은 후 일본은 먹을 물을 구하기 위해 초지진에 접근했던 일본 배가 조선군의 포격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역선전하면서 일본인들의 반한 감정을 일으켰다.

그리고 조선 정부에 대해서는 이를 항의하는 듯 여러 척의 군함으로 부산 앞바다에서 무력 시위를 하였다. 그것은 미리 계산된 것이었다.

이어 그 다음 해인 1876년에는 6척의 군함을 이끌고 강화도에 와서 군사적인 위협을 가하는 한편 우리 정부에 담판을 요구하였다.

조선 정부는 일본의 야만적인 행위에 분개하면서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였다. 이 무렵 조선에는 여전히 쇄국을 주장하는 세력이 컸으나 한편으로는 개항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세력이 싹트고 있었다.

고종도 사신을 통해 새로운 세계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서양과 일본을 배척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조선이 발전하려면 세계 여러 나라와 통상 조약을 맺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들과 회담을 벌였다.

여러 차례의 담판 끝에 조선 대표 신헌과 일본의 전권 대사로 구로다 사이에 전문 12조의 조약문이 강화도 연무당에서 조인되었다. 1876년 2월 강화도 조약으로 이로써 조선은 닫혔던 문을 열었다.

전문 12조로 되어 있는 강화도 조약은 우리에게는 불리한 내용뿐이었다. 이는 우리 정부가 당시 국제 정세에 어두웠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본이 군사 위협을 바탕으로 자가네들의 주장을 모두 반영시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