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대권 잠룡들

이낙연 입지 굳히고 황교안 사퇴
오세훈·나경원 등 줄줄이 고배
공천파동 넘은 홍준표·김태호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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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서울 종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당선인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인근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총선에서 여야 차기 대권주자들이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이들의 정치적 입지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총선이 2년 뒤 치러질 20대 대선을 가늠케하는 전초전으로 인식된 만큼 각 당은 선거 결과에 따라 전열을 가다듬고 대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미니대선’으로 불렸던 서울 종로에서 승리했고 민주당 역시 180석을 확보해 압승하면서 향후 대권행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 종로 패배와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정치적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으면서 향후 행보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황 대표뿐 아니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잠룡’으로 분류됐던 인물들도 이번 선거에서 대거 낙선하면서 미래통합당의 차기 대권 주자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위원장이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당권 확보 뒤 대권에 도전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전례를 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대선에 나가는 당 대표는 선거일 1년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때문에 당 대표 임기에 제한이 생길 수 있는 만큼 당내 여론 등을 충분히 고려해 당권 도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경남 양산을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두관 의원도 부산·경남(PK) 맹주로 떠올라 차기 대권주자에 한발 다가갔다. 강원 원주갑에서 당선돼 10년 만에 국회로 복귀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도 대권 잠룡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황교안, 총선 패배에 당 대표 사퇴	0
제21대 총선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사퇴를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총선 참패로 격랑에 휩싸인 통합당은 당 재정비와 대선 전열 정비라는 숙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황 대표 외 차기 대권 주자로 꼽혔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광진을에서 고민정 민주당 후보에게 패해 대권을 향한 교두보 마련에 실패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 역시 서울 동작을에서 이수진 민주당 후보에게 패해 향후 거취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통합당 공천 탈락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한 홍준표(대구 수성을)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전 경남지사가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통합당 유승민 의원은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지만 유 의원이 전폭 지원한 7명(류성걸 대구 동구갑, 강대식 대구 동구을, 김희국 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조해진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김웅 서울 송파갑)이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이들의 지원을 바탕으로 당권은 물론 차기 대권 잠룡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