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에도 연대·협력 필요" 당부…"고용유지 위한 지원에 총력 다할것"
60주년 기념식서 “4.19혁명 세계최초 민주화운동, 유네스코 등재 추진” 밝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우리 안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힘을 발휘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지금 코로나19의 엄중한 상황을 헤쳐 가는 힘도 4․19정신에 기반한 자율적 시민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10시 국가보훈처 주최로 국립 4.19민주묘지(서울시 강북구 소재)에서 열린 제60주년 4.19혁명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국민들은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며 일상을 양보해 주셨고, 사재기 하나 없이 함께 어려움을 이겨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억압 속에서 지켜낸 민주주의, 우리가 눈물 속에서 슬픔을 나누며 키워온 연대와 협력이 세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면서 “우리는 서로의 손을 잡아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에 기반한 강력한 ‘연대와 협력’으로 반드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세계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4.19혁명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혁명이 아니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먼저 ‘독재타도’를 외치며 정의의 횃불을 들었다. 3월 8일 대전의 학생들이 ‘민주와 자유의 깃발’로 호응했고, 기어코 3․15 부정선거가 자행되자 마산의 고등학생과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의거를 일으켰다”고 했다.

이어 “고등학생이었던 김주열 열사의 시신이 참혹한 모습으로 마산 앞바다에 떠오르면서 3.15의거의 불길은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마침내 4월 19일, 서울의 학생들과 시민들이 ‘독재타도’에 나섰다. 자유와 민주주의, 평등과 정의, 평화라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가치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함성으로 되살아났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4.19혁명은 민주주의를 향한 전 국민의 공감과 저항 정신이 축적된 결과였다”면서 “정부는 2018년 드디어 2․28대구민주운동과 3․8대전민주의거를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3.15마산의거와 함께 4․19혁명을 이끌어낸 연결된 역사로 기념하게 됐다”고 밝혔다.

   
▲ 문재인 대통령./청와대
 
이날 문 대통령은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서 정부가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다할 것도 다짐하며, 노·사와 국회의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경제를 살리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하지만 엄중한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제 살리기에도 국민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 특히 일자리 지키기에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IMF는 지금의 경제상황을 1920~30년대의 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침체로 진단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IMF는 한국도 올해 마이너스 1.2%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는 바이러스뿐 아니라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을 함께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핵심은 일자리를 지켜내는 것이다. 고용유지를 위해 기업과 노동자를 돕고,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삶을 보호해야 한다”며 “IMF는 올해 우리나라가 OECD 36개국 중 성장률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생산, 투자, 소비, 수출의 동반 감소 속에서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국민의 삶이 무너진다면 성장률 1위가 된다 해도 결코 위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노사합의를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그와 함께 정부는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서도 고용 안전망과 사회 안전망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감염병과 함께 닥쳐온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국회에서도, 국민들께서도 함께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4.19혁명이 추구했던 정치적·시민적 민주주의를 넘어 모든 국민의 삶을 보장하는 실질적 민주주의로 확장하는 것,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구현해야 할 4.19혁명 정신이라고 믿는다”며 “경제, 산업, 교육, 보건, 안전 등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세계적 규범과 표준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통합된 국민의 힘으로 ‘포스트 코로나’의 새로운 일상, 새로운 세계의 질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4.19혁명은 2차 세계대선 이후 독립한 국가 중 최초의 민주화운동이고, 전세계 학생운동의 시작이기도 하다”면서 하반기로 미뤄진 4.19혁명 국민문화제 지원을 약속했고, 이와 함께 4.19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4․19혁명 이후 시인 김수영은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을 노래했다. 우리 국민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 민주주의를 실천했다”면서 “봄마다 진달래는 슬픔을 이기고, 아름답게 산천을 물들일 것입니다. 4·19혁명과 함께한 우리의 선대들을 영원히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은 4.19혁명 유공자와 유족, 각계 주요 인사가 참여한 가운데 헌화 및 분향, 국민의례, 4.19 영상 상영, 유공자 포상, 대통령 기념사, 기념 공연, 4.19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당초 2500명 규모로 추진하려했던 행사를 200여명 규모로 축소했다.

특히 기념공연에서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가수 김민기 작곡 ‘상록수 2020’ 음원을 최초로 공개했다. 상록수 가사는 8개국어(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스페인어)로 번역됐으며, 온라인을 통해 전세계에 공개해 코로나19로 고군분투 중인 모든 의료진과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극복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