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심위, ‘무원칙' 컷오프 등 도마 위... 지역 당원 반발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8-05-02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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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 김미경, "가장 유력한 데 왜 컷오프 했나" 재심요구... 주민 탄원서도
광진 박래학, "이미 소명된 10년 전 일... 공당 문서 빼돌린 추미애, 범죄행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당 지지율에도 6.13 지방선거 공천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당 공심위가 1일 무원칙한 ‘컷오프’ 등으로 곳곳에서 재심청구가 이어지는 등 파열음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민주당 서울시당 공심위는 은평구청장 후보 경선과 관련, 김미경 예비후보를 컷오프하고 장창익, 이순자, 김성호, 이성일 등 4명의 예비후보만 참여한다고 밝혀 당사자인 김 예비후보는 물론 지역 당원들의 반발을 샀다.

자신을 15년 차 민주당원이라고 소개한 김모씨는 1일 "김미경 예비후보가 뛰어난 자질을 갖춘 당 자원이라는 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런 후보를 뚜렷한 이유도 없이 4명이나 참여하는 경선에서조차 배제했다"고 성토했다.

특히 그는 "그동안 은평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병원 의원이 공심위원으로 활동하는 과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소문이 지역사회에 무성했는데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보니 헛소문이 아닌 듯 하다"며 "심지어 특정 공천심사위원들이 담합해 무원칙한 잣대로 서로의 입맛에 맞게 공천을 농단하고 있다는 구설까지 돌고 있으니 큰일"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김 예비후보 탈락이 지난 해 12월 실시한 당 다면평가 결과 때문이라는 데 사실이냐"며 "공정한 심사였다면 지금이라도 즉각 각 후보 개별점수와공천 기준 등 공천심사과정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당사자인 김미경 예비후보도 이날 “은평구에서 가장 유력하고 적합한 저 김미경을 컷오프 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심사 결과는 부당하다”며 “여러 언론에 통해 나온 불공정·불공평 공천의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반발했다.

특히 “저 김미경을 경선에서 배제시킨 것은 은평구민과 당원의 정당한 선택권을 빼앗은 것“이라며 “중앙당에 재심을 요청하여 당당하게 경선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재심청구를 준비 중인 김 예비후보는 구민들을 대상으로 탄원서 서명을 받고 있다.

앞서 서울시의회 의장을 역임한 박래학 시의원을 컷오프하고 김선갑 시의원을 광진구청장 단수후보로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은 박 전 시의장 컷오프 사유에 대해 “민주당 서울시당에 출마서류를 제출할 당시 한나라당 입당.탈당한 사실이 있음에도 타당 경력란에 ‘타당경력 없음’으로 허위기재한 것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시의장의 한나라당 탈당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 전 의장은 “한나라당에 입당하거나 탈당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2006년 서울시당에 서울시의원 출마 공천심사서를 제출할 때에 서울시당에는 한나당 탈당서가 한 묶음(100여장)있었고, 당시 사무처 직원이 혹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다른 당 입당이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공천무효가 될 수 있으니 입당했던 안했던 탈당서를 쓰라고 해서 탈당서를 작성했던 것”이라며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고 실제로 한나라당에 입당한 적이 없음을 소명하였음에도 이를 받아주지 않고 경선참여 기회를 박탈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당시 제출한 탈당서는 한나라당에 접수된 것 아니고 민주당 당사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그 원본이 추미애 대표에게 있었다는 것은 공당의 문서를 임의로 빼돌린 정보유출로 범죄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 의회 의장을 역임한 저는 구의원과 서울시의회 4선의원으로 광진구에서 지명도 및 당원활동 등 그간 봉사한 경력으로 볼 때, 경선을 할 경우 구청장 후보로 확정이 확실시 되는 후보이니까 당초부터 컷오프 대상으로 찍어 놓은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박 전 의장 측 관계자도 "추미애 대표가 자신의 보좌관 출신을 후보로 세우기 위해 박 전 시의장을 토사구팽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지난 2016년도 추미애 대표 총선에서 선대본부장을 맡아 그의 당선을 위해 견마지로를 다했던 박 전 의장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최소한 기본적 인간에 대한 예의가 있다면 이런 식으로 사람을 몰아세워서는 안될 일"이라고 성토했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을 전략공천한 중구에서도 “부당한 전략 공천을 당장 철회하라”며 7명의 구청장 예비후보들이 중앙당과 서울시당 항의방문에 나서는 등 들고 일어났다.

김수안ㆍ김연선ㆍ김찬곤ㆍ신종화ㆍ이경일ㆍ김태균, 최강선 등 다른 예비후보들도 이날 공동 성명서를 통해 “가장 공정해야 할 공천심사가 역대 최악의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며 “문제가 많고 경쟁력마저 의심되는 후보를 전략 공천 했다는 것은, 소수의 당정 농단에서 비롯되었다고 확신하므로 우리는 결코 승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서양호 후보는 동대문에서 구청장 경선에서 지고 국회의원 하려다 낙마했다”며 “스스로 ‘뼛속까지 동대문 사람’이라고 외친 사람이 중구에 와서 구청장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1년에는 관악구청장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에게 공천을 주고 2014년엔 중랑구청장 준비하던 사람 데려다 공천했지만 모두 패배했다"며 "이 결과를 두고 ‘중구는 사고 지역이니 전략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결과는 잘못된 당의 결정에 의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 기반이 있는 후보를 내세웠으면 결코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김태균 예비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가장 공정해야 할 공천심사가 역대 최악의 비민주적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비난했다.

앞서 전날 서울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성백진 중랑구청장 예비후보는 류경기 전 서울시 부시장을 중랑구청장에 전략공천한 당 결정에 항의, 추미애 당 대표를 찾아가 자해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성 전 부의장은 "23년동안 당에 헌신한 나는 뭐냐"며 "류경기 전 부시장이 뭘 했다고 전략공천을 해주냐. 경선을 시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도중 커터칼을 꺼내 자해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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