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 앞에서···총으로 흑인 아빠 쏜 미국 경찰 '흑인 이틀연속 총기사망'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미네소타 세인트폴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의 총에 맞은 뒤의 장면을 옆에 타고 있던 그의 약혼녀가 촬영한 동영상의 한 장면. 출처: CNN

미네소타 세인트폴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의 총에 맞은 뒤의 장면을 옆에 타고 있던 그의 약혼녀가 촬영한 동영상의 한 장면. 출처: CNN

미국에서 이틀 사이 흑인 두 명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인종차별적 법집행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미네소타 세인트폴에서 6일 저녁 흑인 남성 필랜도 캐스틸(32)이 미등 고장으로 교통 단속에 걸런 뒤 경찰관의 총에 맞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가 총에 맞은 직후의 장면은 동승했던 약혼녀에 의해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돼 페이스북을 통해 인터넷에 생중계됐다. 동영상 속에서 경찰은 총을 겨눈 채 욕설을 퍼붓는 장면이 찍혔다. 왼쪽 팔에 총을 맞아 몸이 뒤로젖혀진 채 피를 흘리는 캐스틸의 모습도 나온다.

약혼녀 다이아몬드 레이놀즈는 캐스틸이 총에 맞은 뒤 즉시 휴대폰을 꺼내 촬영했다.

동영상 속에서 레이놀즈는 “그는 경찰에게 자신이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점을 밝힌 뒤 운전면허증을 꺼내려고 지갑에 팔을 뻗었다. 그 때 경찰이 그의 팔에 총을 쐈다”고 말했다.

발포 직전 경찰관이 캐스틸에게 “손을 허공에 들고 있으라”, “신분증과 차량등록증을 제시하라”는 지시를 동시에 해서 레이놀즈가 혼란스러워했다고 말했다.

차량 뒷 좌석에는 4살 난 딸이 이 장면을 모두 보고 있었다.

사건 직후 수갑이 채워져 연행되는 과정에서도 레이놀즈는 휴대폰 카메라를 끄지 않고 모두 촬영했다. 그는 밤샘 조사를 받은 뒤인 7일 CNN 등 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나중에 경찰이 부인하지 못하도록 페이스북 라이브 영상을 촬영했다고 말했다.

마크 데이튼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카스틸이 만약 백인이었다면 이런 상황에서 총격을 당해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흑인에 대한 불공평하고 폭력적인 법집행을 비판했다. 그는 “정의가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인 6일 루이지애나 배턴루지의 한 편의점 근처에서 CD를 팔던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37)이 경관 2명에게 제압되던 과정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연방 법무부는 루이지애나 사건에 대해 민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 두 사건에 대해 보고 받은 뒤 “심각한 문제이며 경찰과 지역 공동체 간 불신의 결과”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2014년 8월 미주리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사망한 뒤 인종차별적 법집행 관행이 집중 조명 받았지만 아직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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