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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도박중독치료받은 남자친구
비공개 조회수 43,180 작성일2013.05.18
지금 남자친구와 1년 정도 교제를 하고 있습니다.

제 남자친구가 재작년에 외국에 가서 열심히 일을 하다 카지노에서 1천만원 정도 날린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회사에서 조금씩 주식과 토토를 하며 3천만원 정도 날렸구요.

그런데 본인이 도박중독인걸 알고 주변사람들 한테 다 알리고 치유센터까지 다녔습니다

지금은 6개월 정도 끊었습니다.. 제가 아직 어려서 그런지 남자친구는 너무 착하고 착실하고 성실한 사람입니다
근데 그것만 문제가 되네요 현재는 열심히 일하고 결혼하려 돈 벌고 있는 남자친구를 보며 뭔가 안쓰럽기도 하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주변사람들 한테 말하면 당장 헤어지라 그러지만 계속 만나니 무뎌지는 것 같군요..

이런 문제 때문에 머리가 너무 아픕니다.. 따끔하게 조언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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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has****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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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헤어지세요..

도박자를 남편으로 둔 제 경험에서 말씀드리니 흘려듣지 마시길 바래요.

 

흔히들 사람들이 그러죠.. 도박, 폭력, 바람은 고쳐질 수 있는 게 아니다고..

괜히 그런 말 하는 게 아니더군요..

저 역시 위와 같은 일이 나에게 일어난다면 주저없이 헤어진다였어요..

하지만,, 막상 저에게 닥치고보니 그게 마음 먹은 것처럼 되지 않아요.

" 내 남자는 다를거야"하는 막무가내한 믿음과 기대를 가지게 되는거죠.

게다가 결혼까지 한 마당에 어떻게 한순간에 헤어지는 일이 되겠어요..

도박이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부터 인터넷에서 관련 글 찾아보고 남편을 회유 질책도 해보고 중독예방치유센터도 1주일에 한번씩 다녔어요..

하지만,, 지금 결론은... 제가 산후조리차 친정에 잠시 가 있는 동안에 모든게 끝장이 났죠... 2억원의 도박빚과 가정파탄...

 

전 도박에 빠져 있는 걸 모르고 결혼을 했어요.. 도박빚도 수천만원 있었고요...

오랜 연애를 했지만 장거리 연애라 그런지 전혀 파악도 안 된 부분이고요... 그렇지만 사실 도박하는 걸 숨기려고 하면 얼마든지 속을 수밖에 없어요.. 같이 살질 않으니 모를 수밖에 없는거죠..

결혼을 해서 반년이 지나고 나서 서서히 그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는 저를 속였다는 배신감과 그게 도박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지만... 당장 헤어져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끊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2년 동안 노력 많이 했습니다. 그만큼 정신적인 상처 및 물질직인 피해도 많았고요..

센터 다니면서 상담가와 매주 깊은 얘기와 방법을 들으니 본인도 도움 많이 된다고 하고, 곧 태어날 2세도 있고 하니 뭔가 다르다 생각했지만,, 결국 제 남편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 동안의 제가 모르던 채무가 더 있었고 그게 남편을 옥죄고 있어서 도박에 다시 집중하게 됐다고 해요. 하지만 그것도 핑계죠... 빚때문에 그랬다는 건 도박꾼들의 전형적이 자기 합리화시키는 변명이고 습성이죠.. 그만큼 본인들의 중독 상태를 절실하게 깨닫지 못하는겁니다.

 

제 남편도 직장동료와 재미삼아 포커를 했던게 돈을 잃어가면서 중독이 됐고.. 한동안 끊었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전 생각? 도박을 했던 과거? 그래서인지 또다른 도박에 빠지더군요.. 그게 스포츠토토였습니다.

처음엔 가볍게 시작한 것이 지금은 사설토토로 이어져 하루에 수백원씩 베팅하며 잃고 하는 것 같습니다.

도박이라는 범위에서 생각하면 모든 게 다 같은 원리이고 결과도 같지만,, 스포츠 토토 같은 것이 더 위험한 이유는 실제 스포츠 경기 결과 또는 선수들의 승률? 이런 것에 베팅을 해서 적중하면 돈을 딴다고 합니다.

그래서 베팅하는 사람들은 스포츠 경기와 선수들을 본인들이 분석하면 얼마든지 딸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거죠. 그게 도박이라고 인지 못하는 사람도 많고요...

남편이 토토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런쪽에 주의 집중이 되서,, 한겨레 신문에 게제된 기사도 2번 정도 봤고, 추적 60분인가(정확한 프로그램명은 생각나지 않아요..)에서 사설 토토에 대한 내용을 다룬 적도 있어요. 그만큼 사회적 파장이 크다는거죠. 실제 제보한 사람은 토토에 중독된 청년이고 자신관 같은 사람이 더 나오질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보를 했다고 해요.. 그 사람은.. 본인이 토토를 몰랐던 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그럽니다.

 

센터를 다니면서...

1주일에 한번은 남편이 상담사와 2시간 가까이 상담받고, 전 도박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들이 모이는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들의 얘기, 단도하고 있는 경험자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늘상 전.. "내 남편은 양호해" "저들과 달라"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금방 끊을 수 있을거야.. 희망적으로 생각했죠...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그들과 전혀 다르지않았고 더 심각해진거죠..

도박을 하는 사람이 기질적, 환경적 영향으로 인한.. 이런 상황은 별론으로 하고..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나빠서, 한심해서, 못 배워서.. 그런 사람들이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고,, 빠질 수 있습니다.

내 가족은 "다를거야: 라는 생각.. 희망과 힘을 주지만.. 그게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기도 하죠.

 

단도를 하고 있는 두분의 공통적인 에피소드가 생각나는데요..

도박을 전혀 하지 않고 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도박장에 앉아 있는 자신을 보았대요..

한분은 4년만에 재발, 다른 한분은 15년만에 재발...

도박이라는 게 그런겁니다.

본인들도 죽어도 다시는 안 할 것 같았는데,, 그게 본인도 이해가 안 될 만큼 행동이 되는거에요..

그들은 말해요.. 도박을 끊었다고 하지 않고 죽을때까지 평생  단도를 하기 노력하는 과정이라고요..

그리고 센터에 계신 전문가들도.. 중독이 된 상태는 이미 뇌에 질환이 생긴거라고 봐요.. 도파민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정확한 원리는 잘 생각이 안 나지만, 본인의 의지가 컨트롤이 안 되게끔 머리에 문제가 생긴 걸로 보죠. 그래서 약물치료를 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만큼 보통의 사람들이 이해가 안되는 행동을 도박자들은 무한반복을 하게 되는거죠.

 

스포츠 토토...

도박이라는 행위는 무조건 다 위험하지만,, 토토가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드는게.. 스마트 폰으로도 얼만든지 어디서든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거에요. 게다가 텔레비전 중계, 인터넷 실시간 이슈는 늘 스포츠 경기는 빼 놓지 않는데... 그러한 환경적인 영향을 일일히 컨트롤 하는 거는 힘들다고 봐요.

개그맨 김용만씨가 해던 게 스포츠 토토이고, 이런 토토때문에 스포츠 경기가 조작되는 일이 생기고요..

사회적 분위기가 이런데 개인의 의지로 끊는 건 정말 힘든 일인거죠..

 

아직 연애하는 사이라면 헤어지세요..

남 연애사에 헤어지라는 말도 쉽게 하면 안 되고, 지금 제가 하는 말이 님께 얼마나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헤어지세요..

연애와 결혼은 또 달라요..

결혼은 정말 지극히 현실적이에요.

경제적인 부분이 너무 안 따라줘도 부부 사이가 틀어질 수도 있고요.. 가정을 이뤘으니 그 가정을 위한 꿈을 이루기 위한 정서적 공유도 있어야 되고요..

하지만 도박을 하게 되면,, 도박으로 잃는 돈,, 빚지게 되는 돈으로 경제적으로 궁핍해지고... 도박에 빠져 일상생활에 집중하지 못해 가족에게 배신감과 무기력감을 안겨주기도 해요.

도박자들의 여러 행태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게 "거짓말"이 세트로 따라다녀요..

도박하는 거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할 수 없으니까 둘러대게 되는 것이 점점 심해지면 거의 사기 수준으로 가요. 본인들이 의도하지 않아도 도박을 하면서 빚을 지면 그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어떤 사람들은 배우자 및 가족을 때린다고 해요.. 전 그런 일은 없었지만,, 정서적인 상처는 많이 받았습니다.

믿어줬지만 늘상 거짓말과 반복되는 도박.. 가정을 이끌어나가기 위한 정신 상태가 아니어서 무기력하게 만들었죠.

 

이쯤.. 이렇게 말해도.. 님은 "남친은 다를거야" 라고 말할 겁니다.

저도 남편이라는 사람한테 사랑받던 한 여자였습니다.

대학시절.. 한밤중 갑자기 멀리 있는 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와서 꽃다발을 건네주기도 하고 밤을 지새워 전화를 해도 끊기 아쉬워하고, 나의 모든 말을 다 받아주고 지켜줄 것 같은 사람..

에너지가 넘치고 항상 긍정적이고 사람들과도 잘 어울리는 자신감 있던 사람..

하지만 그런 사람도 도박에 빠져 인생이 땅바닥으로 치닫게 되더군요..

 

님 남친께서 죽을때까지 도박하지 않는다고 해도 헤어지세요..

평생 그 불안감을 가지고 사는 일은 불행한 일입니다.

결혼을 한 것도 아닌데,,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왜 안고 갑니까?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해서요?

사랑... 그 사랑이라는 것도요.. 사람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지면 다 집어치우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사랑 못 할 것 같나요? 아닙니다. 얼마든지 또 할 수 있어요.. 원래 그래요...

너무 서글프고 냉정한 말이지만.. 더 행복할 수 있는 기회는 있습니다.

 

도박때문에 남친을 버린다는 죄책감 같은 것도 가질 필요 없습니다.

그건 그 사람의 몫입니다.

 

 

 

 

 

 

2013.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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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h****
고수
본인 입력 포함 정보
미쳤군요
처라리 비구니가 되세요
도박은 외도. 알콜중독보다 더 중증인병이예요
나중엔 사채에 사기까지 하면서 돈을 마련하죠
님도 빚쟁이에게 쫓기는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님이 절대 구원할 수 없습니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예요 치우되지않는 정신병입니다
부모에게 당당히 알릴수 있을만큼 사랑한다면 계속 만나세요

2013.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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