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드라마 '전쟁과 사랑', '이혼하지 않는 이유', '제4공화국'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안녕 내 사랑', '왕초' 등을 통해 확실하게 얼굴도 알렸다.

그러나 영화 쪽에선 소위 '잘 나가는' 배우는 아니었다. '아나키스트'. '싸이렌' 등 출연작마다 흥행에 실패한 까닭. 선한 눈매나 수려한 외모와 달리 늘 야비한 성격의 조연으로 제 색깔을 내지 못한 것도 이유였다. 배창호 감독의 '흑수선'에서도 50년 세월을 넘나들며 열연했지만 배신자의 캐릭터를 벗지는 못했다.

그러던 그가 윤제균 감독의 '두사부일체'에서 확 달라졌다. 어깨에 힘부터 빼고 스타일을 한없이 구긴다. 사실상 영화주연 첫 번째 작품이라 할 이 영화에서 그는, 학력 콤플렉스에 시달리다 급기야 사립고교에 편입하는 중졸의 영동파 보스 '계두식'을 맡아 180도 연기변신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