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 母女 마지막 모습, 안색 어두웠다"… 동네 주민 증언
  • 개그우먼 박지선(36·사진)과 모친 최OO(59) 씨가 숨지기 이틀 전, 두 사람을 목격했다는 주민이 등장했다.

    박지선의 자택이 위치한 마포구 현석동 소재 마트의 한 점원은 2일 "그저께 박지선 씨와 어머니가 마트에 들렀다 나가는 모습을 봤다"며 "평소 같으면 인사를 하고 지나갈텐데 인사도 없이 쓱 나가버려 좀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점원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자세히는 볼 수 없었지만, 박지선 씨의 안색이 좀 안 좋아 보였다"며 "오늘 오후 사망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놀랐다"고 덧붙였다.

    모친 최씨, 박지선 간병 위해 상경


    원래 남편 박OO(62) 씨와 함께 인천 부평에 살던 모친 최씨는 수술을 앞둔 박지선을 돌보기 위해 올라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조선에 따르면 박지선은 지난달 23일 한 병원에서 모종의 수술을 받았다.

    당시 박지선은 해당 매체 기자에게 "'작은 수술'이기 때문에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했지만, 앞서 박지선이 방송 섭외 전화를 받을 때 "몸 상태가 좋지가 않다"며 "큰 병원을 가야 할 것 같다"고 고사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실제로는 '작은 수술'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모친 최씨가 박지선과 함께 지내며 수술 전후를 챙겨왔다는 점도 고인이 생전 앓았던 질환과 수술이 결코 가벼운 수준이 아니었음을 방증하는 대목.

    박지선이 마지막으로 받은 수술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조선일보가 보도한 모친 최씨의 '유서' 내용과 고인이 평소 '지루성 피부염'이나 '햇빛 알레르기'를 앓고 있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피부와 관련된 수술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두 사람의 몸에 외상이 없고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데다 ▲모친이 작성한 '유서성 메모'가 발견된 점 등을 감안해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지선과 최씨는 2일 오후 2시 15분경 현석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이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부친이 119에 신고한 시각은 그보다 조금 앞선 1시 44분이었다. 마트 점원이 두 사람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시각은 10월 31일 오후쯤으로 추정되는 상황. 그렇다면 두 사람은 정황상 10월 31일 늦은 밤부터 2일 오전 사이에 숨졌을 확률이 높다.

    대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딸만 혼자 보낼 수 없다'며 뒤따라 극단적 선택했을 수도"


    조선일보가 공개한 최씨의 유서 내용을 살펴보면 사망 정황을 유추해볼 수 있는 단서가 하나 나온다. 최씨는 '딸이 피부병 때문에 힘들어했으며, 최근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피부병이 악화돼 더 힘들어했다. 딸만 혼자 보낼 수 없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딸만 혼자 보낼 수 없다'는 문장은 이미 박지선이 '극단적 선택'을 기도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으로도 볼 수 있다.

    물론 최씨가 박지선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마음 먹고 쓴 글일 수도 있지만, 피부 질환으로 오랫 동안 고통받아온 박지선과는 달리 모친 최씨에겐 이렇다할 '동기'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그렇다면 뒤늦게 박지선의 '상태'를 발견한 최씨가 딸을 따라 극단적 선택을 한 건 아닐까?

    한 방송계 관계자는 "생전 모녀 사이도 친구처럼 매우 각별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상식적으로 딸을 말려야 할 어머니가 함께 '그런 시도'를 했다고는 믿기 힘들다"며 "아마도 돌이킬 수 없는 딸의 상태를 목격한 모친이 유서를 쓰고 뒤따라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지선과 모친의 빈소는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특실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전 11시. 장지는 인천가족공원이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박지선은 '개그콘서트'에 고정 출연하며 높은 인기를 누렸다. 2010년 KBS 연예대상 코미디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 개그우먼 박지선과 모친이 함께 살던 서울 마포구 현석동 소재 주상복합아파트 전경. ⓒ뉴데일리
    ▲ 개그우먼 박지선과 모친이 함께 살던 서울 마포구 현석동 소재 주상복합아파트 전경.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