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antcast

[종합] '스트레이트' 조현범 "유흥비 위해 횡령" 재벌가 세습의 '문제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톱스타뉴스 조현우 기자)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한국타이어 조현범 사장과 관련된 이야기로 재벌가 세습의 문제점에 대해 짚어보았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8일 오후 8시 25분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한국타이어 재벌가 남매들의 지배권 다툼에 대해 다뤘다. 조양래 회장은 막내 아들 조현범에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타이어 지분 전부를 매매하고, 이에 대해 첫째 딸 조희경은 이상한 일이라며 "아버지의 결정일리 없다"고 법원에 성년후견인 지정을 요구한다.

그러나 조양래 회장은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습니다.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조(현범)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큰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단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본 적이 없다고 얘기했다. 조양래 회장은 그동안 언론에 거의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처음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를 선포했다. 회사 경영은 잘하는 사람이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한다. 그런 조회장이 입장문을 낸 것도, 막내 아들에게 전체 경영권을 넘긴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조양래 회장은 원래 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던 사람이고,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겠단 말을 자주 해왔다 한다. 큰딸 조희경은 이를 이유로 "아버지는 구체적으로 사회 환원 절차를 이미 준비 중이었다"며 성년후견인 지정을 청구한 것이다.

큰딸 조희경 이사장은 막내 아들 조현범이 이것을 꾸민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조희경 이사장은 '스트레이트'측에 e-mail로 답변해왔다. 조희경 이사장은 "이번 주식 매각은 사실상 조현범 사장이 아버지를 부추겨 일어난 일"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한다. 

조희경 이사장은 "작년 조현범 사장 구속 이후 한국타이어에 대한 오너 리스크 여론이 생겼고 가족들 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가 시작됐습니다. 정도경영 및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혁신 움직임이 조현식 부회장 중심으로 일어나던 차에 조현범 가석방으로 취소됐습니다. 위기의식을 느낀 조현범 사장이 노환으로 건강 상태가 안 좋은 회장님을 부추겨서 비밀리에 주식매매를 일으켰다고 보고 있습니다"라고 메일을 통해 전해왔다.

조희경 이사장은 입장문 또한 아버지 조양래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게 아닌 것 같다며, "회장님을 마지막으로 뵌 것은 4월 초였습니다. 회장님의 건강은 성년후견 신청을 한 것으로 답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사 경영진은 조현범 사장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니 사전에 모의를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경영진들이 다른 가족들한테 절대 비밀로 해야 한다고 함구령을 내렸단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조현범 사장의 횡령 죄를 언급하며 "글로벌 기업인 한국타이어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으며 한국타이어의 영업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제품의 퀄리티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희경 이사장은 이어 "작년에 회장님께 증여하실 계획이냐 질문을 드렸는데 그럴 리가 전혀 없다 하셨습니다. 회장님은 수십 년 동안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오셨습니다. 대기업의 승계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회사와 사회의 이익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건강한 기업지배 구조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하빈다"라고 전해왔다.

조현범 사장과 후계자 경쟁 관계에 있던 형 조현식 부회장은 어떤 사람일까. '스트레이트'측은 조현식 부회장에 아버지 조회장의 상태와 지분 결정 건에 대해 물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어 조현식 부회장의 편지를 입수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아버지의 인지, 정서, 판단 기능이 이상해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버지와 하와이에서 한 달간 함께 생활하며 아버지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겼단 걸 감지한 건 큰누나였습니다. 아버님은 동생 말만 들으십니다. 유흥업소 종업원 아버지 통장으로 10년씩 매달 천만 원 넘게 8억 원을 부친 일도. 거꾸로 '현식이 너는 아는 마담도 없는 무능한 사람이다'라고 하십니다. 회사 걱정을 드리면 동생을 모함하는 것이라고 무조건 화를 내십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어 조현식 부회장의 편지에는 회사를 걱정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2007년 주가조작 때도 무탈하게 지냈고 이번에도 그냥 지나간다 해도 저는 동생이 바뀌지 않으면 언젠가 결국 큰 벌을 받을 것 같아서 혼자 여러 생각을 합니다"라고 조현식 부회장은 말했다. 편지 끝에는 조현식과 형제들 올림, 이라고 쓰여 있었다.

조현범 사장은 "충분한 검증을 거쳐 판단된 것이며 전부터 이미 최대주주로 결정되어 있었다"고 홍보실을 통해 입장을 전해왔다. 조현범 한국 타이어 사장, 2001년 당시 재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서울시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딸과 결혼했다. 그리고 이듬해, 이 사진 한 장으로 대중의 큰 주목을 받는다.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직후 10월 3일, 이명박 서울시장이 히딩크 감독에게 명예 시민증을 줄 때 촬영된 사진이다. 히딩크 감독과 함께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의 이명박의 아들, 그리고 조현범 사장이 서 있다.

공식행사에서 가족 사진을 찍었단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은 "자연스럽게 행사가 끝난 다음에 한 것인데 아마 그게 좀 오해가 된 것 같다"고 말헀던 바 있다. 장인이 17대 대통령에 취임한 2008년, 이번엔 주가조작 혐의로 구설수에 올랐었다. 2008년 6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조현범 사장을 검찰에 고발한 것이다.

해외 자원 개발과 관련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혐의였다. 현직 대통령의 사위, 조현범 사장을 비롯해 재벌 2,3세 여러 명이 검찰 수사를 받았다. 그러나 검찰은 재벌 2,3세들 대부분을 무혐의 처분내렸다. 당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이는 부장검사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다. 서지현 검사 성추행 혐의로 고발됐던 가해자이기도 하다.

이어 조현범 사장은 지난해 횡령,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된다. 넉달 만인 지난 3월, 그는 보석으로 석방됐다가 곧바로 열린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을 보니 조현범 사장은 2008년부터 10년 동안 납품업체 사장으로부터 매달 500만원 씩, 123회에 걸쳐 6억 정도의 뒷돈을 받았었다. 또 그는 관계 회사에서 매달 200-300만원씩 받아 비자금을 만들어 횡령했다. 그는 만든 비자금을 고급주점 여종업원에게 보냈다.

큰누나 조희경 이사장은 이사회가 조현범 사장을 징계하려 하자, 조사장이 아버지를 부추겨 비밀리에 주식을 넘겨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일까. 조현범 사장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열흘 뒤인 27일 이사회가 열렸다. 안건은 대표이사 부정행위 관련 인사 플랜 검토. 이사 5명 가운데 조현범 사장은 불참했고 조현식 부회장과 이사 세 명은 찬성했다 기록되어 있다.

이 이사회가 열리고, 두 달 뒤인 6월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사장직함은 그대로 유지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같지만, 사흘 뒤 조양래 회장 지분을 전부 매수한다는 발표가 난다. 횡령 사건으로 위기를 맞은 그가 그룹 전체를 장악하는 극적 반전이 벌어진 것이다.

허일후는 "조현범 사장 횡령 사건을 보니까 그래도 재벌인데, 좀 없어보이네요"라고 말했다. "본인의 유흥비를 위해서 단골 유흥업소 여종업원의 아버지 명의로 개설한 차명계좌로 횡령을 했다고요?"라고 허일후는 다시 한번 문제점을 짚어 보였다.

조현범 사장이 빚내서 산 2400억 주식, 언젠가는 갚아야 하지 않냐고 조승원이 묻자 박진준 기자는 "증여를 받았다면 증여세를 내야 됩니다. 그런데 이번 거래는 매매입니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재벌이지만 이 정도 액수는 쉽지 않을 것 같단 허일후의 말에 박진준 기자는 "그래서 주목받는 회사가 있는데 한국아트라스BX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다음 취재 영상이 공개됐다. 알짜 배터리 회사로 불리는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그는 돌연 이 회사의 상장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회사 자금을 들여 전체 주식의 60% 정도를 자사주로 사들였다. 30%는 이미 그룹 지주사가 갖고 있으니 90% 정도를 확보한 셈이다. 조현범 사장의 측근을 아트라스 대표이사에 앉히려다 무산되기도 했다. 자신의 횡령을 도와준 이를 앉히려고 했었다.

왜 멀쩡한 상장기업을 상장폐지하려는 걸까. 소액주주들은 조현범 사장을 의심하고 있다. 상장사는 공시 의무와 대주주 규제라는 철칙이 있다. 그러나 상장을 폐지하면 이러한 의무들이 사라진다. 조현범 사장 측은 "계열사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결정이었다. 브랜드 사용료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공정하게 결정한다"며 "상장 폐지는 기동성 있는 경영 체계를 갖춰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것"이라 말했다.

10월 22일 국정감사에서는 조현범을 증인으로 택했다. 아트라스사의 갑질 논란 때문이었다. 그러나 조현범 사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불과 10월 14일 잠실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국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회에서는 "국회가 야구장만 못하단 얘깁니까? 지금 이 회사는 굉장한 도덕적 해이에 있습니다"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는 법원의 판단이 중요하다 한다.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지분 매각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한다. 지주회사가 돈을 빼가는 것인데 아트라스사의 현재 브랜드사용료 건은 괜찮은 것인지 허일후가 물었고, 박진준 기자는 지주회사의 문제점을 취재했다며 다음 영상을 공개했다. 

2012년 9월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로 전환을 선포한다. 회사를 둘로 쪼개 하나는 사업회사, 하난 지주회사로 만들었다. 이어 이 지주회사가 다른 자회사들도 지배하는 구조로 바꾸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총수 일가족의 지분율이 두 배 이상 폭증했다. 여기에는 지주 회사 제도의 마법이 숨어있다. 회사를 분할하면 지주회사와 자회사 모두 총수 일가의 지분은 36%다. 

그런데 여기서 주식을 맞교환한다. 총수 일가는 한국타이어 36%를 지주회사로 넘긴다. 그 대신 지주회사의 주식을 넘겨 받는다. 별로 필요없는 자회사 주식을 운영에 꼭 필요한 지주회사 주직과 맞바꾸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총수 일가의 지주 회사 지분율이 확 올라가게 된다. LG그룹, SK그룹, 아모레퍼시픽, 한진중공업도 모두 지주 회사로 전환해 이러한 이익을 꾀했다.

문어발식 확장을 맡기 위해 자회사 보유 비율을 반드시 30% 이상 보유하도록 했으나 20%로 완화됐다. 지주회사 부채 비율 100%로 제한한 규제 또한 200%로 풀렸다. 손자회사 보유하지 못하게 했던 규제도 현재 없어졌다. 

박상인 교수는 기본적으로 세습과정에서 2세들 경영권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사실상 증여세를 회피하고 돈도 더 벌게 하는 수단으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활용한 것이라 말한다. 또한 현재도 그러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최근 공정경제 3법을 추진 중에 있다. 여기에는 자회사 지분 의무보유 비율을 다시 늘리는 방안, 외부 감사 독립성 강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재벌들의 반대에 부딪혀있다.

현대 시각에서는 사회 전체가 기업의 결정을 받기 때문에 재벌가 일가나 주주들만의 기업이 아니라 바라본다. 사기업이 아니고 상장기업임에도 재벌 경영권 분쟁이 계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한국경제 전반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가져오는 사회, 국가적 문제다. 모회사든 자회사 전체에 노동(직원)이사가 적어도 1명이라도 들어간다면, 우리나라 재벌들에서 벌어지는 추잡한 사건이 확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25분 방송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두에게 알리고 싶은 뉴스라면 ?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버튼을 눌러주세요.
추천을 많이 받은 기사는 ‘독자 추천 뉴스’에 노출됩니다.

240201_광고보고투표권

기사 추천 기사를 추천하면 투표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If you recommend an article, you can get a voting ticket.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모바일 모드로 보기 Go to the Mobile page.

이 기사를 후원해 주세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외토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