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질문자분께서 감독이고, 두 선수중 한명만 쓰라고 할 시 누굴 쓰겠냐?

저같은 경우는 이종범 씁니다. 거의 대부분의 야구전문가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왜냐? 이승엽과 비슷한 스타일은 많습니다. 최희섭도있고, 장종훈, 김성한 등등 우리가 알고 있는 슬러거들은

대부분 1루 출신입니다. 왜냐하면 1루라는 자리가 수비부담이 거의 없는 자리여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종범과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는.. 메이져에나 가야 찾아볼 수 있을 겁니다.

시애틀이나 텍사스 시절의 A로드에서 약간 낮은 장타력, 더 높은 수준의 주루플레이를 펼쳤다고 보면 됩니다.

일본가기전 5시즌(방위복무 감안해서)동안 보여준 능력치로는

평균 홈런 25개이상, 도루 65개이상, 3할 4푼대의 타격을 보여줬으니까요.

1번타자가 왠만한 클린업 수준으로 타점을 올리고말이죠.

이때까지 통산타율이 3할 4푼 2리로 장효조선수의 .341을 제치고 1위를 먹었었죠.

즉 이종범은 1번타자지만, 상황에 따라선 30홈런을 칠 수 있는 4번타자가 있다면 4번 타순을 제외하고

모든 공격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입니다.

수비는 두말하면 입아프죠. 국대 유격수였는데..

박진만이 가장 존경하는 유격수가 이종범이였습니다. 이종범은 김재박의 플레이를 보고 7번을 달고유격수를 해야지! 라는 생각을 했구요.

주루플레이는 언급할 가치를 못느끼구요.. 방위시즌빼면 4시즌중 3시즌을 도루왕, 득점왕 먹었고..

1번타자, 유격수로서 30홈런을 때려냈습니다.

유격수 이종범선수에 대해 몇가지 기록을 살펴보도록 하죠..

1. 유격수 유일의 타격왕

2. 유격수 유일의 30홈런

3. 유격수 유일의 OPS 10할 달성(93,97)

4. 윈쉐어 역대 시즌 3위(경기수에 3을 곱해서 '이 선수때문에 경기를 이겼다'라는걸 기록으로 보여주는수치입니다. 당시 경기수가 126경기임을 감안하면 엄청 높은수치)

5. 한시즌 최다 고의사구(30개)

6. 20-20클럽 2회달성(96,97)

7. 30-30클럽 1회달성(96,97)

8. 94년 유격수 8관왕(타격, 최다안타, 출루율, 도루, 득점, OPS, 골글, MVP)

이종범선수의 가치는 기록상의 스텟도 훌륭하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포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당시 사기급이라고 불리는 발과 송구는 국내리그에선 적수 자체가 없었고, 엄청난 클러치 능력(1번타자가 70타점대면 말다한거임)과 상대 투수의 견제를 모두 뚫어버리는 능력은 그를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했죠. 당시 어땠냐면.. 이종범선수를 출루하게 했다면 그 투수에게 벌금을 물리는 구단까지 있을 정도였죠.

그리고 큰경기에 강한 선수.. WBC 4할, 코시 엠비피 2번이면 그에 대한 설명이 끝난 거죠.

이에 반해서 이승엽은 클린업입니다. 장타력을 보면 이종범선수보다 훨씬 우위에 있죠.

하지만 유틸성이 없습니다. 1루 말고는 볼곳이 없습니다.

타선? 이승엽이 1번 타순이라면 지나가던 개도 웃겠지요. 올스타전에서만 보던 라인업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이종범에 비해선 반쪽짜리 타자라는 것이죠. 타격감이 좋을 때라면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하지만 컨디션이 안좋을 때는?

한동안 올해 최희섭 선수에게 들러붙던 '수비형 1루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수밖에요.

이승엽이 일본가기 전의 한해 평균 능력치는 3할 5리의 타율, 45개의 홈런, 120점 정도의 타점 생산 능력입니다.

즉 올해 김상현이 홈런 10개정도 더 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_-;

물론 한국 최고의 타자 이승엽..

7시즌동안 무려 5번의 엠비피를 차지한..(솔직히 기자단의 입김도 장난 아니였었지만)

그런 선수였습니다.

이승엽이 큰경기에 약하다는 거는 02코시까지였구요(그것도 결승 6차전 전까지만)

그 이후에는. 뭐 날아다녔죠.

타격으로만 보면 이종범<<<이승엽입니다.

하지만 감독 입장에선...

1. 3할 4푼 2리를 치면서, 한해평균 25개를 담장 밖으로 넘기며, 도루왕이 보장되며, 70타점 이상을 올리는 초대형 유격수

2. 3할 5리를 치며 홈런왕을 밥먹듯 차지하며 클러치능력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루수

둘 다 수비는 준수

이 둘중 꼭 하나만을 써야 한다면..

거의 대부분이 1번 선수를 씁니다.

왜냐?

유격수가 2할 8푼을친다면 업고다닌다는 감독의 이야기가 있죠.

그만큼 수비부담이 심하고.. 그게 공격력까지 이어질 체력적 부담이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종범은? 대한민국 야구 역사상 유일하게 타격왕을 차지했던 유격수입니다.

즉 공격력으로만 놓고보면 이승엽>>이종범이지만, 선수 전체의 가치만 놓고 본다면 이승엽<이종범이 되는 겁니다.

하지만 박진만급의 유격수가 버티고 있다면?

이 경우엔 이종범을 거들떠도 보지 않고 2번을 쓰죠.

박진만급 수비를 버리면서(솔직히 이종범과 박진만의 수비 스타일이 다르긴 하지만) 이종범카드를 선택할 감독은 많지 않아 보이네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94~97이종범과 99~03이승엽이 한팀이었다면..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P.S 윗분 중 한분이 1번타자중에 유명한 사람이 없다고 하시던데.. 리키헨더슨이라는 1번타자를 아시려나 모르겠네요. 통산기록을 반으로 쪼개도 두 기록 다 명예의전당에 헌액될만한 선수인데 말이죠. 그리고 클블의 사이즈모어 역시 1번타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