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볼 땐,

이번 사건은 양쪽에게 다 엄청난 수확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정치적 만회의 기회를 노리고 있던 강용석 의원에게,

개그맨 최효종이 최고의 기회를 선사했고,

최효종은 그 나이 때의 젊은이가 경험 할 수 없는 최고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제법 재밌는 대칭 구조가 나타납니다.

1. 피고소인: 최효종 vs 강용석

2. 고소인: 국회의원 협회?(하지만 실제론 강용석 혼자) vs 아나운서 협회(모 방송국 아나운서들의 동조)

3. 고소사유: 국회의원의 현실을 과장하여 비꼬는 행위로 국회의원을 집단 모욕함 vs 일부 여자 아나운서들의 현실을 과장하여 비꼬는 행위로 여학생들을 성희롱하고 아나운서를 집단 모욕함

4. 결과: 국민들의 분개(심지어, 강용석 의원은 시사 개그도 이해 못하는 사이코로 몰림). 맞는 말 하는 데 뭐가 문제냐? 최효종 불쌍하다는 식의 여론 형성 vs 유죄(?). 아나운서 및 국민들로 부터 몰지각한 기회주의자로 몰림. 한나라당에서 제명당함

결과적으로 볼 때,

강용석 의원은 최효종의 개그로 인하여,

궁지에 몰린 본 인을 스스로 디펜스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대중에게, 말도 안되는 얘기라는 소리를 이끌어 내어,

이런 형태의 고소가 한 개인에게 어떤 피해를 주는지, 또 얼마나 터무니 없는 고소인지를 느끼게 하였습니다.

최효종이 억울함과 터무니 없어하는 그런 감정을,

강용석 의원도 동일하게 받았을 것이라는 형태의 대칭 구조적인 결론도 나옵니다.

농담과 디스... 최효종이 애정남에서 한 말이지만, 강용석 의원도 하고 싶었을 것 같네요.

아나운서 성희롱 관련 기사를 처음 낸 기자에게..

강용석 의원은 충분히 대중이 고소의 부조리함을 느끼기 시작할 때,

고소도 취하 하였고, 최효종에게 개인적인 사과도 하였습니다.

또한, 최대한 가족의 이야기들을 동원하여, 본인의 인간적인 면을 일부러 드러내기도 하였죠.

강용석 의원은 최효종과 미리 짜고 친 고스톱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궁지를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수를 던졌습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리 없다고....

강용석 의원 고소시에도, 전후에 강용석 의원이 특정 누군가를 본의 아니게 디스를 하여 원한을 산 것 같기도 하고,

최효종도 이번 사건의 엄청난 후광 효과를 볼 때, 사전에 강의원과 모종의 합의가 있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워낙에 꼼수가 판치는 세상이니.

진실은 본인들과 이해 관계자들만 알고 있을테니.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번 일로 인하여,

강용석 의원, 최효종씨에 대해, 굉장히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다 머리 좋은 지략가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둘 다 순수한 사람은 아니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