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누명 쓴 윤성여씨에게 검찰 무죄 구형

박용근 기자

화성(이춘재)연쇄살인 8차 사건 진범으로 몰려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씨(53)가 재심 재판에서 검찰로부터 무죄를 구형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이 사건 재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이춘재 8차 사건의 진범이 아니라는 사실이 명백히 확인됐다”며 윤씨에게 무죄를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에 대한 유죄 인증 증거는 당시 수사 과정에서 한 자백, 그리고 피고인의 체모와 사건 현장의 체모가 동일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였다”면서 “피고인의 자백은 경찰의 폭행·가혹행위에 의한 것이었고 사건을 자백한 이춘재의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과수 감정서에도 결정적인 오류가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수사의 최종 책임자로서 20년이라는 오랜 시간 수감 생활을 하게 한 점에 대해 피고인과 그 가족에게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재심에서 이 사건을 다뤄 온 이상혁(사법연수원 36기), 송민주(42기) 두 검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윤씨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박준영 변호사는 최후 변론을 통해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심모 형사는 피고인에 대한 불법체포 및 감금, 폭행·가혹행위 등에 대해 인정하고, 현장 검증에서의 위법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했다”며 “이 재판에서 국과수 감정서에 대해 중대한 과실로 인한 ‘오류’가 아니라 ‘조작’이 있었다고 밝힌 검찰의 의견과 관련, 우리도 조작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씨는 당시 수사 경찰관들에 대해 “저는 용서하고 싶다”며 “20년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해도 성경에는 용서라는 구절이 항상 나온다. 백번이고 만 번이고 모든 잘못을 용서하라고 한다.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했다.

윤씨는 “재판이 끝나면 저는 좋은 사람으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며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재심 재판은 지난 2월부터 이날까지 총 12차례에 걸쳐 열렸으며, 사건을 자백한 이춘재(57)를 포함해 21명의 증인이 출석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7일 열린다.

지난 2일 법정에 나온 이춘재는 문제의 8차 사건을 포함해 1980∼90년대 화성 12건과 청주 2건 등 총 14건의 살인을 저질렀다고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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