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쇼를 이런저런 관점에서 해석을 원하시는 군요.

트루먼쇼를 놓고 인간존엄과 문화에 대한 의미를 놓고

이렇게저렇게 썰을 풀어갈 수는 있겠지만...

기타 인류공존이나 공영, 자연과의 공생...

이런 요소로는 접근이 억지스럽다고 보입니다.

질문자님께서 하신 질문이 질문자님 본인에 의해서든

기타 타인에 의해서든

위의 접근방법으로 트루먼쇼를 해석해보자는 것은

좀 너무 확대시켜 해석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우선 트루먼쇼를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트루먼이란 남자의 모든 인생을 구석구석 TV 쇼프로그램처럼

몰래카메라로 생중계해주는 매스미디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죠.

역시 이 영화에서 던지는 문제는 현대 사회에 퍼져 있는

매스미디어에 의해 파괴되는 인간의 존엄성입니다.

그리고 대중들은 매스미디어를 통해

너무나도 진실되고 적나라한 일상으로 보여지는

트루먼의 일상을 시청하면서 '훔쳐보기'라는 이상욕구를 만족시키게 되죠.



'과연 현대 인간에게 진정한 자유가 있는가?'

영화에서 표현된

사생활은 물론이고 자신의 모든 것을 대중에게 까발려 생중계하는

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진실을 알지 못하는 매스미디어의 존재는

현재 우리사회의 너무나도 비대해진 매스미디어에 대한 일침이며,

개인정보 유출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며

온가지 해킹이 난무하는 인터넷문화에 대한...

그리고 방대한 정보를 가지고 사회의 어두운 곳에서 대중을 조종하는

국가권력에 대한 경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가 현재까지 발전해 오면서 대중문화를 비롯한 정보에 관한 모든 것이

극도로 발달해 있는 지금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가 있을까요?

트루먼쇼에서 주인공 짐 캐리가 맡은 트루먼 버뱅크는 30대 평범한 직장인이며

집에서는 아내가 있고 지극히 일상적인 패턴의 삶을 살아가는 남자입니다.

그는 특별히 무언가에 의해 자유를 속박당하거나 억압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도 역시 '진정한 자유가 있는가?'란 의문을 품키는 커녕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왔지요

허나 그가 살아온 삶의 진실은 바로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무언가에 의한

조작된 진실...바로 거짓이었고 그의 인간으로서 살아온 모든 삶에 대한 거짓이었지요.


모든 인간의 삶이 이렇다면 끔찍하겠지요.

허나 그럴리는 없습니다. 거대한 보이지 않는 벽뒤에 있으면서

우리를 조종하는 자들 또한 우리와 같은 인간이며

항상 조종하는 자와 조종당하는 자는 정해져 있다는 것이 문제지요.


지금 당신은 세계 모든 것으로 부터 완벽한 자기방어를 하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고

확신하시는지요...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화두가 되었던 'NEIS'에 관한 문제도

어찌보면 이런관점에서 볼 수 있지요.

자신의 학창시절에 관한 모든 기록-신체사이즈, 고민, 성격, 집안형편, 가족관계 등등

우리만이 알고있던 비밀같은 모든 것이

하나의 데이터베이스에 통합시키려 하는 것이 바로 NEIS인데

이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자는 과연 대한민국 시민에 관한 최고의 데이터베이스를

손에 넣게 되는 것이죠.


7,80년대 자유민주화 바람이 불 때 우리국민들도 느꼈을만한 것이지요.

어느날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끌려가고

신원정보는 감쪽같이 말소...국가정보기관에 의해 자행된 수많은 의문사...

정작 조사해 보면 기록은 아무것도 없지요...

그 당시도 허울만 민주주의 국가였고 국가라는 'Big Brother'에 의해 지배된

전체주의 국가였지요...대한민국또한...


이런 왜곡된 진실. 하지만 너무나도 리얼한 거짓세계는

최근 영화 '메트릭스'의 주제이기도 하지요.

'보이지 않는 저 너머에 진실이 있다'라는게 메트릭스의 캐치프레이즈죠...


저 나름대로 이런 관점에서 트루먼쇼를 보았습니다.

님께서 원하시는 답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이만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