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옷에 치명적인 독 묻혔다” 나발니 독살 시도 증언 유튜브에 올라와

2020-12-2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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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 주요 외신 일제히 보도
FSB “우리 명예 훼손 위한 계획”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좌), 블라디미르 푸틴(우) / 미국 CNN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좌), 블라디미르 푸틴(우) / 미국 CNN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자신을 독살하려는 경위에 대해 폭로했습니다. 그의 속옷에는 치명적인 신경작용제 ‘노비촉’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나발니가 자신의 암살을 시도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독극물팀 요원으로부터 사건 전모를 담은 음성을 확보했다고 미국 CNN이 22일(현지시각) 이 같이 밝혔다. 나발니는 러시아 정부 고위 관리로 신분을 속여 증거를 얻어냈다.

CNN을 비롯한 영국 BBC 등 복수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는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고위 관리 행세를 하며 콘스탄틴 쿠드랴프체프라는 FSB 요원과 45분간 통화를 했다. 대화 내용은 유튜브 등에 게재됐다.

내용은 이렇다. 나발니는 암살 작전의 실패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며 쿠드랴프체프를 속였다. 이어 어떤 물건에 독을 묻혔는지 묻자 “속옷”이라고 쿠드랴프체프는 답했다. 쿠드랴프체프는 ‘사타구니 안쪽’에 독을 묻혔다고 했다.

사건은 지난 8월20일 일어났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숙적인 나발니는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던 기내에서 노비촉 중독으로 의식을 잃었다. 비상착륙 후 옴스크에서 치료받은 그는 독일로 이송돼 3주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쿠드럅체프는 증거 인멸을 위해 자신이 옴스크에 간 사실도 토로했다. 나발니가 “속옷 때문에 놀랄 일은 없었겠다”고 말하자 “우리는 그곳에 여러 번 갔다”고 쿠드랴프체프는 말했다.

유럽 국가들은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에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암살하려 했다면 임무를 완수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FSB는 “우리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계획된 도발”이라고 했다.

home 김성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