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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색즉시공의 뜻
dbsd**** 조회수 121,105 작성일2009.01.09

오늘 윤리시간에 공부하다가 색즉시공이란 사자성어를 들었는데요.(님들이 생각하는 그런거 아님!)

 

정확한 뜻이 궁금하네요.. 칼답변 부탁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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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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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24위, 한국사 69위, 사회학 14위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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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즉시공 공즉시색 (色卽是空 空卽是色)

 

 

색이 곧 공이고, 공이 곧 색’이라는 논리는 공간적인 무아(無我)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물질적 존재인 색(色)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여지없는 공(空)이라는 것으로 이 공간 내에서 이해할 수 있는 공이라는 것입니다.

 

앞의 논리처럼 시간이 미래에는 공일 것이라는 막연한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이 공간에서의 공이라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앞에서 공(空)이란 것은 연기(緣起)하는 것이며, 무자성(無自性)이고, 무아(無我)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공은 무아를 의미합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은, 색이 곧 무아(無我)라는 말입니다.
즉 시계, 책상, 사람 등의 물질적 존재인 색은, 미래에 인연이 다하여 흩어질 것이기에 공이기도 하지만, 바로 지금 그 모습이 공이라는 논리인 것입니다. 시계라고 했을 때,이 시계는 시계침, 플라스틱 케이스, 나사, 건전지 등이 인연화합으로 모여 만들어진 물질입니다. 그러나 각각의 부품들 하나 하나를 가지고 시계라고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제각기 다른 모든 부품들을 잘 결합시켜 시계라는 색(色)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연기라는 법칙이 필요합니다. 요컨대, 공의 성질, 연기의 성질, 무자성의 성질이 바탕되어야만 비로소 시계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결국 시계가 성립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것은 바로 공의 바탕 위에서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색이 곧 공이며, 공이 곧 색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화엄의 사법계(四法界)를 기준으로 본다면 사사무애법계와 연관지어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공[理法界]과 공이 서로 걸림이 없이 무애한 것처럼, 색[事法界]과 색도 서로 걸림이 없이 무애하다는 논리입니다.

 

색이 곧 공이며, 공이 곧 색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대긍정의 논리이며, ‘이 우주가 서로 걸림 없는 무애’라는 법계의 본래 성품을 잘 보여주고 있는 대목인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가 좀 더 발전되어 화엄에서는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이라는 논리까지로 확대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색즉시공’의 논리를 말하고 나서 다시 ‘공즉시색’이라고 한 것은,앞의 그것과 같이, ‘색이 곧 공’이라고 부정한 데서 한 걸음 나아가 ‘공은 바로 색’이라는 대긍정을 통해 절대 긍정의 논리를 펴기 위함입니다.

200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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