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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실 작중 모든 인물들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선인지 악인지 불분명합니다. 선도 악도 없거나 혼재돼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네요.
결말부에선 남궁민수가 옳았고 열차 밖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걸 모르는 열차 내 사람들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균형입니다. 자연계에선 자연적으로 조절이 되지만 열차는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생태계인지라 사람의 손 없인 유지가 안 됩니다. 꼬리칸 인구가 너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적당한 시점에서 이걸 제어해야 하고 길리엄이 자기 손을 더럽히며 이 작업을 맡고 있던 겁니다. 죄 없이 학살당하는 꼬리칸 사람들의 입장에선 당연히 길리엄이 배신자처럼 느껴지겠지만 열차 생태계 관점에선 이렇게 안 하면 급증하는 꼬리칸 인구가 감당이 안 되니 누군가는 해야만 합니다. 안 그러면 또 식량이 부족해지면서 서로 잡아먹는 사태가 벌어질 테니까요.
물론 길리엄이 무조건 옳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만만한 게 꼬리칸 인구니까 꼬리칸만 괴롭힌 건 사실이지만, 어쨌거나 꼬리칸 사람들은 이 열차에 무임승차한 자격 없는 사람들이고, 그럼 다시 가난하단 이유로 밖에서 얼어 죽는 게 맞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으나, 또 그렇게 따지면 부유층이 빙하기를 불러온 것도 아니고 자기 돈 내고 합당한 방법으로 승차했는데 무임승차한 사람들과 자기 수명을 나눠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문 의문이 이어지는 만큼 결국 누가 무조건 선하다 또는 누가 무조건 악하다고 말하기가 힘들죠. 생존 앞에서 윤리를 얼마나 희생할지는 개개인마다 대답이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답변 내용이 도움 되었길 바랍니다.
2020.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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