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제 생각을 적어보면요.

영화 <장화홍련>의 포스터는 가족 사진의 구성으로 되어 있죠.

두 딸의 선혈이 낭자한 옷과 차가운 부부의 표정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포스터의 우측 아래에 있는 수미(임수정 분)의 어깨를 계모 염정아가 잡고 있죠.

수미를 향한 그녀의 압박감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한, 수연(문근영 분)은 힘없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그녀가 실제로 귀신이라는

영화 내용의 암시를 주는 듯 하고, 그녀의 연약한 성격을 표현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죠..

두 딸의 꽉 잡은 손만큼 그녀들이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도 있구요.

그리고, <장화, 홍련>의 가족 사진 모습은 어딘지 부자연스럽고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죠.

표정 없이 늘 가족들을 주시하는 뒤쳐진 관찰자 입장의 아버지와

병적으로 완벽한 가정을 꿈꾸는 젊은 새엄마의 표정,

상실감이 가득한 두 소녀 ...

우리가 알고 있는 계모와 자식간의 전형적인 신경전을 넘어선 

어떤 새로운 것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죠.

가족 사진과 선혈이 낭자한 옷의 대비는 사회의 가장 근본적인 관계의 훼손과

동시에 가장 공포스런 관계로의 변화를 이야기 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원근법을 거의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거리감을 두고 싶지만

가족이라는 틀 때문에 가까울 수밖에 없는 그들의 관계를 동시에 표현해내고 있는 듯

하네요.

부모들의 무거운 톤의 정장과 피 묻은 잠옷의 대비..

전반적으로 흐르는 낯설고 폐쇄적인 정서와 강렬한 색채..

꼬집어 보면 생각할 문제는 많다고 생각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