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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결국 박범계-신현수 갈등…청와대 진화 고심

[뉴스추적] 결국 박범계-신현수 갈등…청와대 진화 고심

기사승인 2021. 02. 1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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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검찰인사 조율과정 이견 있었다"
신 수석, 문 대통령 만류에도 사의 유지
야권 "권력 내부서 무너져" 파상공세
인사말 하는 신현수 민정수석
지난해 12월 신현수 청와대 정무수석. / 연합뉴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이 최근 검찰 인사와 관련한 이견으로 수차례 사의를 표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취임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신 수석이 사퇴 의사를 접지 않고 있어 검찰 인사 과정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갈등이 있던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는 일단 민정수석실 내부에는 문제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7일 기자들을 만나 “검찰 인사를 두고 검찰과 법무부의 견해가 달랐고,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이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 고위관계자는 “몇 차례 사의를 표했지만 문 대통령이 그때마다 만류했다”며 “신 수석은 아직 사의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수석의 사퇴 결심은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의 의견 조율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7일 검찰 인사가 전격 단행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사안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밀어붙였고 이를 문 대통령이 결재한 것인가’라는 물음에 청와대 관계자는 “의사결정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박 장관의 의지대로 절차가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는 신 수석 ‘패싱’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신 수석이 주어진 권한 만큼 절차에 참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는 신 수석이 민정수석실 내부 문제로 사의를 표한 것이 아니라며 이광철 민정비서관과의 불화설 등에는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있어 신 수석과 이광철 비서관의 뜻이 같았다”며 “이번 사안을 민정수석실 내부 상황과 연결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 비서관이 박 장관을 편을 들고 신 수석을 ‘패싱’ 했다는 의혹에는 “제 직을 명예를 걸고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민정수석실 비서관들의 사표 제출설에 대해 이 관계자는 “이명신 반부패비서관이나 김영식 법무비서관은 김종호 전임 민정수석 시절 사표를 낸 것”이라며 내분설을 부인했다.

◇야권 “문재인 대통령 레임덕 드러나” 맹공

다만 청와대의 설명에도 여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 출범 때 민정수석 후보 1순위로 거론됐던 신 수석이 한 달여 만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청와대에 내부 갈등이나 기강 문제가 있다는 추측이 계속되고 있다. 또 검찰 개혁을 원만하게 완수하기 위해 신 수석을 임명했던 문 대통령의 뜻도 퇴색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를 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레임덕 현상과 연관 짓는 시선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 참모들의 사의 표명설이 잇따르는 데 대해 야권은 바로 파상 공세에 나섰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날 “임기 말이 되니 권력 내부가 곳곳에서 무너지는 현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이제 제어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뭘 잘못했는지 돌아보고 바로잡지 않으면 정권 끝나고 큰 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신 수석은 이날도 회의에 참석하는 등 사의에도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조원 전 민정수석이 지난해 다주택 처분 지시에 불응하며 떠난 뒤 ‘레임덕 신호탄’이란 해석을 낳았던 민정수석실은 약 6개월만에 수석이 세 번째 바뀔 위기에 놓이면서 청와대 국정 운영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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