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의 ‘외로운 독주’ 막아설 선수 나올까

이용균 기자

국제대회엔 모습 안 드러내지만

전국체전은 3년 연속 5관왕 유력

한국 수영 ‘포스트 박태환’ 숙제

박태환의 ‘외로운 독주’ 막아설 선수 나올까

박태환(30·인천시청)의 수영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2007년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후 박태환의 수영 인생은 우여곡절이 심했다.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을 오가며 부진과 부활이 반복됐고, 런던 올림픽에서는 올림픽 2연패를 노렸지만 예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했다가 뒤늦게 번복되는 일을 당하면서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은 그의 이름을 딴 ‘박태환 수영장’에서 수영 종목이 열렸다. 하지만 박태환은 이 대회 직후 ‘네비도’ 투약 사실이 드러나면서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아시안게임 메달이 모두 박탈됐다. 도핑 규정 위반으로 세계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년6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도핑 적발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3년 정지하는 규정을 두고 다시 한번 소송을 벌이는 등 갖은 노력을 벌인 끝에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예선에서 기권했다.

박태환은 이후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대회 직전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지난 8월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역시 국내 첫 세계선수권대회였음에도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불참했다.

팬들이 박태환의 수영 경기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전국체전이 유일하다. 박태환은 경기고 재학 시절인 2005년부터 전국체전에 참가했다. 2008년까지 서울 소속이었고 2013년부터는 인천 소속으로 나서고 있다. 2016년 이후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고 있지만 전국대회에는 매년 참가하고 있다. 박태환의 전국체전 레이스는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14년째지만 그사이 남자 자유형 개인종목에서 박태환을 넘어선 선수는 아무도 없다. 전국체전 수영 종목은 개인종목 참가가 2종목으로 제한되는데, 14년 동안 참가한 7차례 대회에서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 금메달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 계영 400m, 800m, 혼계영 400m를 포함해 출전하는 종목에서 대부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최근 2대회에서는 연속 5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전국체전 7개 대회에서 금메달 30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땄다.

박태환은 이번에도 개인종목 2개(200m, 400m)와 계영 종목 3개에 출전한다. 다시 한번 5관왕이 유력하지만 박태환의 선전은 오히려 포스트 박태환을 내놓지 못하는 한국 수영의 문제이기도 하다. 박태환은 지난해 전국체전 때 5관왕에 오른 뒤 “제가 국가대표 타이틀을 단 지 벌써 14~15년이 넘는다. 그 기간 동안 피 튀기는 레이스를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이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이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과연 수영을 오래하는 것이 한국 수영에 꼭 좋은 건가라는 생각을 최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는 역설적으로 박태환의 3년 연속 5관왕을 저지하는 것이 한국 수영의 당면 과제다.

제100회 전국체전 수영 종목은 서울이 아닌 경북 김천에서 열린다. 경영 종목은 10월5일 접영 50m부터 시작한다. 박태환은 6일 계영 800m에서 첫 레이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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