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 장편 소설 |
---|---|
저자 | 공지영 |
출판사 | 창비사 |
출판일 | 2009년 |
발표일 | 2009년 |
작품해설
공지영이 2009년 발표한 장편소설. 창비에서 발간된 이 소설은 청각장애인 학생들을 교장과 교직원들이 지속적으로 폭행하고 성폭행했지만 솜방망이 처벌로 판결이 완료되었던 2005년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소재로 하여 크게 화제가 되었다.
작가 공지영은 이 소설을 처음 구상하게 된 것은 어떤 신문기사 한 줄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것은 마지막 선고공판이 있던 날의 법정 풍경을 그린 젊은 인턴기자의 스케치기사였다. 그 마지막 구절은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라고 되어 있었다. 작가는 이 구절을 보는 순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들의 비명소리를 들은 듯했고 가시에 찔린 듯 아파오기 시작했다고 술회하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 강인호는 아내의 주선으로 남쪽 도시 무진시(霧津市)에 있는 청각장애인학교 ‘자애학원’의 기간제교사 자리를 얻어 내려가게 된다. 한때 민주화운동의 메카였던 이 도시는 ‘무진’이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늘 지독한 안개에 뒤덮이는 곳이다. 첫날부터 마주친 짙은 안개 속에서, 그리고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교사들이 다수인 무섭도록 고요한 학교 분위기에서 그는 불길한 예감을 느낀다. 한 청각장애아(전영수)가 기차에 치어죽는 사고가 나도 이를 쉬쉬하는 교장, 행정실장, 교사들, 그리고 무진경찰서 형사 사이에서 강인호는 모종의 침묵의 카르텔이 작동하고 있음을 감지한다. 부임한 첫날부터 우연히 듣게 된 여자화장실의 비명소리를 신호탄으로 강인호는 점차 거대한 폭력의 실체를 알아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성실한 취재와 진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작가 특유의 힘있는 필치와 감수성으로 인하여 소설의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을 유지한다. 한국사회의 극단적인 이면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지 않을 수 없게 만든 이 작품은 사회에 잠재되어 있는 비리와 모순을 고발하고 모두가 애써 외면하려는 거짓과 폭력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는 비판적 사회소설의 한 전형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