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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영화작품사전 : 판타지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 Life of Pi ]

요약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얀 마텔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리안 감독의 2012년 미국영화. 구명선에서 227일간 벵골 호랑이와 공생했던 인도 소년의 모험을 다루었다. ‘신의 존재를 믿게 할 놀라운 이야기’를 실사 촬영과 CG를 결합한 환상적인 시각효과로 구현한 리안의 첫 3D영화다. 3D영화를 예술적인 차원으로 도약시켰다는 호평을 얻으며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악상을 수상하고 흥행에서도 국제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라이프 오브 파이 대표 이미지

출처 : 네이버영화 원본보기

제작연도 2012
감독 리안
출연 수라즈 샤르마, 이르판 칸, 라프 스팰, 아딜 후세인, 타부, 제라르 드파르디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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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캐나다에 살고 있는 인도인 파이 파텔이 캐나다 작가에게 오래전 자신이 경험한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도 폰티체리의 동물원에서 나고 자란 파이는 유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프랑스 수영장 이름을 본뜬 자신의 이름, 발음 때문에 놀림감이 되었던 그 이름 대신 파이라는 이름을 스스로 얻게 된 경위, 다양한 종교를 접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첫사랑에 관한 기억으로 파이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어느 날 아버지가 운영하던 동물원이 정부의 지원 중단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파이 가족은 캐나다행을 결정한다. 노아의 방주마냥 동물들을 모두 싣고 일본 화물선에 오른 파이 가족. 그러나 곧 폭풍우에 그들을 태운 배는 난파되고 갑판에 나와 있던 파이만이 살아남는다. 파이를 태운 구명선에는 얼룩말, 우랑우탄, 하이에나, 그리고 리차드 파커라는 이름의 벵골 호랑이가 함께했지만 곧 약육강식의 논리에 따라 파이와 호랑이만이 남는다.

이로써 졸지에 가족을 모두 잃고 벵골 호랑이와 함께 바다를 표류하게 된 16살 소년 파이의 생존투쟁이 시작된다. 애초에 그 구명선에는 얼룩말, 우랑우탄, 하이에나도 함께했지만 갑자기 튀어나온 벵골 호랑이 리차드 파커에게 모두 잡아먹힌다. 이제 구명선에는 파이와 벵골 호랑이만이 남았다.

파이는 리차드 파커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구명선에 연결한 튜브에서 지내며 생존 지침서를 숙독한다. 호랑이가 잠들었을 때 배에 올라 비상식량을 공수하고 그를 먹이기 위해 낚시를 하고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일기를 쓰고 신께 기도한다. 구명선에서 공생하기 위해 파이는 호각소리를 신호로 리차드 파커를 조련하지만 아버지의 말대로 그는 친구가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순간 그들은 어느 기이한 섬에 도착한다. 낮과 밤의 풍경이 확연히 다른 그곳은 알고 보니 식인섬이었다. 섬에 먹히지 않기 위해 파이 일행은 다시 표류에 나서고 이윽고 멕시코 해안에 도착한다. 도착하자마자 뒤돌아보지도 않고 곧장 숲으로 사라진 리차드 파커를 보며 파이는 그 야속함에 눈물을 흘린다.

이후 일본 보험사 직원들은 파이의 이 이야기를 믿을 수 없어 했다. 그래서 그는 다른 버전의 이야기를 그들에게 들려주었다. 동물 대신 인간들이 등장하여 서로 죽고 죽이는 이야기. 이야기를 마친 파이는 소설가에게 어느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는지를 묻는다.

작품해설

1. 제작 과정

라이프 오브 파이 본문 이미지 1

출처 : 네이버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의 제작사 폭스가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를 영화화하려는 계획을 세운 것은 원작이 출간된 해인 2001년이었다. 하지만 감독이 끊임없이 바뀌는 바람에 실제 제작에 들어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2001년부터 M. 나이트 샤말란에서 알폰소 쿠아론, 그리고 장 피에르 주네를 거쳐 리안에게 연출이 맡겨진 것은 2009년이었다. 감독을 확정하는 데 시간을 많이 허비한 폭스사는 실제 소요된 제작비보다 적은 예산으로 제작 준비 과정을 단기화하기를 원했지만 리안의 구상은 그보다 컸던 것으로 보인다.

리안은 우선 주인공 파이 역을 맡을 인물을 찾는 데 6개월의 시간을 들였다. 기나긴 오디션 끝에 3천 대 1의 경쟁을 뚫고 연기 경험이 없는 17살 인도 소년 수라즈 샤르마에게 파이 역할이 돌아갔다. 리안은 요리사로 잠깐 출연하는 제라드 드파르드외를 제외한 대부분의 배역에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그 때문에 애초에 작가 역할로 캐스팅된 토비 맥과이어의 경우 다른 배우와의 균형이 맞지 않고 드라마 몰입에 방해가 될 정도로 유명 배우라는 점 때문에 도중에 교체되었다.

촬영은 주로 인도와 대만에서 이루어졌다. 리안 감독은 원작과 영화의 실제 배경인 인도 폰디체리에서 촬영을 시작하면서 그곳 식물원을 동물원으로 개조해야 했던 제작 과정을 영화의 스토리에 반영했다(영화 초반에 파이의 아버지는 식물원을 개조하여 동물원을 만든다). 미어캣이 사는 식인섬은 대만의 켄팅국립공원에서, 바다 장면은 대만의 옛 공항 부지에 세운 거대한 수조 세트에서 찍었다.

특히 영화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바다 장면은 다양한 규모의 파도를 연출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조 세트를 최대한 활용하여 CG로 재현한 화물선이 난파하는 장면과 폭풍우 장면을 제외한 모든 바다 장면을 촬영했다. 그리고 캐나다를 배경으로 한 소수의 장면을 몬트리올에서 찍는 것으로 촬영을 마무리했다.

후반작업에서 이루어진 시각효과는 주로 벵골 호랑이를 재현하는 데 집중되었다.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2005)에서 사자 ‘아슬란’과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2011)의 유인원 ‘시저’를 창조해낸 시각효과팀(R&H)이 벵골 호랑이 리차드 파커를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들었다. 리안은 그들에게 ‘예술’을 해보자고 제안했고, 시각효과팀을 이끈 빌 웨스튼호퍼는 이 작업을 “시각효과와 예술을 결합할 첫 기회”라고 여겼다.

그들은 호랑이의 움직임과 표정, 행동 습관을 면밀히 연구하고 CG 캐릭터인 리차드 파커를 생생하게 구현해내기 위한 조사와 개발에 1년의 시간을 들였다. 네 마리의 벵골 호랑이를 섭외하여 그들을 부분적으로 실사 촬영했지만 리차드 파커가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면은 파이와 함께한 구명선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CG로 구현해야 했다. 〈라이프 오브 파이〉의 시각효과팀은 이 작업으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했다.

〈라이프 오브 파이〉 개봉에 앞서 미국 언론에서는 흥행 실패를 예측하는 부정적인 기사들을 쏟아냈지만 영화는 국제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할리우드영화로는 극히 드문 경우로 미국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벌어들여 화제가 되었다.

2. 3D 기법과 미학

라이프 오브 파이 본문 이미지 2

출처 : 네이버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는 3D영화의 역사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만한 작품이다. 개봉 즈음 〈라이프 오브 파이〉는 ‘〈아바타〉 이후의 3D(넥스트 〈아바타〉)’로 홍보되었지만 사실 리안 감독이 이 영화를 3D로 찍고 있을 때는 〈아바타〉가 공개되기 반년 전이었다. 리안 감독은 “얀 마텔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이 3D”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3D영화가 더 큰 극장 수익을 벌어들일 목적으로 제작사의 요구에 따른 데 반해 리안 감독은 3D를 이 영화의 연출 수락조건으로 내세웠다(“만약 이 영화가 2D로 방향을 잡았다면 나는 연출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리안은 3D를 테크놀로지 효과보다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편으로 사용했다. 또 예술의 한 형태로서 3D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했다.〈라이프 오브 파이〉의 3D는 돌출 이미지로 입체효과를 강조하는 기존의 3D영화와 차원을 달리하며 숱한 이미지 정보로 꽉 채운 고도로 기술적인 버추얼 이미지의 3D영화와도 다르다. 이를테면 〈아바타〉 감독 제임스 카메론과 〈호빗〉 감독 피터 잭슨이 가상의 세계를 실재보다 더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디테일한 이미지 정보들로 화면을 포화상태로 만들었다면 〈라이프 오브 파이〉의 공간들은 상대적으로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의 주 공간인 바다는 기본적으로 텅 빈 공간이며, 바다 위에 표류 중인 구명선에 한 소년과 호랑이가 거의 전부인 영화이니만큼 시각적으로 포화상태의 이미지로 꽉 채울 영화가 아니었다. 리안은 대신 물(수영장, 바다)이 주는 영감을 3D에 주요하게 반영하기로 했다. “나는 물을 3D로 표현하면 그 투명성과 반영성 때문에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창조해낼 거라고 보았다. 관객이나 제작사도 뭔가 다른 것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감독의 연출 의도에 부합하여 “단순성과 투명함, 유동성과 무한함을 지닌 물의 심오한 물질성을 3D의 공간감각으로 재창조”했다는 평가도 따랐다. 예컨대 영화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물이 맑기로 유명한 프랑스 수영장 장면은 카메라가 위치한 물속과 사람들이 수영해가는 물 표면, 그리고 호텔이 보이는 물 밖의 풍경이 3D로 잡힌다. 이러한 세 층위의 공간은 투명하게 겹쳐 관객에게 마치 물속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안겨준다. 바다 장면도 이와 유사한 공간감을 전한다.

또한 리안은 화면 안의 전경과 중경, 후경을 모두 입체로 부각시키기보다는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그 개별성이 강조된 방식으로 공간을 배치하였다. 예컨대 파이가의 동물원을 묘사한 영화의 오프닝을 보면 개별 숏 안에 등장하는 각각의 동물들은 전경이나 후경 등 다양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 숏의 주인공인 동물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평평하게 보인다. 리안이 ‘3D적인 포인트’라고 말하는 이것은 곧 사라지게 될 파라다이스를 표현하는 하나의 미학적 선택이었다.

일찍이 리안은 얀 마텔의 원작을 영상으로 옮기는 작업을 “철학책을 모험 이야기로 둔갑시키는 일종의 분장술”에 비유한 바 있다. 3D는 그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가장 효과적인 형식이었다.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라이프 오브 파이〉를 “거대한 액션 판타지 스펙터클 슈퍼히어로영화가 해왔던 3D의 패러다임을 깨부순 영화”이며,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방식으로 우리를 파이의 여정에 동참시키는 영화”라고 극찬했다. 얀 마텔이 다룬 이야기와 리안이 세계를 보는 방식이 합치된 결과인 〈라이프 오브 파이〉의 3D 미학은 시각적 경이로움보다 이야기를 감각하게 하는 새로운 형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3. 주제

〈라이프 오브 파이〉는 철학, 종교, 문학을 아우르며 진실의 문제와 신의 존재, 자연의 섭리, 생존본능과 욕구, 환상이 가진 기만과 힘 등 다양한 논제를 던진다. 우선 이 이야기를 16살 소년의 성장담이자 자아성찰담으로 볼 수 있다. 사실 파이는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다. ‘전설의 파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가는 파이의 비범한 열정을 확인할 수 있고, 힌두교와 천주교, 이슬람교를 편견 없이 접하면서 동시에 세 종교에 믿음을 갖는 과정에서는 파이의 내면에 자리잡은 어떤 영성(靈性) 같은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어떤 체계나 사상으로 이뤄진 종교보다는 초월적이고 보편적인 영적 존재로서의 신을 믿는다. 파이가 보기에, 세상에는 3300만명의 신이 있고 그 신들을 소개받는 과정은 세상에 대한 믿음을 더 크고 깊게 키워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남다른 호기심과 열정, 그리고 믿음을 가진 소년이 이후 엄청난 재난을 맞아 어떻게 자신을 구해내는지를 지켜보는 과정이 이 영화의 본론이다.

그는 기나긴 표류에서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한다. 일기를 통해 자기 자신과 대화하고, 기도를 통해 신과 대화하고, 호랑이 리차드 파커와 대화한다(다른 버전의 이야기에서 리차드 파커는 곧 파이였기에 리차드 파커와의 대화는 자기 자신과의 대화에 다름 아니다). 그것은 자기 안에서 어떤 힘을 발견해내는 진정한 성찰의 과정이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믿음의 문제, 영적인 어떤 것, 삶과 죽음의 문제, 진실과 환상의 문제 등이 제기되는 것이다.

한편으로 이 영화는 하나의 우화이기도 하다. 마지막 순간 파이가 들려준 다른 버전의 이야기에서 구명선 안의 동물들은 각각 그에 대응하는 성격을 가진 인간으로 대체된다. 이야기 속에서 주방장은 하이에나, 얼룩말은 중국인 불교 신자, 오랑우탄은 파이의 엄마, 호랑이는 파이가 된다. 그들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본성 때문에 서로를 죽고 죽이는 과정은 선과 악의 경계를 모르는, 본능밖에 없는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존재들임을 암시한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그리고 리안 감독이 자부심을 가진 대목은, 동물을 의인화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비록 리차드 파커에게 사람의 이름을 부여하기는 했지만 〈라이프 오브 파이〉는 동물을 인간의 관점으로 재단하거나 포섭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동물과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가 아니다. 파이는 처음에 호랑이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다음 순간에는 그를 먹여살리는 데 삶의 의미를 두었다. 결과적으로 파이에게 생의 의지를 부여하여 그 긴 항해에서 그를 살려낸 것은 호랑이 리차드 파커였다.

첫 번째 버전의 이야기가 두 번째 버전의 우화가 되는 데에는 소년의 환상이 필요하다. 생의 의지를 모조리 앗아가버릴 만큼 끔찍한 진실(구명선 안에서 일어난 살육전)은 환상을 거쳐 소년을 삶으로 이끌었다. 그 환상은 진실을 외면하는 거짓이라기보다는(어느 쪽이든 가족은 모두 죽었고, 그가 227일간 표류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죽음을 넘어 생으로 향하는 관문인 셈이다. 하지만 영화는 어느 쪽 이야기가 진실인지 명확하게 답을 내리는 대신 다소 모호하게 열어 둔 채 끝난다. 분명 리안은 마지막 시퀀스에서 이 이야기의 두 번째 버전을 간략히 제시함으로써 앞선 이야기를 재고하게 하였다. 하지만 그것을 (앞의 이야기를 무효화시키는) 반전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영화의 엔딩에 대해 원작자 얀 마텔은 “소설의 엔딩만큼 모호한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의 엔딩은 파이의 이야기에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진실, 인식, 믿음에 관한 중요한 질문들을 제기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 영화의 각색에 호의를 표한 바 있다.

마지막 시퀀스는, 리안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야기의 환각성, 입증할 수 없는 것을 믿게 하는 힘”이라는 이 영화의 또 다른 테마를 제시한 핵심 장면이다. 리안이 이 영화를 “스토리텔링의 의미를 검토하는 이야기”라고 언급한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

피신 몰리토 파이 파텔(16살 파이: 수라즈 샤르마, 성인 파이: 이르판 칸) : 227일간의 표류에서 살아남은 용감하며 지혜로운 인물. 현재 캐나다에 정착하여 가족을 꾸리고 대학에서 유대교를 가르치고 있다.

리차드 파커(벵골 호랑이) : 구명보트에서 파이와 공생한 호랑이. 서류상의 혼동으로 사냥꾼의 이름을 얻게 되었지만 마지막까지 야생동물의 본능을 잃지 않는다.

산토시 파텔(아딜 후세인) : 파이의 아버지. 동물원을 운영하며 파이에게 야생동물의 본능에 대해 일깨운다. 어릴 적 앓은 소아마비의 후유증으로 다리를 절지만 자신을 살린 서양 의학에 대한 신뢰로 종교보다 이성을 믿는다.

기타 파텔(타부) : 파이의 어머니. 온화하고 유연한 태도로 종교와 이성 사이의 균형을 제안하며 남편과 파이 사이를 중재한다.

작가(라프 스팰) : 2년 전 쓴 소설을 폐기하고 절망에 빠진 소설가. 파이 아버지 친구인 마마지의 소개로 파이의 이야기를 청해 듣고 새로운 소설을 구상한다.

아난디(샤라반디 사이나스) : 파이의 첫사랑. 춤을 추던 그녀의 모습에 한눈에 반하지만 파이가 캐나다로 떠나면서 헤어지게 된다.

요리사(제라르 드파르디외) : 화물선의 주방장으로 채식주의자인 파이 가족에게 모멸감을 안겨준 인종차별주의자로 무례하고 권위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마마지(엘리 아로프) : 파이 아버지의 친구로 파이가 삼촌이라 부른다. 전세계 수영장을 유람하며 파이에게 수영을 가르쳐주고 이후 소설가에게 파이를 소개한다.

명장면 명대사

내 얘길 들려줄 테니 믿고 안 믿고는 알아서 판단하세요.

- 파이

영화의 도입부에 중년의 파이가 소설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하는 대사이다. 소설가는 파이가 ‘신을 믿게 해줄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해서 왔다. 하지만 파이는 자신의 이야기가 좀처럼 믿기 어려운 이야기임을 알고 있다. 이 대사는 모든 이야기가 끝난 다음, 파이의 마지막 질문과 연결된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듭니까?

- 파이

마지막 장면에서 이야기를 다 들은 소설가에게 파이가 던지는 질문이다. 앞서 파이는 벵골 호랑이와 표류한 이야기를 하고 난 뒤 그 이야기를 믿을 수 없어 하는 사람들에게 인간들끼리 살육전을 벌인 또 다른 버전의 표류기를 들려주었다고 말한다. 파이의 이러한 질문에 소설가는 호랑이가 등장하는 버전이 더 나은 이야기라고 답한다. 〈라이프 오브 파이〉는 긴 시간 동안 믿을 수 없이 신비한 이야기를 들려준 다음, 마지막 순간 끔찍한 버전의 이야기를 반전처럼 내놓는다. 이때 파이의 질문은, 소설가의 답변과 별개로, 영화가 끝난 뒤 관객에게 열린 상태로 넘겨진다. 이야기의 층위를 다른 차원으로 옮겨 심화시키는 이 영화의 주제의식을 반영한 엔딩이다.

관련정보

원작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2001)

수상

• 2013년 아카데미 감독상(리안), 촬영상(클로디오 미란다), 시각효과상(빌 웨스튼호퍼, 길로메 로체론, 에리크-얀 드 보어, 도널드 R. 엘리엇), 음악상(마이클 다나)
• 2013년 골든글로브상 음악상(마이클 다나)
• 2013년 영국아카데미상(BAFTA) 촬영상(클로디오 미란다), 시각효과상(빌 웨스튼호퍼, 길로메 로체론, 에리크-얀 드 보어, 도널드 R. 엘리엇)
• 2012년 캔자스비평가협회상 감독상
• 2012년 런던영화비평가협회상 감독상

음악

음악감독 마이클 다나는 〈아이스 스톰〉(1997)과 〈라이드 위드 데블〉(1999)에서 음악을 맡았으며 이번이 리안 감독과의 세 번째 작업이다. 영화의 배경과 주제에 맞추어 인도풍의 음악을 작곡했으며 인도 뮤지션과 협업하여 노래를 타밀어로 녹음했다. 마이클 다나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에서 각각 음악상을 수상했다.

연관 영화

〈캡틴 필립스〉(2013, 폴 그린글래스) : 바다 한가운데 홀로 해적들과 대치하는 선장의 사투를 그린 영화

〈캐스트 어웨이〉(2000, 로버트 저메키스) : 비행기 사고로 무인도에서 홀로 4년을 보낸 뒤 탈출에 성공하는 한 인물의 생존투쟁기를 다룬 영화

〈라이프보트〉(1944, 앨프리드 히치콕) : 2차대전 중 독일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여객선 생존자들이 한대의 구명선에 오른다. 구명선을 하나의 소우주로 재현한 앨프리드 히치콕 연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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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공처 정보

  • 집필 강소원

    부산국제영화제 전문위원. 1969년 부산 출생.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예술학과 영화영상이론전공 박사. 부산영화평론가협회와 부산독립영화협회 회원. 부산국제영화제 전문위원. 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 동의대학교 영상미디어센터 전임연구원. 부산대학교, 동서대학교 시간강사. 공저로 『오즈 야스지로』, 『한국영화사 공부: 1980-1997』, 『김기덕: 60년대 한국 대중 장르영화의 최전선』이 있다. 자세히보기

  • 감수 김영진 교수, 영화평론가

    교수. 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 교수이자 전주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이다. 쓴 책으로 <미지의 명감독>, <영화가 욕망하는 것들>, <평론가 매혈기>, <코스타 가브라스> 등이 있다.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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