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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영화작품사전 : 판타지 영화

비틀쥬스

[ Beetlejuice ]

요약 〈비틀쥬스〉는 팀 버튼이 1988년에 연출한 두 번째 장편영화이다. 판타지, 코미디, 공포를 넘나드는 이야기와 독특한 감각의 시각효과로 팀 버튼 특유의 연출 스타일을 확립했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비틀쥬스 대표 이미지

출처 : 네이버영화 원본보기

제작연도 1988
감독 팀 버튼
출연 마이클 키튼, 알렉 볼드윈, 지나 데이비스, 위노나 라이더, 캐서린 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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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한적한 교외에 살고 있는 아담과 바바라 부부는 휴가를 맞아 집수리를 하려고 한다. 하지만 필요한 물건을 사기 위해 마을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자동차가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하고 집에 돌아온 부부는 자신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집 바깥은 거대한 모래벌레가 돌아다니는 지옥이라 나가지 못한다. 집 안에서 ‘죽은 자를 위한 가이드북’이라는 책을 발견한 부부는 저승으로 가는 통로를 발견해 담당자를 만나는데 그 집에서 125년간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듣는다.

한편 이들의 집으로 찰스 가족이 이사 오는데 집 인테리어를 뜯어고치려는 모습에 당황한 아담과 바바라는 그들 앞에 나타나 겁주려 하나 효과가 없다. 다만 찰스 가족의 딸인 리디아만이 부부 유령의 존재를 알고 그들과 소통한다. 집 공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아담 부부는 유령들을 위해 산 사람들을 퇴치해준다는 ‘비틀쥬스’의 존재를 알게 된다.

비틀쥬스와 만난 부부는 그의 음흉함에 거부감을 느껴 피하고, 자신들만의 힘으로 찰스 일가에게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찰스 부부는 놀라기는커녕 유령을 이용해 테마파크를 만들어 돈을 벌 궁리를 한다. 찰스 부부와 동료들은 ‘죽은 자를 위한 가이드북’을 이용해 아담과 바바라 부부를 소환하고, 현실의 육체로 소환된 부부는 급격히 늙어간다.

이를 저지하려는 리디아는 급히 비틀쥬스에게 도움을 청하고 비틀쥬스는 그녀에게 결혼해달라는 조건을 내건다. 리디아의 승낙을 받아 찰스 부부의 동료들을 처치한 뒤 리디아와 결혼식을 올리려는데 아담과 바바라가 집 바깥의 모래벌레를 불러들여 비틀쥬스를 삼키게 하고 리디아를 구한다. 이후 아담 부부는 찰스 가족과 함께 한집에서 평화롭게 살아간다.

작품해설

1. 제작 과정과 제목의 유래

1979년 캘리포니아예술대학교(칼아츠)를 졸업한 팀 버튼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프랑켄위니〉를 비롯한 몇편의 애니메이션과 실사 단편영화를 연출하지만 고딕, 몬스터, 유령 등의 소재에 집착하는 그의 기괴한 작품 성향이 아이들을 놀라게 한다는 이유로 디즈니에서 해고된다.

하지만 이후 〈프랑켄위니〉를 인상적으로 보았던 TV 프로그램 〈피위 허먼 쇼〉의 진행자 폴 루벤스가 프로그램의 영화화를 제안했고, 800만달러의 저예산으로 만든 첫 장편영화 〈피위의 대모험〉은 4천만달러가 넘는 수익을 기록했다. 흥행에 성공한 팀 버튼은 이제 자신의 작품 세계를 마음껏 펼칠 자유를 얻었는데, 그 시작이 바로 〈비틀쥬스〉였다.

〈피위의 대모험〉의 성공 이후 팀 버튼에게는 시나리오가 쇄도했고, 상상력과 독창성을 무엇보다 중시했던 그는 마이클 맥도웰이 쓴 〈비틀쥬스〉 대본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맥도웰이 쓴 원본은 이후에 나온 영화보다 덜 코믹했으며 훨씬 폭력적이었다. 이를테면 자동차 사고에서 바바라의 팔이 부러지는 과정을 자세하게 묘사했으며, 찰스 가족이 유령에 씐 채 춤추는 만찬 장면도 귀신 들린 카펫에 공격당한다는 식이었다. 비틀쥬스 또한 날개 달린 악마의 이미지였는데, 맥도웰이 쓴 대본에서는 리디아와 결혼하는 것보다 겁탈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시나리오 수정작업을 진행한 〈아담스 패밀리〉의 각본가 래리 윌슨과 워런 스카렌은 아담과 바바라 부부의 집 바깥 모래벌레가 다니는 사후 세계, 저승 사무국 등 새로운 설정을 가미해 영화의 톤을 대폭 바꾸었다.

비틀쥬스라는 캐릭터 이름과 제목은 오리온 자리의 적색거성 ‘베텔게우스’(Betelgeuse, 영어로는 비틀쥬스라 발음한다)에서 따왔다.

2. 캐스팅

애초 팀 버튼이 비틀쥬스 역으로 캐스팅하고 싶어 했던 배우는 자신의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였으나 제작사인 게펜 스튜디오에서 마이클 키튼을 추천했다. 리디아 역에는 다이앤 레인, 사라 제시카 파커, 브룩 실즈 등에게 제안이 갔으나 모두 거절당했고, 팀 버튼 감독은 〈루카스〉에서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위노나 라이더를 낙점하게 된다.

3. 영화적 기법과 팀 버튼 양식

비틀쥬스 본문 이미지 1

출처 : 네이버영화

〈비틀쥬스〉의 제작비는 1500만달러였으나 팀 버튼 감독이 특수효과에 사용한 예산은 100만달러에 불과했다. 그의 의도는 “싸 보이고 가짜처럼 여겨지길 원했다”였으니, 어릴 때 보고 자랐던 B급영화에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이러한 의도를 구현하기 위해 팀 버튼은 〈에이리언〉의 미술감독이었던 안톤 펄스트와 작업하고 싶어 했으나, 이후 〈가위손〉과 〈배트맨2〉에서도 협업하게 되는 보 웰치를 미술감독으로 최종 낙점한다.

〈비틀쥬스〉의 독특한 영상미는 세트, 소품 등 미술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블루 스크린 합성기법 등 아날로그 특수효과를 통해 완성되었다.

팀 버튼과 보 웰치는 고전영화들과 미술에서 영감을 받은 세트와 소품들을 선보였다. 예컨대 집과 저승 사무국을 연결하는 통로의 문은 비뚤어진 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이것은 1920년대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세트를 코믹하게 과장한 것이다. 그리고 아담 부부가 죽은 뒤 집 바깥에 펼쳐지는 모래벌레의 사막 풍경은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원래 독일 표현주의 영화에서 기하학적으로 일그러진 세트는 광기와 공포를 상징하는 장치였다. 하지만 〈비틀쥬스〉에서 그러한 세트는 공포를 넘어 초현실적인 판타지는 물론 코믹한 느낌까지 낳는다. 그리고 여기에 팀 버튼 영상미학의 핵심이 담겨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표현주의 영화나 고딕, 호러 등 어둡고 공포스러운 장르에 매혹되었으며 그의 수많은 캐릭터들도 거기서 따왔다.

하지만 팀 버튼의 손에 완성된 캐릭터들은 단순히 호러, 고딕 등으로 규정할 수 없는 다채로운 성격을 띠게 된다. 예컨대 첫인상은 무섭고 기괴한 에드워드 가위손(〈가위손〉)이나, 해골 모양의 잭 스켈링튼(〈크리스마스 악몽〉)은 한편으로 신비스런 캐릭터들이자 장차 연민의 대상이 된다. 〈비틀쥬스〉에서도 모래벌레와 비틀쥬스는 애초 무서운 존재들이지만 화려한 색감의 모래벌레는 흉측하지 않고, 광대처럼 분장하고 옷을 입은 비틀쥬스는 익살스럽다. 찰스 가족을 겁주기 위해 얼굴 가죽을 일그러트리는 아담과 바바라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장면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호러, 고딕, 코미디를 아우르는 팀 버튼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버튼스케이프(Burton-scape, 팀 버튼식 풍경) 또는 버트네스크(Burton-esque, 팀 버튼 양식)라 부른다.

4. 주제

비틀쥬스 본문 이미지 2

출처 : 네이버영화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은 팀 버튼의 캐릭터만이 아니다. 그는 많은 작품에서 정상과 비정상, 선과 악의 이분법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담아왔다. 〈비틀쥬스〉에서도 그러한 이야기 구조는 주제의식으로 직결된다.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죽은 사람들이 주인공이고 그들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대개의 영화에서 산 사람이 정상이고 유령들은 비정상이자 공포의 대상이다. 하지만 유령이 주인공인 〈비틀쥬스〉에서는 유령들이 정상이고 산 사람들이 공포의 대상이 된다.

찰스 가족의 딸인 리디아는 현실에서는 우울하고 외로운 소녀지만 유령인 아담과 바바라에게는 유일한 소통의 대상이자 비틀쥬스에게는 구혼까지 받는다. 말하자면 사람들이 비정상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존재들에게 연민과 애착을 가지고 다른 관점에서 그들을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 〈비틀쥬스〉를 포함한 팀 버튼 영화들의 가치다. 마이클 키튼이 연기한 비틀쥬스 역시 선악이 모호한 존재인데 저승사자처럼 산 자들을 심판하는 이도 아니요 악마와 같은 공포의 화신도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욕망에 따라서만 행동한다는 점에서 비틀쥬스는 이전까지 호러영화에 등장한 초자연적 존재들 중 가장 독특하고 입체적인 악동 캐릭터라 할 수 있다.

5. 속편에 대한 후일담과 흥행 기록, 평가

〈비틀쥬스〉는 1500만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총 7370만달러의 흥행 성공을 거두었다. 이에 힘입어 1990년에는 〈비틀쥬스 하와이 가다〉라는 제목의 속편이 기획되었으며 마이클 키튼과 위노나 라이더 역시 참여를 확정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팀 버튼 감독이 〈배트맨〉 작업에 들어가면서 무산됐다. 대신 〈ABC〉에서 방영된 애니메이션 〈비틀쥬스〉에 제작자로 참여했다. 애니메이션 〈비틀쥬스〉 또한 1989년부터 1992년까지 시즌4 동안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그럼에도 영화의 속편에 대한 소식은 끊이지 않았는데 2011년 워너브러더스는 팀 버튼의 〈다크 섀도우〉의 각본을 쓴 세스 그레이엄 스미스가 〈비틀쥬스2〉의 각본을 맡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최근인 2013년 12월19일에는 배우 위노나 라이더가 “리디아는 나에게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캐릭터다. 27년 뒤의 그녀는 어떻게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라는 말과 함께 속편 참여를 암시하기도 했다.

〈비틀쥬스〉는 개봉 당시 평단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 〈시카고 리더〉의 조너선 로젠봄은 “다른 어떤 영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독창성과 창조성”을 높이 샀고, 영화평론가 폴린 카엘은 “코미디의 고전”이라 극찬했다. 〈워싱턴 포스트〉의 데슨 하우 역시 “기괴함과 코미디, 호러의 완벽한 균형”이라는 평가를 남겼으며 〈뉴욕타임스〉의 빈센트 캔비는 마이클 키튼의 연기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아울러 이 영화는 미국영화연구소(AFI) 선정 역대 최고의 코미디 88위에 랭크되었다.

주요 등장인물

아담 메이틀랜드(알렉 볼드윈) : 뉴잉글랜드주 교외에서 아내와 단둘이 살아가던 젊은 남자.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모형을 만드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바바라 메이틀랜드(지나 데이비스) : 아담의 아내. 휴가를 맞아 집을 수리하기 위해 남편과 필요한 물건을 사러 나갔다가 사고를 당해 부부가 함께 유령이 된다.

리디아 디츠(위노나 라이더) : 죽은 아담 부부의 집으로 이사 온 찰스 가족의 장녀. 사진이 취미인 외로운 소녀로, 유령을 볼 수 있다.

비틀쥬스(마이클 키튼) : 유령들을 위해 산 사람을 몰아내는 일을 하는 해결사. 아담 부부를 위해 일을 시작했으나 사이가 틀어지고 리디아와의 결혼을 노린다.

주노(실비아 시드니) : 아담과 바바라를 담당한 사후 세계의 공무원. 부부에게 비틀쥬스를 조심하라고 경고한다.

명장면 명대사

찰스 가족의 만찬 장면.

음식은 기괴한 몬스터로 변하고 가족들은 유령에 씐 채로 노래 부르고 춤을 춘다. 음식으로 나온 새우가 괴물로 변하는 장면 등에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이 활용되었으며 호러, 코미디, 판타지가 잘 어우러진 뮤지컬 장면으로 연출되었다.


내 인생이 암실이에요.

- 리디아

죽은 아담 부부의 집으로 이사 오던 날, 사진을 좋아하는 딸 리디아를 위해 아버지 찰스가 새집에 암실을 꾸며주겠다고 하자 그녀는 이렇게 중얼거린다. 리디아 캐릭터는 어린 시절부터 비사교적이었고 혼자 몬스터영화를 즐겼던 팀 버튼 감독의 페르소나이기도 하다.

관련정보

수상

• 1988년 새턴 어워즈 최우수 공포영화, 최우수 여우조연상(실비아 시드니), 최우수 분장상(비 닐, 스티브 라포르테, 로버트 쇼트)
• 1989년 제61회 아카데미상 분장상(매기 웨스턴, 파브리지오 스포르자)
• 1989년 BMI 필름&TV 어워즈 영화음악상(대니 엘프먼)
• 1989년 전미비평가협회상 남우주연상(마이클 키튼)

음악

〈Day-O : The Banana Boat Song〉(해리 벨라폰테)
유령에 씐 찰스 가족들이 춤추고 노래부르는 장면에서, 빙의된 가족들이 부르는 노래. 해리 벨라폰테가 1956년에 발표한 노래로 원곡은 자메이카의 민요이다. 애초 바나나를 배에 싣는 일을 했던 부두 노동자들의 노동요였으며, 날이 밝으면 일이 끝나 집에 갈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리 벨라폰테의 또 다른 곡 〈Jump in the Line(Shake, Senora)〉도 영화의 결말부 아담, 바바라 부부 함께 살게 된 리디아가 허공에 뜬 채 춤을 추는 장면에서 사용되었다.

연관 영화

〈아담스 패밀리〉(1991, 배리 소넨필드) : 몬스터 가족과 그들을 집에서 쫓아내려는 자의 이야기

〈프라이트너〉(1996, 피터 잭슨) : 유령과 소통하는 능력을 사업 아이템으로 개발한 남자

출처

제공처 정보

  • 집필 조민준

    영화평론가. 1974년 부산 출생. 부산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TV드라마 전문지 〈드라마틱〉 편집장, 장르문학 전문지 〈판타스틱〉 편집장, 한겨레신문 ESC팀 객원기자, SBS TV 〈접속! 무비월드〉 작가. 저서로 인터뷰집 〈7인의 PD 드라마를 말하다〉가 있다. 자세히보기

  • 감수 김영진 교수, 영화평론가

    교수. 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 교수이자 전주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이다. 쓴 책으로 <미지의 명감독>, <영화가 욕망하는 것들>, <평론가 매혈기>, <코스타 가브라스> 등이 있다. 자세히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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