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상대방이 말이 안되는 소리를 할 때 개 풀 뜯어먹는 소리한다고 표현하는데, 개들이 풀 뜯어먹는 건 사실입니다.

개 들이 잡식성이어서 풀을 뜯어 먹는것은 아니고, 많은 육식 동물에서 풀을 뜯어먹는 장면이 관찰된다고 합니다. 심지어 사자도 포함해서... 육식 동물들이 풀을 뜯어먹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집에서 사육하는 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양분이 부족해서 풀을 뜯어먹는 것이 아니라, 속이 좋지 않은 경우에 그런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야생에서 초식 동물인 사슴이 육식을 하는 경우와 육식 동물인 사자가 풀을 뜯는 현상은 그리 드문 현상은 아니라고 합니다.

초 식 동물과 육식 동물의 경우에 소화기관과 치아의 구조가 크게 다르지만, 모든 동물에게 특정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고 소화를 시킬 수 있다면 어느 쪽을 먹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육식 동물의 경우 풀 자체를 소화시킬 수는 없기에 풀만을 먹고는 살 수가 없습니다. 초식 동물이 풀을 분해할 수 있는 것은 직접 소화 효소를 분비해서가 아니라 풀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을 소화기관에서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화가 잘 되는 과일을 먹이로 한다면 호랑이도 잘 살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초식동물에게 육식을 시켜서 광우병이 생겼다는 것은 조금 과장된 표현입니다. 육식으로 인해서 광우병이 생긴 것이 아니라, 광우병에 걸려서 폐기되어야할 짐승을 먹이로 사용한 것이 원인입니다. 마치 AIDS가 섹스때문에 생겼다는 것과 같은 표현입니다. AIDS는 AIDS 환자와 접촉한 경우에 생기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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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설명
네 셔널 지오그라피 같은 유선방송, 혹은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육식동물이 초식을 하는 경우나 초식동물이 육식을 하는 경우가 자주 관찰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규정짓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은 선입견이 너무 과장되어 일반화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육식동물의 경우 식물섬유질인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는 셀룰라아제라는 효소를 발휘하는 세균을 장내에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초식 자체만으로 모든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는 없다. 반면 소나 양 같은 초식 동물들은 위에 셀룰라아제를 분해하는 효소를 가진 세균들이 서식하고 있어서 식물로부터 탄수화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세균들의 활동이 그다지 활발한 것이 아니어서 되새김질을 하여 좀 더 잘게 씹었다가 삼키는 것이다.

식물은 오로지 셀룰로오스만 함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가지 다른 영양분도 있기 때문에 육식동물이 초식을 해서 영양분을 조금이 나마 섭취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야생 육식 동물들이 풀을 먹는 이유가 영양분 섭취를 위함이라고 단정짓기는 무리한 점이 있다.

그 반대로 초식동물이 육식을 하는 경우도 많이 관찰된다. 초식동물들은 신체 구조상 사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보통 죽은 동물들의 고기를 먹는다. 초식동물들이 죽은 고기를 발견하면 풀보다 오히려 육식을 즐기는 것 또한 흥미롭다. 아무래도 육식이 영양가가 있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겠지만.. 초식동물의 장기 구조상 육식을 해서는 안될 특별한 이유는 없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육식, 초식 동물의 차이란 아마도 사냥을 할 수 있느냐 혹은 장내에 셀룰로오스를 분해할 수 있는 세균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른 구분이라고 생각하면 될지도 모르겠다.(사실 이것도 좀 비합리적인 구분이다. 육식동물인 하이에나의 경우 사냥을 거의 하지 못하고 죽은 동물의 고기만 먹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