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라호나 화구호는 얼핏보면 모양이 비슷합니다. 말씀하신대로 화산 정상에 "움푹 패인 곳"에 물이 고인 것이죠.

그러나 그 형성 원인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화산폭발시에 마그마(흔히들 용암이라 부르는 것)가 흘러나와 마그마 분출구 가장자리에 쌓이면서 굳으면 높은 가장자리를 빙 둘러서 높은 담처럼 굳게됩니다. 이러한 모양을 조금 유식한 말로 "cinder cone"이라고 합니다. 그 병풍처럼 빙 두른 화구 가운데 낮은 곳으로 물이 채워지면 그것이 화구호입니다. 이런 화산은 마그마의 성질이 묽어서 울컥울컥 넘쳐나는 곳에서 형성됩니다.

그런데 어떤 화산은 마그마가 꽤 끈적끈적하여(점성이 높아) 폭발할때까지 꾹 참고 있다가 갑자기 엄청난 양의 마그마를 폭발적으로 분출합니다. 이렇게 많은 양의 마그마를 한꺼번에 내뿜으면 당연히 지하의 마그마가 채워져있던 곳에 빈 공간이 생기지요. 이 때 화산 정상의 암반이 주저앉으면서(침하 또는 함몰) 낮은 부분이 생기는 것이지요. 이런 곳에 물이 채워지면 그것이 칼데라호입니다.

즉, 칼데라는 땅이 함몰되면서 생기는 것이고 화구호는 가장자리가 높아지면서 생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칼데라호는 크기가 화구호에 비해 보통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