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인상주의 시기] 폴 세잔(Paul Cézanne, 1839~1906)은 서구 미술이 19세기 인상주의에서 20세기 모더니즘으로 넘어가는 데에 가교 역할을 한 인물이다. 칸딘스키는 “마티스-색채, 피카소–형태”라며 이 두 인물이 “위대한 목표를 지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이후 서구 미술은 자신을 ‘자연의 모방’, 즉 가시적 현실의 재현으로 이해해왔다. 회화에서 드로잉은 대상의 윤곽을, 채색은 대상의 색채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의무로부터 마티스는 색채를, 피카소는 형태를 해방시켰다. 흥미로운 것은 현대미술의 이 두 위대한 이정표가 모두 세잔을 ‘우리 모두의 아버지’라 불렀다는 점이다. 세잔이 없었다면 현대미술은 아예 탄생하지 못했거나, 최소한 그 출발이 훨씬 더 늦추어졌을 것이다. 세잔의 이력은 그 자체가 프랑스 미술사의 요약이라 할 수 있다. 그 안에서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로 이어지는 19세기 프랑스의 미술사가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