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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억5000만원…'김환기 불패신화' 또 韓미술품 최고가(종합)

12일 케이옥션 미술품 경매서 사상최고가 경신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04-12 17:50 송고 | 2017-04-12 18:53 최종수정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에서 열린 경매에서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고(故) 김환기 화백(1913-1974)의 1973년작 'Tranquillity(고요) 5-IV-73 #310'(Oil on cotton, 261×205㎝)가 65억5000만원에 낙찰되고 있다. 이 작품은 2015~2016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김환기 전시 '선(線)·면(面)·점(點)'에서 출품됐다가 이번 경매에 나오게 됐다. 2017.4.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K옥션에서 열린 경매에서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고(故) 김환기 화백(1913-1974)의 1973년작 'Tranquillity(고요) 5-IV-73 #310'(Oil on cotton, 261×205㎝)가 65억5000만원에 낙찰되고 있다. 이 작품은 2015~2016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김환기 전시 '선(線)·면(面)·점(點)'에서 출품됐다가 이번 경매에 나오게 됐다. 2017.4.1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고(故) 김환기 화백(1913-1974)의 작품이 1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대표 이상규) 경매에서 65억5000만원에 낙찰되며 한국 미술품 사상 최고가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 이로써 한국 미술품 최고가 톱5 기록은 여전히 김환기 화백이 '수성'하게 됐다. 이전 최고가는 지난해 11월 서울옥션(대표 이옥경) 홍콩 경매에서 4150만홍콩달러(약 63억2626만원)에 낙찰됐던 김 화백의 1970년작 '12-V-70 #172'였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시작된 경매에서 경매번호 39번, 추정가 55억~70억원 선에 출품된 김환기 화백의 1973년 작 'Tranquillity(고요) 5-IV-73 #310'(Oil on cotton, 261×205㎝)는 시작가 55억원에서 경매를 시작해 8차례 경합 끝에 65억500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높은 추정가인 70억원을 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급격한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의 '신중론'이 반영된 것 같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김환기의 1973년 뉴욕시대 전면점화 작품이 출품돼 다시 한번 국내 미술품 최고가 경신에 도전한다. 추정가는 55-70억원. (케이옥션 제공) © News1
김환기의 1973년 뉴욕시대 전면점화 작품이 출품돼 다시 한번 국내 미술품 최고가 경신에 도전한다. 추정가는 55-70억원. (케이옥션 제공) © News1

◇"김환기가 김환기를 추월할 일만 남았다"

케이옥션 측에 따르면 이번 경매에 출품된 김환기 작품은 '뉴욕시대' 대작 중 하나로 1974년 김 화백이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제작됐다. 1973년 10~11월 미국 뉴욕의 포인덱스터 화랑에서 열렸던 김 화백 개인전 6개월 전에 제작된 것으로, 당시 전시 출품작들과 유사한 패턴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케이옥션 측의 설명이다. 이 작품은 2015~2016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김환기 전시 '선(線)·면(面)·점(點)'에 출품됐다가 1년4개월여 만에 경매시장에 나오게 됐다.

케이옥션 측은 "은하수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원형의 점철은 정연한 리듬을 획득하고, 그것을 구획 짓는 흰색 띠는 점의 흐름을 바꿔놓아 단조로운 화면에 긴장과 생기를 부여하는 작품"이라며 "작품의 색채 역시 한껏 밝고 환한 푸른 빛을 띠고 있는데, 회색의 잿빛 점들로 변모하는 김 화백 말년의 작품들과 비교하면 작가의 맑은 생명력과 서정성이 반영된 마지막 작품 중 하나로 여겨져 더욱 귀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매 현장에서 만난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강남대 교수)은 '김환기 최고가 경신'에 대해 "세계 미술시장에서 아시아 추상미술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국 추상회화의 선구자인 김환기에 관한 관심이 시장에서 반영된 것"이라며 "김 화백은 '아트 프라이스'의 '세계 500대 작가'에 한국 대표 작가로 들어가 있는 만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글로벌 아티스트'로서 인지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미술시장이 호황이던 2006~2007년에 박수근 화백이 시장을 주도했다면, 2010년부터는 이우환 화백, 2014년부터는 김환기의 '선두랠리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이제 김 화백 자신이 자신의 기록을 끊임없이 추월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역대 김환기 최고가 작품들. 왼쪽부터 63억, 54억, 48억, 47억원 순. © News1
역대 김환기 최고가 작품들. 왼쪽부터 63억, 54억, 48억, 47억원 순. © News1

◇47억, 48억, 54억, 63억, 그리고 65억5000만원…2년여간의 숨 가쁜 질주

미술시장에서 김환기의 '질주'는 2015년부터 10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서울옥션은 홍콩경매에서 김환기의 1971년작 '19-Ⅶ-71 #209'를 3100만홍콩달러(약 47억2100만원)에 낙찰시키며 2007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45억2000만원에 낙찰됐던 박수근의 '빨래터' 이후 8년만에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이 작품은 국내 미술시장에 '단색화' 열풍의 시초가 됐던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의 단색화' 전시에 출품됐던 것으로 작품 이력(provenance)이 확실한 김환기의 1970년대 뉴욕시대 전면점화에 대한 새로운 시장성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서울옥션에 따르면 이 작품은 미술관을 운영하는 아시아 컬렉터가 구매했다. 김환기 작품 종전 최고가는 30억5000만원에 낙찰됐던 '꽃과 항아리'(80호)였다. 향토적 서정성이 짙은 반구상 작품이 아닌, 김환기 말년의 추상회화는 이때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서울옥션은 2016년 4월과 5월 홍콩경매를 잇달아 열며 '김환기 신고가'에 도전했다. 4월 경매에서 김환기의 1970년작이 3300만홍콩달러(약 48억6750만원)에 낙찰되며 이전 최고가 기록을 뒤집었고, 5월 열린 경매에서는 1971년 작이 3000만홍콩달러(약 45억6000만원)에 낙찰돼 최고가에 다시 한번 바짝 다가섰다.

서울옥션이 세운 기록들은 이내 케이옥션에 의해 뒤집혔다. 2016년 6월 케이옥션은 김환기의 1972년 작 '무제 27-Ⅶ-72 #228'을 54억원에 낙찰시키며 '김환기 100억원 신화'가 머지 않았음을 알렸다.

그러나 다섯 달 뒤인 11월 서울옥션은 홍콩 경매에서 김환기의 1970년 작 '12-V-70 #172'를 4150만홍콩달러(약 63억2626만원)에 낙찰시키며 한국 미술품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5개월 간의 '숨고르기'를 마친 김 화백 작품은 이번 경매에서 결국 또다시 자신의 '최고가 기록'을 넘어서며 한국 미술품 사상 가장 비싼 작품 가격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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