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여고생 살인범, 계획적 범죄..."극도의 불안감과 당혹감 느꼈을 것"

차상미 기자 승인 2018.09.11 22:41 의견 1

(사진=채널A 보도화면)

[한국정경신문=차상미 기자] 경찰이 '전남 강진 실종 여고생은 아버지 친구의 계획·단독 범죄로 살해됐다'고 결론짓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

11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숨진 피의자 김모(51)씨를 이번주 중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범행 전후 동선과 김씨가 범행도구와 약물을 미리 준비한 점을 토대로 김씨의 단독·계획범죄로 판단했다.

시신이 부패한 상태로 발견돼 성폭행이나 폭행 흔적은 확인할 수 없었으나 골절과 흉기가 사용된 흔적이 없어서 사인은 질식사 가능성이 크다는 법의학자 소견이 나왔다.

극단적 선택 직전 강진 여고생 살인범은 평소 자신이 자주 다니던 저수지를 찾았는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불안한 심리를 달래기 위해 간 것인지 등 의견이 분분했다.

숨진 장소는 자신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600m 떨어진 곳이다. 범죄심리학자들은 강진 여고생 살인범이 자신을 향한 수사망이 좁혀지는 등 심리적 압박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16일 실종신고 직후 B양(16)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전화를 한 뒤 집을 찾아오자 극도의 불안감과 당혹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A씨는 이날 밤 11시쯤 자신의 집에 B양의 어머니가 찾아오자 가족에게 "집 안의 불을 다 끄라"고 한 뒤 뒷문으로 그대로 달아났다.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시신 유기 후 경찰이 발견했는지 등 상황을 전혀 몰랐을 것이다. 오히려 상황파악이 안되다 보니, 더욱 불안했을 것"이라며 "신원파악이 안 되도록 여고생의 옷도 없애고 했는데, 몇 시간 후 (B양의) 어머니와 경찰이 찾아오니 매우 당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죄책감 반, 자포자기 반' 심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살을 미리 계획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자살을 염두에 뒀다면 유서를 남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씨가 극단적 선택 직전 저수지를 간 이유에 대해선 의견이 다소 분분한데, 이미 심경에 변화가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선택을 위한 길 아니었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범인이 범행 장소에 대한 혼란을 주려고 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다"며 "범인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이 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을 것인데, 시신이 발견된 장소가 아닌 저수지쪽으로 혼선을 주려는 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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