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스님 “포항 ‘형제파’가 대한민국 거덜내”

봉암사(문경)/도재기 기자

전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이명박 정권은 서이독경(鼠耳讀經) 정권”이라며 현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스님은 또 조계종 총무원이 대정부 투쟁에 나선 것에 대해 “총무원장 스님이 부처님의 정법대로 일을 추진한다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 문경의 봉암사 선원에서 동안거(3개월에 걸친 겨울철 집중 수행) 중인 명진스님은 3일 경향신문과 만나 현 정부의 독단적인 정책 추진과 4대강 사업, 종교편향 정책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봉은사의 총무원 직영사찰화 이후 봉암사에 머물러온 스님은 이날 오후 봉은사 신도들이 봉암사 스님들을 위해 마련한 대중공양 행사에 참석한 뒤 대중법회도 열었다.

문경봉암사에서 동안거 중인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이 3일 선방 대중공양을 온 신도들에게 법문을 하고있다. /김석구 기자

문경봉암사에서 동안거 중인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이 3일 선방 대중공양을 온 신도들에게 법문을 하고있다. /김석구 기자

대중법회 전인 오전 9시30분 객방에서 차담(茶啖)을 나누며 “우이독경(牛耳讀經)이라는 것은 말이 통하지 않아 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 옳은 말을 듣지 않는 경우를 뜻하는데, 이명박 정권이야말로 국민의 소리를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일을 한다”면서 “현 정권을 4자성어에 빗댄다면 ‘쥐 귀에 경 읽기’, 즉 ‘서이독경 정권’”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명진스님은 또 “연평도 포격 사태 이후 이 대통령은 국민의 단합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현 정권은 포항 등 영남지역과 동지상고·소망교회에 편중된 인사, 빈부 갈등을 심화시키는 정책들, 최악의 남북갈등 상태 조장, 특히 종교갈등까지 부추키고 있다”면서 “입으로는 사회 통합을 말하면서 속으로는 사회를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게 현정부다. 아예 얼굴에 철판을 깐 ‘철판 정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님은 “청와대가 조직폭력배나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대포폰을 차고 민간인 사찰을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포항의 ‘형제파’가 ‘형님먼저, 아우먼저’ 하면서 이 나라를 거덜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님은 또 “불교계가 예산 몇푼에 정부에 예속되지 않아야 한다”며 “정부의 종교편향, 민족문화에 대한 무지 등이 드러난 만큼 총무원과 자승 원장스님이 불교의 자주성을 내세워 정법대로 간다면 헌신적으로 도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그러나 “총무원이 물밑 협상을 통해 정부와 적당히 타협한다면 큰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암사 선원에서 ‘한주’직을 맡고 있다는 스님은 “도반들과 함께 새벽 3시에 일어나 하루 10시간 정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봉은사의 대중공양 행사에는 봉은사 신도들 외에 부산·대전에서 온 불자 등 모두 400여명이 참여했다.

<봉암사(문경)/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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