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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행동단에서 버스를 띄울 때마다 가장 큰 도움을 주시는 분은 리산님이다. 리산님은 8년 전, 지리산 세석에서 장터목으로 향하고 있었다. 밧줄 타는 바위 앞에서 마주 오는 산객으로부터 소식을 들었다. 배낭을 내려놓고 쉬었는데 바람이 겨울처럼 차다고 기억하였다. 5월은 해마다 오는데 그 분은 계절과 달라서 이제 오지 못하신다고 하였다. 5월은 산꽃이 피는 계절이다.

 

딴지행동단은 백남기 농민이 쓰러진 2015년 겨울부터 활동을 개시했다. 이후 클럽이 만들어진 2016년 1월, 첫 단체 일정으로 봉하마을 신년참배를 택했다. 당시 39명의 인원과 현지 합류 인원을 합하여 50여 명의 인원이 봉하마을을 방문했더랬다.

 

그리고 1년 몇개월이 지나 8주기를 이틀 앞둔 5월 21일 110명의 딴지일보 회원을 실은 버스가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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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가 만선일 (사진 제공 : 야x4어딜봐) 

 

 

생각해보면 2016년 1월에는 한 회원이 바닐라라떼를 마시고, 배가 아프다고 휴게소는 언제 가냐며 사정했던 일이 있다. 당시에 본인이 남긴 글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지금은 가정을 이루어 방구쟁이 마누라로 본인의 장건강을 과시하고 있다. 진행진을 제외하고 눈만비, 좌뇌상실이연씨, 썬미, doggylim, goldenbug, 규아상 등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동행해주셨다. 리산, 인샬라, 등번호구번 등이 후원해주신 덕분으로 김밥과 간식, 생수를 제공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플랜카드 등 디자인은 블러드김이 해주었다.

 

당일 새벽에 먼저 봉하에 내려간 인원을 통해서 현장 상황을 미리 입수할 수 있었다. 차량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방문객이 상당했기에 남성주 휴게소에서 차량을 집결시키고 자율적으로 점심식사를 권했다. 3호차 선탑을 맡아준 얼음님은 사당에서만 인원을 태우고 출발하여 대기시간이 길었다. 이분의 직업에 대해서는 여기서 밝히기 어렵지만, 늘상 하던 일이었던 터라 요즈음의 뉴스에서 보았던 탁월한 인재 등용이 아니었나 자화자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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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주휴게소에서 (사진제공 : 유메르)

 

 

봉하를 진입하는 도중 정체와 통제를 예상하고 진영 시내를 조금 벗어나 1.8km가량 떨어진 위치에서 전원 하차하여 걷기 시작했다. 예정된 더위가 엄습했고 태양은 강렬했다. 참배단은 묵묵히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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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건너 임시주차장에도 차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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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입부터 (사진 제공 : 유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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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전봇대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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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릴 수 있는 곳마다 현수막이 참배단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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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모습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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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배단은 먼저 단체 추모를 하기로 하고 묘역으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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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참배단 중 두 형제가 대표로 분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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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 이후에는 너럭바위 묘소 앞에서 원형으로 둘러서서 추모하였다. (사진 제공 : BONEWOR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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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 앞에서 이렇게 단체 촬영을 하였다.

 

 




달려라하니님의 타임랩스로 참배단의 이동모습을 확인할 수 있겠다. 

 

 

이후에 세시 삼십 분까지 자유일정을 가졌다. 어떤 분은 묘역에 한참을 서 있었고, 어떤 회원은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몇몇은 모여서 막걸리를 마셨다. 저마다 비슷한 말을 했다. 


'조금은 마음이 가볍다.'


변하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뒷산 개울가에도 봄이 오는가 싶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가벼워진 옷차림처럼 그렇게 말이다.

 

이 글을 맺는 중에도 잊을 수 없는 8년 전 서울역의 모습이 있다. 분향하고 난 뒤에 정신을 놓고 오열했다. 지난 해에도 묘역에 들어설 때, 묵념을 할 때, 박석의 문구를 읽을 때마다 어른스럽지 못하였다. 지금은 아닌가 하면 꼭 그렇지만도 못하다. 마지막으로 예전에 남긴 사진 몇 장을 붙인다. 혹 그때 같이 서울역에 있던 인연이 이날 다시 버스에서 동행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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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동행에 감사드립니다.

딴지행동 Ted. 배상

 





Ted.


편집 : 딴지일보 인지니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