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홍대 사각디자인과 졸업생입니다. 졸업 후 이태리에서 공부 후 지금은 파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우선 질문에 답변을 드리자면요, 

1. 홍익대 들어가려면 수능반영과목중에 저는 언어/사탐/외국어 를 보려고하는데, 그럼 저거 외에 모든 과목은 다 빵점 맞아도 홍익대 입학에 전혀 문제 없나요?그리고 총 몇명을 뽑고, 한해 지원자는 대충 어느정돈지?

2. 홍익대에 내신비중이 어느정도이고, 내신은 어떤걸 보는지, 내신을 망하면 수능을 잘봐도 소용없나요? 

수능과 내신 반영 비율, 입학정원 등은 학교 입시/홍보 담당부서에 문의 하시면 가장 정확하게 아실 수 있습니다. 제가 졸업한지 꽤 되었고 매년 입시가 조금씩 변하니깐요. 하지만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수능, 내신 모두 잘 하셔야 합니다. 제가 입학할 당시에 저희 과 합격생의 평균 수능은 예체능 계열 전국 석차 2%이내 이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내신 또한 1,2등급 안 이였구요.

그리고 한 해 지원자는 과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시디, 산디과는 수능 점수대가 높은 관계로 입학 정원의 7,8 배의 지원자가 있었습니다. 타 과는 그보다 조금 더 많은 10배 정도 였던걸로 기억하구요. 하지만 모든 지원자가 실기시험을 볼 수 있는것은 아니구요, 수능 점수로 정원의 6배수의 인원을 먼저 가려냅니다. 따라서 아무리 그림을 잘 그려도 기본적인 수능 점수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실기시험의 자격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3. 미대입시학원을 1학년 2학기나 아예 2학년때부터 다녀도 늦지 않나요? 그리고 다니면 공부+미술을 해야되니까 정말 많이 힘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미대입시 준비는 중1때부터 했습니다. 제가 좀 일찍 시작한 편이구요, 친구들을 보면 고2, 3때 시작했던 친구들도 많이 있습니다. 중요한건 언제 시작하느냐가 아니고 얼마큼 그리냐겠죠.

학업과 실기를 병행하는건 절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게 고민이 되서 포기하실 거라면, 포기하세요. 그정도의 노력과 열정이 없다면 그 어떤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든 비대 입시생들이 입시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혼자 힘들고 혼자 분리한 상황은 절대 아닙니다.

4.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제 그림실력은 별거 아닌가요?^^; 보여드리진 못하지만 그냥 생각하시기에... 홍익대 실기시험땐 미술수재들이 깔려서 제 능력은 묻히는 정돈가요? 

실제로 그림을 보지 못해서 어떻게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유치원, 초등학교 시절 그리던 그림이랑 입시 미술은 많이 다릅니다. 많은 연습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주위에서 소질이 있다고 하셨다니까, 열심히 준비하시면 불가능 하진 않을꺼란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정말 열심히 하셔야 한다는 것 말씀 드리고 싶네요.

5. 홍익대 4년제인가요? 등록금과 한학년당 얼마가 깨지는지좀.. 저희집이 잘 못살아서요..부모님이 차비도 없고 가끔 그러세요;;용돈도 거의 안받아요 저는..그러면 저같은 사람은 당연히 재학중에 알바를 해야겠죠? 빽 없구요 ; 그래도 제가 미대간다면 허락하실거에요.

4년제이구요, 학비는 사립이기때문에 국립이나 시립학교에 비해 많이 비싸구요, 특히 미대는 타대보다 더 비쌉니다. 정확한 학비는 학교에 문의하세요. 매년 오르기 때문에 전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학비 뿐 아니라, 작업시 필요한 재료비, 교재비, 졸전비용 등등도 적지 않게 듭니다. 하지만, 학자금 대출도 있고, 장학금도 있으니까 방법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홍대가 4년제인지도 모르시고 홍대 그것도 서울미대를 가고싶다고 하시는건 이해하기 어렵네요. 왜 가고싶으신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셨으면 하네요.

6. 제가 공부를 좀 못합니다.. 특히 수학은 20점댑니다;; ㅡㅡ 미쳤죠.. ㅋㅋ 그래서 그런데 수능볼때 홍익대가  목표로 굳어지면, 언어/사탐/외국어 만 파서 1,2등급 맏고 딴과목은 필요없으면 아예 손안대고 수업시간때도 걍 잠 보충할까 생각중인데요.. ㅋㅋ그러면 희망이라도 있을것같은데 ㅜ

이런계획은 너무 위험한가요?? 제가 딴데엔 소질이없어서 아예..

홍익대에 올인할까 생각중입니다..  진짜 저는 공부에 안맞습니다.. 야자할땐 막 미쳐요 사람이.. 그정도에요 ㅜ

하여튼 언어/사탐/외국어만 공부하면(말그대로 딴건 다 수능빵점맞기 작정하고,) 너무 위험한건가요?

홍대 미대는 공부 못하고 그림만 잘 그리는 사람이 오는 곳이 아닙니다. 홍대 미대는 '홍대 앞 클럽'이라고 말할때나 쓰는 동네 이름이 아님니다. 홍익 대학교 미술대학 입니다. 

7. 이탈리아 유학이나 일본 유학은 돈이 얼마나 드나요?

 이태리 가면 홍대나오는것보다 큰 디자이너가 될 수있나요? 아예 이탈리아 에서 취업하고도 살수있는지..홍대입학 안하고, 고딩 졸업하면  마랑고니에 바로 입학할수있나요?시험을 본다면 어떻게 보는지 자격은 무엇인지 자세히좀.. 

 고딩 졸업후 바로 일본 도쿄모드, 문화복장학원 이런데로 유학가면 한국서 취업 수월한지, 아니면 일본에서 취업할수있는지..시험을 본다면 어떻게 보는지 자격은 무엇인지 자세히좀..

(특히 7번은 좀 아시는분이면 자세히 설명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마랑고니에 입학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쉽지도 않습니다. 입학은 포트폴리오 심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졸업 후에 체류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이태리에서 취업하고 살 수도 있습니다. 유학비용은 한해 학비만 환율에 따라 1500-2000만원 정도 합니다. 그 밖에 생활에 드는 비용은 한달에 150- 200만원, 경우에 따라 더 들기도 하구요. 최소 비용으로 말씀드리면 일년에 4000만원이상 든다고 생각하시면 될것 같네요.

덧붙여 말씀드리면, 마랑고니던 문화복장학원이건 외국학교 졸업장 하나만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에서도 취업 쉽지 않습니다. 개인의 능력이 우선입니다. 더욱이 외국학교만을 졸업한 후의 한국 취업은 더욱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질문자님의 상황을 고려해 볼때, 제대로 디자인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말도 잘 통하지 않을 외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한다는 건 무모할 수 있습니다. 전공 디자인에 대한 기초 지식이나 기본적인 드로잉 실력, 컴퓨터 그래픽 스킬 등등이 없이는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한국에서 미대를 나오고 언어를 1년이상 준비하고 때로는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들도 힘들어 합니다.  

8. 만약에 홍대 재학중이시라면, 과마다 남녀 비율이 어느정돈지 ㅋ 아무과나요..

 (산디과나 패디과 아시면 좀 ㅎㅎ)  그리고 물좋은지.. ㅋ 홍익대 가면 재밌나요?? 분위기 어때요?

cc도 많은지 ㅋㅋ별걸 다물어봐서 지송 ㅎㅎ

남녀 비율은 여자가 월등히 많습니다. 8:2 정도 될까요? 다른 질문은 답하지 않겠습니다.

9. 홍익대 입학때 비리가 쩐다는데요...엄마친구께서 ..홍대에서 무슨 그림 뽑을때 강당에 쫙 늘어놓고 한사람이 지나다니면서 뽑히는건 마포자루 끝으로 툭툭 치고 다닌다고 ...ㅡㅡ 그러신다네요.  그리고 누구누구 딸아들 이면 뽑고... 그런다는데 정말 비리 있나요 진짜 짜증나네요;;  

강당에 쫙 늘어놓고 뽑는건 사실입니다. 각 과의 교수님들이 와서 직접 뽑으시는거구요, 마포자루가 아니고 마대자루겠죠.. 그리고 이런 방식이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은 이해할 수 없네요. 거의 모든 미대에서 실기 시험 평가는 이런 방식으로 합니다. 또 비리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비리가 있다고 해도, 비리로 뽑히는 사람이 한 해에 몇 명이나 될까요? 또 비리가 있다고 할지언정, 실력이 있으면 들어갑니다.

10. 마지막으로 재학분이시면 나름대로 공부 노하우?? 이런거랑요, ^^자기만의 명언같은거요.. 힘낼수있게요 ^^해주고 싶은 말도...

정말로 간절히 원하시면 할 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하세요. 그래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그래도 그 노력을 통해 얻은게 분명히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왜 홍대 미대에 가고싶은지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셔야 할 것 같네요. 그냥 공부는 못하고 그림엔 소질이 있는것 같아서라는 식의 이유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학교의 이름이 미래를 보장해 주지는 않습니다. 졸업 후에나 저도 느낀 것이지만, 때로는 학교의 이름이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기만 하면 저절로 유명하고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는것이 아닙니다. 아무데나 취직할 수 있는것도 절대 아닙니다. 대학 입시보다 열 배는 더 아니 그 이상 공부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입시 준비에 대해 말씀드리면, 저는 6년 동안 입시 미술을 준비했지만, 홍대를 가겠다는 결정은 수능 보기 세달 전쯤 했습니다. 다시 말해 제가 그림을 그릴 때는 어느 학교를 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는 단순한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했습니다. 쉽게 갈 요령을 궁리하거나 도움 안 되는 고민을 하는 시간에 한 장 이라도 더 공부하고 그리세요. 

또 하나, 홍대 미대에 올인 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해 보이네요. 지방의 2년제 전문대를 가더라도 자신이 열심히 노력을 한다면 훌륭한 디자이너는 얼마든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진로를 미리 미리 생각하는 것은 좋지만, 그 목표가 좀더 근본적이고 진지해야 할 것 같네요. 그림을 정말로 그리고 싶고 패션 디자이너든 제품 디자이너든 어떠어떠한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 그 마음만큼 열심히 노력하세요. 그러면 경제적인 상황이나 다른 여건들이 어렵더라도 길이 반드시 보일겁니다. 열심히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