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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라스트사무라이 줄거리좀...
shin**** 조회수 7,263 작성일2004.05.15
줄거리와 라스트사무라이를보고 느낀 점들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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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의 소용돌이 속, 목숨을 걸고서도 지키고 싶은 신념이 있다!
조국과 명예를 위해 목숨을 걸고 전장터를 누볐던 네이든 알그렌 대위(탐 크루즈). 그러나 남북전쟁이 끝난 후, 세상은 변했다. 용기와 희생, 명예와 같은 군인의 덕목은 실용주의와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시대 흐름에 밀려 설 자리를 잃게 되고, 그가 참여했던 전쟁의 명분조차 퇴색해버리자 알그렌은 허탈감에 빠진다. 그리고 지구 반대편에선 또 한명의 무사가 가치관의 혼란 속에 갈등을 겪고 있었다. 황제와 국가에 목숨 바쳐 충성해온 사무라이의 마지막 지도자 카츠모토(켄 와타나베)가 바로 그. 미국이 신문명의 조류 속에서 변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있던 그 시기에 일본의 전통 문화 역시 서양 문물의 도입으로 개혁의 홍역을 앓고, 새롭게 도입된 철도와 우편제도는 사무라이가 수세기 동안 목숨 걸고 지켜온 가치관을 뒤흔들어 놓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카츠모토에게 사무라이의 정신이 없는 삶은 곧 죽음이었다.

격동의 시대, 서로 다른 세계. 그리고 단 하나의 길!
비슷한 처지에 놓이게 된 알그렌과 카츠모토, 이 두 군인은 서구 열강의 신 문물에 매료된 일본 제국의 젊은 황제가 신식 군대 조련을 위해 알그렌을 초빙하면서 운명적으로 조우하게 된다. 서구화를 가속화 시키기 위해 황제의 측근들은 사무라이 집단을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알그렌은 자신이 뜻밖에도 사무라이에 대해 연민과 동질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깨닫는다. 신념과 무사정신으로 무장한 사무라이의 모습이야말로 한때 자기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던가! 두 시대와 두 세계가 거세게 충돌하는 이 낯선 세계에 던져진 알그렌. 그는 군인의 명예심 하나로 자기의 앞길을 헤쳐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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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일 년에 한 편 꼴로 영화에 출연하고 있는 탐 크루즈의 신작은 당황스럽게도 사무라이에 대한 영화입니다. 개봉 전에 몇 번인가 접한 예고편에서 볼 수 있었던 사무라이 갑주를 입은 서양인 탐 크루즈의 모습은 의외로 위화감이 적은 편이긴 했습니다만, 서양인, 그것도 탐 크루즈 같은 배우가 출연하는 사무라이 영화가 제대로 되었을리가 있을까, 서양인의 동양에 대한 이상한 편견에 사로잡힌 시각에서 무사도, 사무라이 같은 키워드를 풀어 나가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 별 다른 기대도 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라스트 사무라이는 제 생각보다는 훨씬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서양인이 동양 문화를 이해하는 왜곡된 시각에서 사무라이와 무사도를 논하지 않아요. 의외로 충실하게 사무라이와 무사도라는 개념을 재현하고 드러내면서, 알그렌 대위(탐 크루즈)를 내세워 서양인의 입장, 그리고 동서양이라는 차이를 초월한 인간의 입장에서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점을 대단히 높이 사주고 싶어요.

비단 그런 점 때문이 아니더라도 이 영화는 꽤 흥미롭습니다. 세밀하게 묘사된 일본의 모습이나, 사무라이들의 시대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이야기도 꽤 짜임새있고 재미있지요. 일본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훌륭했구요. 거기에 사무라이들과 일본 제국군들의 전투씬이라는 꽤 스케일이 큰 볼 거리도 가미되어 있습니다.

양손 엄지 손가락을 번쩍 치켜들며 대단해! 라고 감탄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의 재미를 주면서 이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영화는 그리 흔하지 않죠. 미국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가치관 차이 탓인지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한 모양입니다만, 한국이나 일본 쪽에서의 결과는 어떨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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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요즘 헐리우드에는 노골적으로 일본이나 일본 문화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많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개봉했었던 KILL BILL Vol.1 도 그렇고, 이번에 개봉한 라스트 사무라이도 그렇고 말이죠. 이런 영화를 볼 때 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우리나라에는 이런 식으로 내세울 만한 걸로 무엇이 있을까 싶어요. 우리나라도 일본 못지 않은 과거와 역사, 그리고 문화가 존재하는 데 말입니다. 결국은 그런 것들을 얼마나 잘 보존해 왔느냐의 차이일까요. 아니면 단순한 국력의 차이일까요. 언젠가 우리나라의 문화도 이런 식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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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래 부분은 영화의 내용이 다소 포함 되어 있으니, 앞으로 이 영화를 관람할 계획이 있으신 분은 읽지 말고 패스해 주세요.

마지막 부분에서 알그렌 대위가 살아 남는 부분을 두고 사람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더군요. 알그렌도 사무라이의 정신을 알고 무사도라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마지막 전투에서 전사하거나 천황 앞에서 할복을 했어야 했다... 라는 의견이 의외로 많던데, 제 생각에는 지금의 엔딩도 괜찮지 않나 싶어요. 말로 설명하기는 애매하지만, 알그렌은 사무라이와 무사도의 정신적인 측면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지, 그런 사무라이의 관습까지 따르고 있는 건 아니니까요. 물론 그렇게 명예롭게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 사무라이와 무사도의 정신일 수도 있지만, 뭐랄까. 그것과 이것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할까요. 아, 말로 설명하기가 정말 힘들군요. -_-a

200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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