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증상으로 체크하는 황반변성

박효순 기자

단순 노안인 줄 알고 방치하다 실명 위험

당뇨망막병증, 녹내장과 함께 3대 실명질환으로 꼽히는 황반변성 환자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한국망막학회에 따르면 황반변성 환자는 10년 전에 비해 7.4배 급증했으며, 특히 40~50대 중·장년층 발병률이 9배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황반변성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은 고령화와 더불어 서구화된 식습관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영업자 김모씨(62)는 독서를 위해 돋보기를 자주 사용하던 중 초점이 맞지 않고 글자가 휘어져 보이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노안으로 인한 시력저하를 예상했지만 진단 결과는 뜻밖에도 출혈을 동반한 황반변성으로 나왔다. 김씨가 앓고 있는 황반변성은 초기에는 일반적인 노안과 증상이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지만 점차 시야가 흐려져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문상웅 교수는 “나이를 먹으면서 돋보기를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지만 만약 돋보기를 썼을 때 글자가 흔들려 보이거나 초점이 맞지 않는 등 시력이 교정되지 않는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구 내부에는 얇은 신경층이 존재한다. 안구에서 이 신경층은 사진기에서의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하며 황반은 이 신경층 중에서도 가장 중심부에 위치하는 작은 부위다. 지름 약 1.4㎜의 원형 부위로, 황갈색을 띠어 주변부의 다른 신경층과 구분된다. 황반변성이란 이 황반부위가 기능을 잃는 질환을 말한다. 노화로 인해 황반부위에 이상이나 변성이 생기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며 고도근시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황반변성은 치료가 어렵다. 특히 출혈을 동반한 황반변성은 치료가 더 어려우며 병의 진행도 빨라 흔히 실명으로 이어진다. 기존 레이저 치료법 등은 근본적으로 혈관인자를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재발되거나 신경층이 위축되기도 하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혈관인자를 항체를 이용해 억제하는 눈주사(루센티스)가 개발돼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 성적을 높이고 있다. 이 치료법은 반복적으로 안구 내에 약물을 주입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현재로선 황반변성 환자의 시력을 호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문상웅 교수는 “황반변성을 조기 발견하려면 바둑판처럼 생긴 ‘암슬러 격자’를 한쪽 눈씩 가리고 주기적으로 바라보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황반변성 의심증상

사물의 주변이 보이고 중심은 안 보인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외래에서 문상웅 교수가 황반변성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눈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안과 외래에서 문상웅 교수가 황반변성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의 눈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황반은 눈 기능의 90%를 담당하는 주요 부위다. 사물의 상이 맺히는 부분의 중심에 위치하므로 기능이 소실될 경우 주변부는 보이지만 중심부는 잘 보이지 않게 된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구분하려면 사람의 얼굴을 확인하게 되는데, 황반변성일 경우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특히 황반에 이상이 발생하면 글자가 토막나 보이거나 흔들려 보이는 현상이 생긴다.

한쪽 눈으로 보면 글씨가 끊어져 보인다

황반변성은 대부분 한쪽 눈에 먼저 발병하는데, 이 때 정상적인 눈이 질환을 앓고 있는 눈의 기능을 보충해 주기 때문에 증상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한쪽 눈을 가리고 사물을 보는 것이 황반변성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된다. 한 눈만을 이용해 책을 보았을 때 가운데가 검게 뭉쳐 보이거나 글씨가 끊어져 보이면 황반변성을 의심해 보고 반드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사물의 한 부분이 볼록하게 보인다

황반변성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변시증’이다. 이는 사물의 모양이 변형되어 보이는 증상으로 출혈이 발생하는 위험한 종류의 황반변성에서 흔히 동반되는 현상이다. 벽면의 한 부분이 볼록하게 튀어나와 보인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많은 것은 신경층 밑의 출혈로 인해 황반부가 볼록하게 튀어 나오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 변시증 역시 한쪽 눈씩 가리고 검사하는 것이 발견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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