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주님 같은 경우 뮤지컬 1세대로 불리지만 그건 국내에서 최초로 뮤지컬을 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동랑 유치진이 연출한 최초의 뮤지컬 '포기와 베스'이래 우리 나라에 뮤지컬 공연은

추송웅, 윤복희, 유인촌 등 많은 배우나 혹은 가수들에 의해 꾸준히 시도되어 왔지만

남경주, 전수경, 주원성님 등 본격적인 뮤지컬 전문 배우들이 양성되고

뮤지컬이 대중문화의 한 장르로 확고히 인식되기 시작한 90년대 배우들을 가리켜

뮤지컬 1세대라는 말을 쓰는 겁니다.

남경읍 선생님은 스타 1세대 이전부터 활동을 해 오셨구요.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의 신화로 불리는 '사랑은 비를 타고' 초연 멤버이십니다.

다만  뮤지컬이 대중들에게 크게 알려지고 인기를 얻게 될 무렵인 몇년 전부터는

본인이 작품을 하시는 것은 되도록 고사하고 후진 양성에만 힘을 쏟는다고 하시는군요.

대학교에 출강도 하고, 명동에 남뮤지컬컴퍼니라는 아카데미도 개설하고,

작년인가 뮤지컬 지망생들이 나오는 무슨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셨고요.

남경읍 선생님이 동생에 비해 유명하지 않은 것은 결코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남경주씨는 한창 활동할 젊을 때 많은 작품을 할 기회가 있었고, 또 당시에는 전문적인 뮤지컬

배우가 적었기에 주역이란 주역을 다 맡아서 더욱 유명해진 측면도 있구요. 남경읍님도 지금같이 뮤지컬 붐이 일어날 때 다시 무대에 서시면 인지도로나 실력으로나 많은 인기를 얻으실 텐데. 스스로 후진 양성 때문인지

고사하시고 있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지요.

연기로 말한다면, 제가 보기에 남경주님과 비슷한 모습도 보입니다. 연기 자체에서

연습벌레, 철저한 완벽주의자로서의 자세가 묻어난다는 점이 그렇지요. 그러나 그 외에 스타일 면에서는

많이 다릅니다. 남경주씨가 요즘은 나이가 들수록 원숙해지는 면이 있지만 젊을 때 연기는 꽤 날카로운 면이 많았는데 남경읍선생님의 연기는 여유와 유머가 밴 느낌이 많았지요. 목소리 톤도 많이 다르고요..

이번 공연에 남경주씨는 나오지 않는다고 알고 있지만.. 공연을 보시면

왜 많은 배우들이 '선생님 덕에 연기를 시작했다'고 하는지 아실 수 있을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