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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왜 종교계의 반발을 샀나요?
stma**** 조회수 42,203 작성일2003.02.16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시작했을때
극장앞에서 종교계가 데모를 했었다는데.

왜 종교계의 반발을 샀나요?
내용이 훼손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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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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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
고수
뮤지컬, 오페라 41위, 성악, 오페라음악 분야에서 활동
본인 입력 포함 정보
앤드류 로이드 웨버...저도 좋아합니다.




그 이유는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의 영향이 컸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도 한 번 초연된 적이 있었죠^-^엄청 가위질 당했었지만-_-a


아래 글은 원종원 님이 쓰신 '스포츠투데이 연재칼럼'에서 퍼 온 것입니다.참고하시길...



예수는 헤비메탈 가수,열두 사도는 히피족?

황당한 만화이야기 같지만 바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내용이다.이 뮤지컬은 일찍이 국내에도 소개됐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대부분 막달라 마리아의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은 알지만, 유다가 자살할 때도 이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모른다.또 로마군인에게 체포되기 전 마지막 고뇌를 담은 예수의 겟세마네 기도가 헤비메탈 가수에 의해 찢어지는 듯한 괴성으로 불린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1971년 브로드웨이의 마크 헬링턴극장에서 '슈퍼스타'가 초연됐을 때 극장 밖에서는 흥분한 기독교인들의 데모가 소용돌이쳤다.우유부단한 예수,불쌍한 유다라는 극 내용이 용납될 수 없는 불경(不敬)이란 것이었다.예수를 슈퍼스타라 부르는 것 자체가 신격모독이라는 항의도 있었다.그러나 입장권은 연일 매진됐고, 음반도 날개 돋친 듯 팔렸다.후에 '캐츠'와 '오페라의 유령'을 작곡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약관의 나이에 저지른 대사건이었다.



'슈퍼스타'는 록 뮤지컬이다.요즘 록음악은 대중화 됐지만,60~70년대는 사정이 달랐다.록 음악은 당시 서구를 휩쓸던 히피나 반전주의자들이 즐겨듣던 음악으로 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과 반항의 상징이었다.하긴 2000년전 예수가 기존 사회에 대한 저항정신의 기수였던 점을 상기한다면 실로 절묘한 대비가 아닐 수 없다.

웨버의 실험정신은 캐스팅에서도 돋보인다.예수역으로 전설적 록 밴드인 '딥 퍼플'의 리드 싱어 이안 길런을 내세운 것이다.72년 발표된 이들의 대표곡 'Smoke On The Water'는 록음악의 성서 격으로 통한다.그런 딥 퍼플의 리드싱어가 예수로 나왔으니 요즘으로 치자면 유승준이 세종대왕역을 맡은 셈이나 마찬가지다.가히 충격적인 발상의 전환이다.
그런데 아이로니컬하게 우리나라에서 와서 그 내용이 정반대로 변했다.윤복희,이종용,故 추송웅 등 기독교인 출연자들이 주축을 이뤄 충실한 종교적 해석을 가미했기 때문이다.그래서 원작자의 번뜩이는 비판정신은 무뎌지고 말았다.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된 격일까.


기독교인들의 그렇게 심한 박해(?)를 받으며 웨버가 말하려 했던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2000년전 예수의 죽음을 오늘에 재조명해 보자는 의도였을 것이다.유다는 "예수,당신은 왜 하필 매스미디어도 없는 이런 옛날에 태어났지? 차라리 20세기를 선택했다면 TV고,신문이고 난리를 쳤을 것 아니오..."라고 노래한다.20세기 마지막 성탄절, 과연 우리는 유다가 아니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30년 연륜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현재도 생명을 갖고 성장 중이다. 98년부터 전 영국을 순회 중인 30주년 기념공연이 초연못지않은 과감한 무대 표현과 실험 정신으로 세인의 이목을 징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음악과 주제라는 뿌리는 같지만 잎과 가지인 표현방식은 계속 자라고 있다.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 언덕을 향하는 예수의 이마로 한줄기 선명한 피가 흐른다. 황급히 뛰어드는 카메라맨과 조명기사.그들은 예수가 한 걸음씩 발을 옮길 때마다 십자가를 에워싸고 소란을 피운다. 극장 위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희대의 예수 공개 처형 장면이 생방송된다.
반면 무대 한편에서는 유다가 반라의 무희들과 함께 라스베이거스 쇼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이며 등장한다. 번쩍거리는 무대의상의 유다가 무선 마이크를 들고 열창을 하면 무대 건너쪽의 10대 소녀들은 열광의 환호성을 지른다.

1970년판 '슈퍼스타'의 깜짝 배역이 예수로 분장한 딥 퍼플의 '이언 길런'이었다면,세기말 '슈퍼스타' 캐스팅의 백미는 헤롯왕으로 등장하는 '앨리스 쿠퍼'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그의 원래 이름은 '빈센트 퍼니어'. 연예인들은 예명을 다반사로 쓰지만 그의 경우는 각별하다. 16세기에 화형당한 마녀 '앨리스 쿠퍼'가 자신의 전생이라며 아예
본명을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이름의 사연만큼이나 그의 무대는 기괴하기로 유명하다. 공연도중 닭의 목을 자르고, 돼지 피가 담긴 봉투를 배에 숨겨뒀다가 칼로 찔러 터뜨리는가 하면, 비단 구렁이를 온 몸에 감고 나오기도 한다. 예수를 조롱하는 악역 헤롯왕의 전력으로는 전혀 손색이 없다.

동양계 막달라 마리아의 출연도 흥미롭다. 이색 캐스팅의 주인공은 필리핀 태생의 '조안나 앰필'. 18세 때 '레 미제라블'의 제작진인 셴버그와 부빌 콤비의 눈에 들어 일약 '미스 사이공'의 주역으로 발탁된 뮤지컬계의 신데렐라다. 아시아를 소재로 한 작품 외에 서양 뮤지컬의 동양인 주인공은 그녀가 최초로써 검은 눈동자, 검은 머리의 '막달라 마리아'가 주는 이색적인 캐스팅은 세기말 '슈퍼스타'의 신비감을 배가시킨다.

하기는 전장의 잔혹함도 안방극장으로 생중계되는 요즘이고 보면, 예수의 죽음을 이렇게 포장하지 않고서는 설득력이 반감될지도 모른다. 또 종교적 의미를 떠나 역사 속에 묻힐 수 있는 예수의 진정한 희생을 매번 새롭게 각인해보자는 의미도 내재돼 있을 것이다. 뮤지컬은 영화나 TV와 달리 공연마다 새로운 해석이 가미되고 문화상품으로의 가치 평가도 달라진다. 새로운 즈믄 해의 '예수'와 '유다'그리고 '헤롯'과 '막달라 마리아'는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하다.

200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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