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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간장게장
xork**** 조회수 10,072 작성일2008.01.19

제가 간장 게장과 양념 게장을 무지 좋아해서 제가한번 만들어 볼려 그랬는데 엄마가 봄에 해준데요 !!!!! 그래서 그전에 비법 좀 전수 받을려고그러는데 좀가리켜주세요 모 전에 사먹어 봤는데 디따짜요 그래서 버려버렸죠

그래서 네이버에 이렇게 올림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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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dg****
영웅
학교생활 13위, 가수, 빵, 과자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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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게무덤이 된 간장게장

간장게장을 먹다 보면 문득 참 지독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살아있는 꽃게의 다리와 몸통을 잘라낸 뒤 달인 간장을 부어 푹 삭혀야만 제 맛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지난한 요리과정도 과정이려니와 딱딱한 게의 각질 속을 파헤쳐가며 살을 발라먹는 식용법 또한 보기에 따라 괴이쩍을 수도 있다. 그래도 맹렬한 식욕을 자극하는 간장게장의 유혹은 과식을 부르니 어쩌란 말이냐!
한 번은 도서관에 갔다가 ‘꽃게무덤’이라는 소설책을 보고 그 자리에서 독파했다. 간장게장을 유난히 좋아하다 보니, 책 제목만으로도 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 책은 ‘뱀장어 스튜’로 유명한 작가 권지예의 소설집이다.
역시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한 인간이 겪는 ‘지독한 사랑’을 간장게장이라는 ‘지독한 음식’과 병치시켜 대구(對句)적 은유의 맛을 살려낸 소설이랄까. 작가는 간장 게장을 모티브로 활용해 ‘괴기스럽고 엽기적이지만 또 몹시 에로틱한 느낌’을 주는 소설 공간을 보여준다.
큰 줄거리는 도를 넘을 정도로 간장게장을 탐식하는 한 여자와 홀연히 사라져버린 그녀를 잊지 못하는 한 남자의 가슴 시린 사연이다. 홀연히 남자의 앞에 나타났던 여자는 살을 발라먹고 남은 꽃게 무덤처럼, 텅빈 공간만을 덩그러니 남긴 채 사라져버린다.

 


“그녀와 함께 사는 동안 그는 알레르기를 극복했고 게의 쫀득한 생살의 향취를 알게 되었다.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란 이렇게 체질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는 이해할 수 없는 화학변화란 생각이 들 무렵, 그녀는 떠났다. 그러나 그 화학반응은 명백한 불가역반응이다. 입맛과 몸의 변화는 예전처럼 돌아가지 못했다. 마치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없듯이. 간혹 그는 그녀를 그리워하듯이 게장을 그리워하고 있는 자신의 입맛을 느낀다”

 

<권지예 소설집 ‘꽃게무덤’ 中 >

 

꽃게무덤’ 의 한 구절이다. 이 소설에는 간장게장을 탐닉하는 그녀(여주인공)가 조선간장으로 게장을 담는 장면이 나온다. ‘간장게장 담는 법’을 묘사한 내용이 아주 상세하다. 책을 읽다가 ‘이 방법대로 간장게장을 담아볼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을 정도다. 게다가 그녀가 게장 먹기에 몰두하는 모습은 마치 ‘간장게장을 맛있게 먹는 법’을 보여주는 듯하다.
‘꽃게무덤’을 읽은 후 나는 추억 속의 게장 맛을 그리워하며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났다.

 

# 추억의 음식 '돌게장'

간장게장 맛은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해마다 꽃게 철이 되면 외할머니 생각이 난다. 어릴 적 유난히 입이 짧았던 나는 밥투정이 잦았다. 내밥투정을 잠재운 외할머니의 비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간장게장이다. 할머니가 게딱지에 밥 한 술을 넣어 비벼 주시면 신기하게도 밥맛이 살아나곤 했다.
할머니는 박하지라 불리던 민꽃게를 사다가 조선간장을 달여 게장을 담아 밥상에 올렸는데, 그 맛이 유별났다. 민꽃게는 살은 적으나 맛이 좋아 게장을 주로 담가 먹었는데, 돌게장이라고 불렀다.
돌게장 맛도 맛이려니와 게장을 담그는 거사(?)를 구경하는 일도 재미가 쏠쏠했다. 민꽃게는 꽃게보다 아주 힘이 세고 사나워서 손가락을 물리기라도 하면 빨간 선혈이 흐를 정도였다.
외할머니가 우물가에서 민꽃게를 손질해 항아리에 담글 때마다 민꽃게가 도망치지 못하게 감시하는 일은 내 몫이었다. 행여 게에게 물릴까 두려워 긴 막대기를 들고 예상 도주로를 미리 차단하는 방법으로 게들의 탈출을 막았다. 하지만 어찌나 빠르고 힘이 좋은지 눈 깜짝할 사이에 하수구나 꽃밭으로 탈출을 감행하는 녀석들을 잡느라 애를 먹곤 했다. 항아리에 담긴 민꽃게들은 바그락바그락 소리를 내며 거품을 물었다. 마치 머지않아 게장이 될 운명을 알고 있는 듯 했다. 외할머니는 마늘, 양파, 고추, 대추 등을 넣고 미리 달여놓은 조선간장을 항아리에 붓고는 뿌듯한 눈길로 바라보곤 하셨다.

그 뒤로도 서너번 간장 다리는 냄새가 이어지다가 잊을만하면 곰삭은 돌게장이 밥상에 올랐다. 그 맛은 희한했다. 게장의 간간한 감칠맛은 밥맛을 살려줬다. 간장게장 맛의 결정체는 뭐니뭐니 해도 게딱지다. 거무튀튀한 내장과 부산물을 가득 담고 있는 게딱지에 따뜻한 밥을 한 숟가락 퍼 담고 살짝 비벼먹는 그 맛이란! 밥도둑이 따로 없다. 밥도둑이란 말은 참으로 식상한 표현이지만 이럴 땐 어쩔 수 없다.
이제는 어머니의 솜씨가 담긴 간장게장을 먹지만 그 옛날 추억의 맛보다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 참을 수 없는 간장게장의 유혹

꽃게철이면 외할머니의 손맛 담긴 게장을 떠올리며 꽃게를 사러 인천 소래포구에 간다.
꽃게는 산란기를 앞둔 봄철이 제철이다. 하지만 게장을 담근 때는 암게가 알아 꽉차는 9, 10월도 딱 좋다. 민물게는 디스토마균이 많으므로 바닷게인 꽃게를 준비하는 게 좋다. 특히 게장을 담글 때 암게를 고집하는 이유는 알이 꽉 차 있어 그 맛이 더 좋아서다. 배쪽에 있는 삼각딱지를 보면 암수를 구별할 수 있다. 암게는 삼각딱지가 둥그스름하고 수게는 길쭉한 편이다.
게장은 날 것으로 먹으므로 신선한 게가 좋다. 게를 뒤집었을 때 다리에 푸른 빛이 많이 돌수록 싱싱하다. 신선한 꽃게는 껍데기가 두껍고 선명한 청흑색을 띠며 배 부분이 우윳빛이고 윤기가 난다.
또 크기가 비슷하다면 당연히 무게가 많은 쪽을 골라야 한다. 무게 만큼 살이 많기 때문. 작은 꽃게를 여러 마리 구입하는 것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고 큰 꽃게 한 마리를 먹는 것이 훨씬 실속이 있다.
봄에는 알이 가득 한 암게를, 가을에는 살이 많은 수게를 먹으면 좋다. 꽃게는 야행성 어족이어서 낮에는 잘 움직이지 않고 밤에 활동한다. 달이 밝은 보름에는 먹지도 않고 활동을 중단하므로 살이 빠지고 맛이 덜하다. 그래서 그믐에 잡은 게 더 맛있다. 보름경에 잡힌 꽃게라면 암게보다 수게가 살이 더 많다.
해마다 소래포구에서 꽃게를 사다 보니 물좋은 꽃게 고르는 법은 자신한다. 하지만 한 번도 직접 간장게장을 담가본 적은 없다. 꽃게를 사오는 일이 내 몫이라면, 게장담기는 어머니의 몫이다.
간장게장은 40%의 재료선별과 30% 숙성과정, 그리고 20%의 양념과 10%의 손맛이 어우러져 만들어 진다고 한다. 그러니 좋은 꽃게를 골라온 나도 간장게장 맛을 내는데 40%나 공헌을 한 셈이다.
게장도 집집마다, 만드는 사람의 솜씨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어머니가 게장을 담글 때 어깨너머 지켜보다가 알게 된 ‘어머니표 간장게장 맛내기 비결’이다.
우선 좋은 꽃게 못지않게 간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선간장(집간장)만으로 게장을 담그면 지나치게 짜기 때문에 양조간장을 섞어서 사용하는 편이 좋다. 미리 황태나 다시마 등으로 육수를 우려내 조선간장에 섞어서 사용해도 된다. 간장 외에 당귀나 감초, 마늘, 양파, 마른 고추, 파 등을 넣으면 꽃게의 비린 맛을 덜어주는 것은 물론 간장국물을 감칠 나게 해준다.
항아리에 손질한 게를 차곡차곡 담고 미리 달여 놓은 간장을 식혀서 붓고 2~3일 지나면 다시 간장을 따라내어 끓인 후 식힌다. 일주일 후에 다시 한 번 간장을 따라내어 끓인 후 식혀 붓고 서늘한 곳이나 냉장고에 일주일 정도 숙성시키면 그야말로 오묘한 맛이 난다.
게장을 먹을 때는 점잖게 체면을 차리면 안 된다. 우선 소매를 걷고 손으로 살이 튼실하게 오른 게를 뚝 잘라 쪽쪽 빨아가며 사정없이 발라먹어야 제 맛이 난다. 고유의 간간한 감칠맛이 느껴지다가 부드러운 속살이 혀를 감싸면서 풍부한 맛이 이어질 때쯤이면 ‘그래 이 맛이야’가 절로 나온다. 간장게장의 풍부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은 언제나 과식을 부른다.
꽃게로 담근 게장은 맛도 좋지만 영양성분도 훌륭하다. 꽃게는 그야말로 바다의 여왕이다. 100g당 칼슘이 118mg 정도나 들어 있어 여성들에게 특히 좋다. 또 지방은 적고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많고 키토산의 보고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열량은 75kcal정도로 아주 적은데 비해 단백질은 100g당 16.4g정도로 쇠고기와 유사한 수준으로 매우 높다.
이처럼 간장게장은 입에도 달고 몸에도 좋으니 이만한 웰빙식이 또 있을까! 먹어도 먹어도 체하지 않고 술술 넘어가는 것이 ‘밥도둑이 따로 없다’는 간장게장. 이 계절에 간장게장으로 몸과 마음까지 살찌우는 풍요로운 밥상을 차려보자.

 

 

# Tips!  어디서 맛볼까?

 

<간장게장이 맛있는 집>

곰삭은 간장게장은 중독성이 있는 모양이다. TV 홈쇼핑에서 간장게장이 나오면 절로 침이 꿀꺽 넘어가 나도 모르게 전화기로 손이 간다. 찬거리가 변변치 않을 때면 밥을 먹다가 문득 간장게장 생각이 간절해지곤 한다.
게장을 흔히 짭쪼름한 맛에 먹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 맛을 음미하다 보면 오묘한 맛의 비밀이 숨어있다. 게장 속에는 짜고, 쓰고, 달고, 맵고 신 다섯 가지 맛이 모두 들어있기 때문이다.
간장의 짠맛, 게 자체의 쌉싸름한 맛, 간장 양념에 들어간 양파나 설탕이 내는 단 맛, 발효과정에서 생긴 시큼한 맛, 그리고 청양고추나 생강을 가미해 내는 매운맛까지. 게장을 한 입 물면 잠자고 있던 혀의 다섯 가지 감각이 모두 깨어나는 셈이다.
간장게장은 담그는 일도 여간 번거롭지 않거니와 지난한 시간동안 들어가는 공력도 만만치 않다. 요즘은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사시사철 맛난 게장을 주문해 먹을 수 있어 참 편하다.
아니면 아예 간장게장 맛집을 찾아 가는 건 어떨까? 전북 군산에서 꽃게장으로 유명한 ‘계곡가든’의 서울 직영점 ‘선유’는 모든 재료를 계곡가든에서 직접 가져다 만든다. 그믐에 잡은 꽃게를 16가지 한약재를 넣은 간장에 오랫동안 숙성시킨 간장게장 맛이 유명하다. 이 곳 꽃게장은 특허와 벤처인증까지 받은 제품이라니 그 맛이 더 각별한 가보다.
서울 신사동에 가면 간장게장 골목이 있다. 프로 간장게장, 마산집, 마산본점 등 게장 맛집이 몇군데 소문나 있다. 그 가운데 프로 간장게장이 유명하다.
신사동 ‘전주식당’은 짜지 않고 부드러운 간장게장 맛이 일품이다. 황태육수에 간장을 섞어서 맛을 낸다는데, 그 맛이 은근하게 깊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큰기와집’ 간장게장 맛도 유별나다. 이 집 게장 맛이 긴 여운을 남기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다. 하나는 충남 서산에서 잡은 알을 밴 암게만 산채로 급속 냉동해 일년 내내 쓴다는 것. 이 게를 무려 7년 동안 숙성한 간장에 발효시킨다는 게 또 다른 비결.심심하지도 짜지도 않고, 텁텁하거나 뒷맛이 비릿하지도 않은 게장 맛이 일품이다.
분당 효자촌 ‘먹깨비촌’도 간장게장이 맛좋기로 소문난 곳. 황토와 참숯을 넣고 2일간 걸러낸 지장수를 사용,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냉장상태에서 6일 정도 숙성시켜 짭짜름한 맛이 강한 편인데 간장 양념에는 술과 과일즙, 생강, 통마늘 등이 들어간다.
전북 군산에 가거든 ‘계곡가든’에 들러 맛좋은 꽃게 간장게장을 맛보시라. 13년째 간장게장을 해온 이 집은 군산에서는 간장게장하면 누구나 이 곳을 손꼽을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이 집의 간장게장은 여러 가지 한약재를 넣고 끓인 양념장에 싱싱한 꽃게를 재워서 만든 덕에 특이한 맛과 향이 난다. 간이 적당히 배어 있는 것도 입맛을 당긴다. 숙성 기간이 오래되면 짠맛이 너무 진해지는데, 이 집의 경우 일주일 정도만을 숙성시켜 내놓기 때문에 짜지 않고, 게살의 싱싱함도 살아 있다.

2008.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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