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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3연이상 짧은시
비공개 조회수 6,142 작성일2015.10.06
짧은 시좀 알려주세요 짧으면 짧을수록 좋고
3연만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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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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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 답변
1번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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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쓰
영웅
시 분야에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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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요즘 짧고 굵은 시들을 모으고 있었는데 마침 잘 됐네요. 도움되시길 바랍니다.



고아   _이이체


당신이 나를 부르는데

왜 내 이름이 아닌지

궁금해졌다




섭씨 100도의 얼음   _박건호


너의 표정은 차갑고

너의 음성은 싸늘하지만


너를 볼 때마다 화상을 입는다




쳔년의 사랑   _김현태


섣달 그믐달 지고

내 마음의 바다에

그대 얼굴이 또 떠올랐다




시든 국화   _도종환


시들고 해를 넘긴 국화에서도 향기는 난다

사랑이었다 미움이 되는 쓰라린 향기여

잊혀진 설움의 몹쓸 향기여




풀꽃 1   _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2   _나태주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잠수   _유시명(그림자)


사랑 속에 얼굴 담그고

누가 더 오래 버티나 시합했지

넌 그냥 져주고 다른 시합하러 갔고

난 너 나간 것도 모르고

아직도 그 속에 잠겨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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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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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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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날개
달신
시 8위, 미술 41위, 재즈, 뉴에이지 음악 17위 분야에서 활동
본인 입력 포함 정보

질문에 3행이 아닌 3연이라 한 것 맞지요?

그러면 3연이란 질문대로 가능한 짧은 3연시 올려 봅니다.

 

 

 

첫눈 - 김경미

 

 

하고 싶은 말 다 해버린 어제가 쓰리다

 

줄곧 평지만 보일 때 다리가 가장 아팠다

 

생각을 안했으면 좋겠다

 

 

 

 

상심 - 김경미

 

 
저녁밥 빛깔로 입속에 앉힌 묵언

그 재속(在俗)의 하안거 며칠

지나

고양이 걸음에 연꽃 떠받치듯 나선 외출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가슴에 대못이 박혀 돌아왔다

 

 

 

연체 - 원태연

 

 

당신은
지정된 기간 내에
미련을 정리하지 못했으므로
현재 지니고계신 아픔에
10%가 가산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2차 정리 기간 내에도
미련 구좌 정리를 이행하지 않을 시에는
담보로 잡혀있는 앞으로의 사랑을
부득이
차압할 수 밖에 없사오니
부디 정해진 기간 내에
정리하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활대그물 - 김성주


 

희망근로를 마치고

막걸리 한 병

깍두기 한 접시

찌글락거리는

어금니 사이에 낀

참새 소리


눈 위 빈 껍데기 섞인 몇 개의 조알을 쪼으려

활대그물에 걸려들어 파닥거리던

새의 갈비뼈

참새구이를 먹던

내 사기 전과


활대그물에 걸린 나의 하루

 

 

 

 

담쟁이 - 황인숙

만져보는 거야.
네 입술을.
네 입술의 까슬함과 도드라짐.
한숨과 웃음.
만져보는 거야.

만져보는 거야.
네 귀, 네 콧망울과 콧등, 눈두덩.
까슬함과 보드라움.
헤아리지 않아,
그냥 만져보는 거야.
네 가슴,
네 등, 네 엉덩이
허벅지와 팔꿈치.

만져보면서 가는 거야.

 

 

 

섬 - 이정하

 

 

그대 내게로 와서
섬이 되었네.

내 마음 거센 파도로 일렁일 때마다
잠겨버릴 것 같은 섬,
그리움으로 저만치 떠 있는.

늘상 주변만 배회하다
끝내 정박하지 못할 섬.
언제쯤 나의 작은 배는
거기에 가 닿을 수 있을까.

 

 

 

이슬 곁에서 - 조태일

 


안간힘을 쓰며
찌푸린 하늘을
요동치는 우주를
떠받치고 있는
저 쬐그만 것들

작아서, 작아서
늘 아름다운 것들,

밑에서 밑에서
늘 서러운 것들

 

 

 

첫글자 - 조정권


그대 알게 되면서
내가 사용한 꽃의 이름,
나무의 이름,
풀의 이름, 열매의 이름......

그대와 내가
이른 봄날
풀밭에 누워 찾아낸 푸른 글자.

그 때 맨 처음
내 온몸속으로 뛰어들어 온 강물.

 

 

 

자화상 - 신경림


울음 끝에서 슬픔은 무너지고 길이 보인다

울음은 사람이 만드는 아주 작은 창문인 것

창문 밖에서
한 여자가 삶의 극락을 꿈꾸며
잊을 수 없는 저녁 바다를 닦는다



 

 

2015.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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