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소 | 비너발트
공작소 | 비너발트
  • 글 강다경 기자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4.02.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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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소시지에 손맛이 묻어난다

캠핑 가서 구워먹는 소시지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갈아 동물 창자나 인공 케이싱에 채운 고기 가공품이다. 기원을 찾자면 최초의 시인이라 일컬어지는 호메로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디세이아’에는 병사들이 고기 반죽을 만들어 창자에 채운 것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식감을 살리고 고기의 풍미를 느끼도록 거친 질감을 내는 법과 부드러운 맛이 나게 고기와 지방을 곱게 갈아 만드는 법, 훈연이나 소금에 건조하는 등 맛을 내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러나 요즘은 다양한 인공첨가물과 방부제가 들어간 소시지가 건강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소시지의 발색제인 아질산나트륨은 380℃ 이상의 온도와 닿으면 발암물질로 변한다는 것도 흔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수제소시지를 찾기도 하지만, 수제소시지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수제로 한다는 것일까.

수제소시지를 만드는 비너발트를 찾아갔다. 이름은 독일의 남쪽,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북동쪽에 위치한 숲에서 따왔다. 주방을 오픈해 정직하고 창조적인 소시지 만들기를 실현하고 있다. 소시지의 고장 독일을 찾아가 마이스터들과 교류하며 허기만을 채우는 음식이 아니라 행복과 건강을 채우는 소시지를 만들려 한다. 고기를 직접 받아 손질하고 케이싱에 넣은 뒤 건조하는 마지막 과정까지 그의 손에서 이루어진다.

PROCESS Good Ingredients Make Good Food
01 재료

돼지고기 뒷다리살 철원에서 화요일에 도축한 고기를 이틀 정도 숙성시킨 뒤 받고 있다.
지방 고기 옆에 붙어있는 지방이 제일 좋다. 지방 입자를 얼려서 고기에 침투시킨다. 박히게 만들어놓으면 지방 부분은 부드럽고 고소하다.
천일염 간을 맞춰 소시지의 맛을 좌우한다.

양 창자·돼지 창자
케이싱이라고도 부르는 소시지 껍질. 뉴렌베르그는 양 창자로, 화이트 소시지는 돼지 창자로 만든다. 마트에서 파는 수제 소시지는 소의 껍질을 가공한 콜라겐을 많이 사용한다. 양 창자 가격이 가장 비싸며 돼지 창자, 콜라겐 순이다.
향신료 각각의 맛에 따른 향신료가 첨가된다.
양파, 청양고추, 고춧가루, 마늘, 부추 소시지에 넣어 각종 맛을 내도록 한다.

02 재료 손질


고기를 받는 날 바로 손질한다. 고기의 주사 맞은 화농 자국을 먹으면 쓰다. 공장에서 대량화하며 찾아내지 않지만 그런 부분을 직접 떼내고 지방은 버릴 부분과 쓸 부분을 골라낸다. 이렇게 해 냉장 상태로 숙성시켜놓으면 고기가 부드러워진다. 냉장고 온도는 -2~2℃로 일반 냉장고보다 2℃ 가량 낮다. 재료 준비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다.

03 반죽
지방과 뒷다리살을 섞은 반죽을 에멀전이라 한다. 반죽이 잘 돼있는지는 손에 묻혀 손가락을 펴보면 안다. 반죽이 떨어지지 않고 물갈퀴처럼 얇게 펴지면 잘 된 반죽이다. 반죽을 쳐서 공기를 빼낸다. 공기가 들어가면 세균들이 번식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뉴렌베르그 소시지는 화이트소시지 에멀전을 섞어 만든다. 입자 크기는 고기를 가는 기계인 사이렌컷터로 원하는 만큼 조절한다. 소금, 향신료, 맛을 내기 위한 천연재료를 넣어 가는 횟수에 따라 소시지별로 다른 크기의 입자를 낸다. 종류에 따라 ‘민찌’라 부르는 분쇄기로 고기를 가는 경우도 있다.

04 충진

케이싱에 내용물을 집어넣는 작업이다. 물에 넣어둔 돼지 창자에 기계로 반죽을 집어넣는다. 충진기는 작업하는 것을 본 진공 포장기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선배가 만들어줬다. 비너발트에만 있는 기계다. 소시지를 개당 110g 정도로 만다.

05 삶기
70℃ 이상 온도에 30분 정도 삶는다. 세균이 68℃에 죽기 때문이다. 삶아낸 소시지는 찬 물에 넣어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을 때까지 식힌다. TV 프로그램에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소시지는 가라앉고 첨가물이 조금 들어간 소시지는 뜬다는 정보가 소개된 적이 있지만 사실무근이라고 한다.

06 건조 & 포장
표면에 물기가 마르고 내부에 온기가 완전히 없을 때까지 소시지를 말린 뒤 진공 포장한다. 방부제를 넣지 않기 때문에 적은 양을 만드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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