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 사교육 진정 효과… ‘본고사’ 부활 우려

송현숙 기자

상대평가 ‘수능 틀’ 전환 예상… 도입 전 쉬운 출제 계속될 듯

수학 등 타과목 풍선효과에 대학별 별도시험 도입 우려도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27일 수능영어 절대평가 도입 방침을 밝히면서 수능영어와 대학입시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상대평가로 진행되는 수능 체제의 개편이 불가피해지고, 절대평가로 전환되기 전까지도 쉬운 수능영어 기조가 더욱 뿌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 사교육 진정 효과… ‘본고사’ 부활 우려

교육부가 수능영어 절대평가를 추진하는 배경으로는 막대한 영어 사교육과 상대평가로 인한 과도한 학습부담, 영어 실력 향상의 실효성 문제 등이 꼽힌다. 황 장관은 “과도한 사교육 시장과 수십년에 걸친 영어 투자가 무슨 결실을 내고 무엇을 위한 것인가 근본적인 의문이 생긴다”며 “고등학교 교육에서는 해외에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배우고 그 이상은 직업전선이나 학문전선에서 심화·전문화 과정을 거치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대평가 체제인 현재 수능에서는 1등급(상위 4%)을 가리기 위해 학생들이 과도한 사교육과 기형적인 고난도 문제로 인한 학습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황 장관은 “2017학년도와 2018학년도 중 논의하고 있다”며 도입시기를 확정하진 않았지만 ‘대입전형 3년 예고제’를 고려할 땐 2018학년도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2019학년도는 차기 정부로 넘어간다.

전문가들은 영어 절대평가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과 같은 별도의 시험을 도입하기보다는 현재의 수능 형태에서 일정 점수를 기준으로 그 이상을 통과시키는 개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시험 개발에 시간이 걸리고, 문제를 실제 시험에 도입할 때 검증 절차도 거쳐야 한다”며 “2017학년도 수능 한국사 절대평가도 기존의 한국사 시험을 활용한다는 방침으로 볼 때 영어도 기존 영어시험의 틀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 사교육 진정 효과… ‘본고사’ 부활 우려

수능영어 절대평가로 과도한 영어부담과 사교육은 줄일 수 있지만, 다른 문제점들이 불거질 수 있다. 수능에서 영어 변별력이 거의 없어지면 수학·탐구과목 등으로 영향력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문과 전공 중 수도권 중·하위권 대학이나 지방 대학은 수능에서 주로 영어만 반영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문·이과 학생 모두 수학이 당락을 결정하는 영역이 될 수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쉬운 영어를 예고한 올해부터 벌써 대학들이 영어 반영 비중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대학들이 대학별고사 방식의 영어시험을 별도로 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김선희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대학들이 또 다른 선발방식을 도입해 결과적으로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영어사교육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수능영어 절대평가 도입 방침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목적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2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풍선효과 방지를 위해 영어뿐 아니라 수학 등 다른 영역에서도 쉬운 수능 기조가 반드시 유지돼야 하고, 변별력 약화를 핑계로 대학이 별도의 시험을 실시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올해와 내년도 대입 수험생들은 수험전략도 다시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성룡 1318 대학진학연구소장은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 영어 만점자 비율이 5%가 넘어 수험생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며 “쉬운 영어 기조가 강화되면서 정시에서의 실수 줄이기와 수시 영어에서의 최저등급 확보가 발등의 불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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