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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친구 화를 어떻게 풀어줘야 할까요?
f_**** 조회수 734 작성일2014.11.10
안녕하세요~^^

지식인 여러분의 고견을 듣고 싶어 질문 올려봅니다.

친구 하나가 있는데요, 이 친구가 참 유쾌하고 즐거운 친군데 지금 단단히 화가 나있어요. 화라기보단 좀 섭섭해하고 서운해하는 거 같은데요.

좀 길지만 자초지종을 설명드려보자면,
일단 이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입니다. 중학교도 동창이긴 하구요, 근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전 얘랑 별로 안친했고 같이 있기 부담스럽고 어색한 사이였어요. 말 해본 적도 없는 거 같네요. 이 친구는 문과고 전 이과였는데 이 친구가 이과에 친구들이 많아서 자주 왔거든요. 항상 이 친구에 대해 궁금하긴 했지만 친해질 기회가 없었어요. 졸업을 하고나서 종종 고등학교친구들을 만날때 이 친구가 꾸준히 껴있더라구요, 그래서 아 이제 좀 친해져봐야겠다싶어서 어찌저찌해서 이젠 좀 많이 친해졌습니다(4년쯤 걸렸네요).
음.. 지금 같은 상황이 되니 이 친구와 쌓아온 추억들이 뇌리에 스쳐가네요. 연인과 헤어진 후 씁쓸히 추억을 되감아보는 느낌.. 죽기 직전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내 인생.. 이런 느낌인데.. 울컥하네요 자판을 두드리면서도..
금자탕.. 드래고닐.. 축생일.. 미팅.. 당구.. 정말 행복했꼬 고마웠떤! 친구입니다.

자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먼저 아셔야 될 게 있습니다.
이 친구가 요즘 알바를 상당히 열심히 하는데 일이 뭔가 딱 시간을 정해서 몇시부터 몇시까지 이렇게 하는게 아니라 일이 끝나야 퇴근을 할 수 있는 그런 일이거든요.

자 그럼 이제 진짜 본론입니다.
몇 주 전에 이 친구랑 친구 2명 더랑 해서 넷이서 모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이 마라톤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습니다. 일단 마라톤은 무진장 재밌었어요. 저희가 조선시대 코스프레를 했거든요, 구체적으로는 드라마 추노를 따라한거였는데, 이게 사람들이 막 웃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희도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마라톤이 생각보다 너무 재밌어가지고 야 우리 이대로 끝내기 너무 아쉽다 뒷풀이를 하자 이런식으로 말이 나왔는데 하필이면 그 다음날에 중간고사를 봐야했기때문에 야그럼 회식은 시험 끝나고 하는 걸로 하고 목욕이나 하고 집에 가자 해서 그렇게 마무리를 했습니다. 그날 감흥이 굉장했기 때문에 며칠 지나고 회식을 하더라도 즐거운 분위기가 될거라 생각을 했습죠.
근데 이게 사람일이라는게 역시 어찌 될지 모르는거라 회식날 잡는게 너무 어렵더라구요. 4명이다보니 누가되면 누군 안되고 뭐 그런식이라서.. 암튼 어찌저찌해서 오늘로 회식날짜를 잡았습니다. 이미 한번 연기된거라 야 이번엔 꼭하자 빠지는사람 없기!! 읏샤읏쌰!! 했는데 하필이면 이 친구 일터에서 갑자기 이 친구를 불러낸겁니다. 저희는 하.. 진짜.. 슬퍼하며 언제쯤 끝나냐, 열시쯤 끝난다, 그럼 먼저 먹고있을테니까 끝나는대로 와라 이렇게 됐습니다. 나머지 셋이서 당구치고 좀 기다리는데 열시에 끝난다던 이 친구가 열한시가 돼도 안오는겁니다(3-40분이면충분히올거리). 그래서 아이거 너무 늦어진다 술먹을수 있겠냐 내일 학교도 가고 과제도 하고 해야되는데 이러면서 야그럼일단 맥도날드에 좀 앉아있어보자하고 맥도날드로 갔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는 거 같은데

근데 맥도날드 갈때도 막 이 친구랑 통화하면서 아 왜안오냐 그럴거면그냥 집으로가라 아니 양평해장국으로 와라 뭐 어디로 와라 어디 갈까 계속 이빨을 까긴 했어요 저희가. 이 친구 입장에서는 후 고된일을 끝내고 따뜻한 친구들의 품으로 돌아가 술한잔 기울이길 기대했을텐데 전화로 그렇게 딜을 해대니까 여기서 일단 좀 어 얘네들 뭐지 이랬을거같아요. 뭐어쨌든 열한시반쯤 이 친구가 도착을 해서 야 쏘주 먹으러가자!한잔만 하고가자! 이랬는데 저희가 막 쫄보처럼 야 과제.. 낼 학교.. 술은 무슨 술이야.. 이러면서 뺐거든요. 몇분 그러다보니까 이 친구가 진짜로 집에 가겠다는겁니다(아마 와 이새기들은 진짜 내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고 와서 지금 피곤하고 그래서 술한잔만좀 하고 가자는건데 이렇게 빼나 친구맞나얘네들 이런생각이었을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흰 그럼 일단 나가서 술집을 가던 집을 가던 하자했죠 근데 이 친구가 성큼성큼 앞서가더니 무단횡단까지 해가면서 붙잡을 겨를도 없이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버리는 겁니다. 차갑고 매정한 그애 뒷모습이 우리가 알던 그녀석이 맞나 싶을정도였어요. 그래서 전화로 야앙 술먹으러 가쟈가쟈 막 해도 이 친구는 그냥 집가서 자겠다는 겁니다. 이 친구가 너무나도 단호해서 어쩔수 없이 저희도 그냥 집으로 갔죠. 근데 이러다가 진짜 영영 친구 하나를 잃는건 아닌가. 그 친구가 뭐 시계를 잃어버렸다던가 만원을 안갚았다던가 이런거도 아니고 단지 일이 좀 늦게끝났을 뿐인데 그런걸로 우정에 금을 내버릴 수 있는가 이런저런 생각에 이렇게 지식인에 글을 남겨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친구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영영 떠나가지 않고 다시 돌아오게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화해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내공100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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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 답변
1번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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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o****
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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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당구 한게임 치면 될듯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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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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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려봐힐끗
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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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 hivo004님! 당구로 될까요??? 글내용을 보면 친구분꼐서 아주 단단히 화가 나신거 같은데...
 제 생각은 달라요!!!
 작성자분께서 정말 친구를 위하고 사랑한다면 그 친구의 슬픔을 이해하고 서로를 다독여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친구분은 원래 출근을 하지 않는 줄 알고 회식 날짜를 그 날로 잡았겠죠...
 하지만 갑자기 급한 일로 인해 회사에서 부름을 받고 달려갔습니다. 얼마나 급한일이었을까요? 혹시 제가 좋아하는 크리스탈이라도 오는 일이었을까요?? 하하 이건 농담이구요, 다시 말하자면 그 친구도 직장이 있고 작성자분은 학교가 있고 각각의 바쁜 일정이 있는데 겨우 짜맞춘 날짜를 어긋내는 것도 친구분 입장에서는 눈물을 삼키며 결정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아마 작성자분도 입장을 바꿔 생각했으면 그랬겠죠....


 결과적으로 말하면 여러분들의 깊었던 '우정은'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더욱 더 진실된 우정으로 가기 위한 시행착오일 뿐이죠... 작성자분꼐서 이빨을 까셨다고 하셨는데 회식에 늦어 미안한 친구에게 이빨을 깐다는 것은 큰 상처를 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빨까지도 않을 뿐더러 이빨까는 것을 제일 싫어한답니다ㅎㅎ


 말이 또 다른 곳으로 흐르는데요...
 제가 하고싶은 말은 여러분은 잘못이 없다는 것입니다. 나쁜건 황금같은 일요일 친구를 불러낸 악독한 회사였을 뿐이죠...
 여기서 현대 사회의 슬픈 현실을 엿볼 수 있습니다. 갑의 횡포... 소위 '갑질'이라는 거죠. 여러분은 그 회사의 갑질에 놀아난겁니다. 
 그러니 한마음으로 뭉쳐 시위를 해 보는건 어떨까요? 혹시 그 친구분이 산업재해관련 손해를 입은 일이 있나요? 손가락이 뚫린다던지... 어이쿠!! 너무 끔찍한 말을 해버렸네요 ㅠㅠ 죄송합니다. 사람 손가락은 뚫릴 수가 없죠... 드릴로 뚫지 않는 이상ㅎㅎㅎ


 친한 친구분들이서 코스프레하고 마라톤도 뛰셨다고 하니, 마음이 참 잘들 맞는 친구같아요~ 부럽네요... 그런 친구들이라면 4인 시위를 해도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꺼에요!! 아니면 노조를 만드는건 어떨까요? 친구를 주말에 불러내어 부당이득을 취한 회사와의 싸움이라.. 생각만 해도 흥미진진해지는데요?!


행여나 사고가 나서 병원을 가게 되더라도 절대!!!슬퍼하지 말고 웃어주며 더욱 더 강해지면 됩니다. 그렇게만 되면 네 분의 '우정은' 평생 지속될 겁니다~~!!!
아니!!! 우정을 넘어 사랑이 되겠죠!!! '남은 정'이 없이 말이죠...ㅎㅎ
아 그러고 보니 제 고등학교 동창중에 남은정이라는 여학우가 있었는데요...
그 여자애 눈웃음이 참 매력적이었는데... 서울대 다니는 공부 잘하는 친구랑 사귀더군요ㅠㅠㅠ 그 뒤로는 연락을 안해서 어떻게 됐는지 모르는데 아마 아직도 잘 사귀고 있을 꺼에요ㅎㅎ 서울대 다니는 친구만한 놈은 없을꺼에요ㅎㅎ 이놈이 아주 진국이거든요!!!
앗!!! 이야기가 또 다른곳으로 새버렸네요..ㅠ
그만써야겠어요ㅠㅠ


어찌됐든!!! 제가하고싶은 말은
친구분들 네분의 우정은 변함이 없으니 신경쓰지 마시고 다른 날짜에 회식을 잡으셔서 친구분과 소주한잔 기울이며 그래도 결국 와준 너에게 고마웠꼬!! 이빨을 까서 미안했따!! 이 한마디면 충분할 듯합니다. 이정도면 답변이 됐나요???ㅎㅎ 


 
그리고 사진은 제가 오늘 농구대회에서 멋진 레이업 슛을 넣는 장면입니다~~~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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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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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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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n****
시민 eXpert
본인 입력 포함 정보
안녕하세요^^

우정은 전문가가 필요하죠!
후쿠오카대학교에서 우정 및 댄스동아리 선배님들께 인사하기를 전공하고 있는 Yukata goblin입니다^^

주구장창 긴 사연 읽느라 눈알이 뽑힐 것 같네요.
하지만 저 또한 친구를 잃어 본 경험이 있어서 꼭지가 아아니 가슴이 참 많이 아프네요... 아... 그 친구 색소폰 연주가 참 일품이였는데...

각설하고 작성자 분께서 친구 분의 심리 상태를 잘 파악하지 못하신 것 같네요. 1992년도에 저명한 심리학자 Cutecute. Scuba 의 20대 초중반 남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따르면, 3 ~ 4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친구로 지내온 남성 중 83.4% 이상의 실험자들은 상대방 친구의 심리상태 중 슬픔 혹은 우울 등의 감정은 곧바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한참을 돌아 공감하게 되는 이른바 가락구 현상(three cushion phenomenon)을 보였습니다.

또한 상대방이 겪는 감정적 고통의 정도는 삼시세끼 팥 칼국수 먹기, 맹장염으로 입원 후 굶주린 상태에서 병문안 온 친구들이 탕수육 먹는 것을 눈 앞에서 바라만 보기, 남이 찬 족구공 주우러 가기, 맨발로 축구하던 도중 발가락이 휘기, 많이 휘었는데 구급차에는 홀로 실려가기, 연애하면서 드디어 서울대 갔는데 여자친구 동아리에 밀려 이별하기 등의 상황에서 겪는 극심한 고통과 비슷한 수치를 보임으로써 위! 실험의 심각성은 당대 학계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작성자님의 친구분의 심리상태 또한 가락구 현상과 비슷하여 빡!이 많이 치지않으셨을까 염려되네요. 하지만 친구분들이 남자답게 박력있게 맥도날드 같은 아무 의미없지만 재미만은 보장되는 장소에서 긴시간 함께 공유했던 수많은 추억들을 다시 떠올리시며 숨겨온 자신의 연애사도 조금씩 아니 죄다 솔직하게 공유하시고, 부끄럽게 느껴지던 친구들을 다른 친구에게 소개도 시켜주시고, 농구선수가 꿈이 아닌 이상 운동도 좀 적당히 하시고, 취업 준비가 바쁘지만 공부에 지장이 안생길 정도로 소개팅도 해보시고0, 친구 형님에게는 황도 한 그릇 서비스라도 주시고, 동창모임에 티셔츠만 받지말고 옛 여자친구 안부도 좀 물으러 가시면서 여유를 가지신다면 친척 성함 관련된 맨투맨 티셔츠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개미친 정신나간 짓만 하지 않는 이상 친구관계는 금방 회복될 것 같네요^^

쓰다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작성자님 친구분께서 열심히 일하시는 것을 보니 일이 친구분 적성에도 맞고 일을 즐기시는 것 같은데 요즘 바람도 날카로운 쌀쌀한 날에 드릴 날도 더 날카로울 것 같아 친구분이 조금 걱정되네요 ㅠㅠ 장갑은 끼고 하셔야 할텐데.. 열심히 일하시는 만큼 다른 친구분들도 공부 열심히 하셔서 다 성공하신 다음에 친구분께 큰 선물해드리세요!! 요즘엔 건강상품 관련해서 남성 분들은 전립선암 검사를 많이 하시고 얼굴 성형 수술말고도 다른 부위 수술도 가능해서 많이들 찾으시네요 서로 권해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ㅎㅎ 훈훈하게 ㅎㅎ

진정한 친구들은 무덤까지 간다던데 다들 웃으며 마지막까지 우정은 변치 않길 바랄게용~^o^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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