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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다산 정약용이 지은 한문 교재 아학편에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표기와 발음 등을 적어 지석영 등이 1908년 다시 펴냈다.

조선시대 최고의 영어 교재
아학편은 원래 다산 정약용이 한자 학습을 위해 만든 책이다. 기존 한자 학습은 천자문을 중심으로 글자의 구성이 체계적이지 못해 단계적 학습이 어려운 측면이 있었는데 정약용은 이를 부모나 군신, 가족관계 등에서 시작해 범주를 확대해 가는 방식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기존 아학편에 영어 발음과 철자가 표기된 아학편은 1908년 지석영과 전용규가 편집해 만들었다. 구성을 살펴보면, 가운데에는 한자와 발음이 적혀있고 왼쪽에는 일본어, 오른쪽에는 중국어 발음을 표기하고 아래쪽에는 영어와 발음을 적어 놓았다. 아학편 한 권으로 4개 언어를 동시에 알 수 있게끔 구성한 것이다.
영어 발음 표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말로 발음했을 때 가장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도록 철저히 소리 위주로 표기한 것을 알 수 있다. 젠틀만허스반드등 미국식 발음보다 영국식 발음을 표준으로 삼은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RL처럼 한글로 발음을 표기하기 어려운 것들의 경우 ’Rise‘으라이스‘, ’Learn’을러언등의 방식으로 표현함으로써 분명한 구분을 두었다. 요컨대 어학 공부에 있어서 발음의 중요성을 가장 중시했다는 것이다
     
    
조선의 영어 열풍
조선인들이 영어 쓰는 사람을 처음 만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영국 함선 프로비던스호가 부산 동래 용당포 앞바다에 나타나면서였다. 당시 조선의 기록에 따르면 언어와 말소리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고 되어 있고, 이후 수십 년 동안 여러 차례 이양선들이 조선 근해에 출몰했지만 여전히 조선에는 영어 한 마디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다.
1882년 조선은 외국과 최초의 조약을 맺게 되는데 그 주인공은 미국이었다. 그런데 조선과 미국이 조약을 맺는 이 자리에 의외의 인물이 동석하게 되었는데 중국인 마젠중이었다. 중국정부는 조미조약을 위해 마젠중을 파견해주었다. 그는 국제법을 전공한 인물로 조선을 대신해 통상조약 초안을 작성했다. 양국은 일단 조약을 체결하고 5년 뒤 말이 통하면 조약을 조정하기로 했다. 조선이 영어를 배우고 익혀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물밀 듯이 밀려드는 외세의 파고에 조선인들은 하루 빨리 서구문물을 배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각성을 하게 되고, 그러려면 영어를 알아야만했다. 당연히 영어를 가르치고 배울 곳이 필요해졌다. 이를 위해 고종은 의욕적으로 국가차원의 영어교육기관을 만든다. 공립영어학교인 육영공원이 바로 그것이다. 근대적 교육이 낯설었던 양반집 출신 학생들은 가마를 타고 등교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육영공원은 영어 외에도 사회, 지리, 과학 등 근대적 과목들을 가르쳤다. 교과서는 모두 영어로 되어 있었고, 수업은 미국인 교사가 영어로 진행했다.
지식인들은 영어강좌를 열었고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독립신문에는 국문 광고보다 영문 광고가 더 많이 실렸다. 황태자도 선생을 붙여 영어를 배울 정도였다. 사람들은 신분의 벽, 성별의 벽, 나이의 벽 없이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영어는 조선사회에 순식간에 번져나갔다.
이런 시대상을 반영한 인물이 이하영이다. 그는 1886년 외아문주사라는 말단벼슬로 시작해 1904년 외부대신에 오르기까지 초고속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등제대신’, 즉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대신이라는 별칭이 붙었을 정도다. 하지만 정작 그의 출신성분은 비천했다. 훗날 윤치호는 그가 부산에서 찹쌀떡 장수로 인생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회고했다. 조선사회에서 영어는 신분의 제약 없이 누구든 출세할 수 있는 도구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배재학당 교장이자 영어를 가르쳤던 아펜젤러는 당시의 현상을 이렇게 기록했다.

조선에서 영어 공부열이 대단히 높다. 영어에 대한 지식이 조금만 있어도 더 높은 지위를 얻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조선 사람에게 왜 영어 공부를 하냐?‘고 물으면 변함없이 출세하기 위해라고 대답한다
 
아학편은 바로 그런 시기, 영어가 출세의 도구가 되었던 시절 누구나 영어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쓰여진 책이었다.

천상의 컬렉션 지식백과 40회- 아학편

Heavenly Collection EP. 40 - Ahakpyeon: Joseon-era English textbook

天上のコレクション EP. 40 - 兒学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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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공처 정보

한국 예술 천 년사에 담긴 우리 보물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KBS 1TV 프로그램으로, 연예인, 명사 등 3명의 호스트가 우리 보물에 숨겨진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사예능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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