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이 정치적 여인이었던 것도 맞고

한중록이 홍씨 집안을 위해 왜곡된 면도 많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는데

한중록은 특정시기 쓰여진 책이 아니라

십여년 가까이 쓰여진 책들을 합본한 책입니다

즉 작가가 처한 현실에 따라 같은 사건이라도

얼마든지 다르게 저술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한중록에서 가장 왜곡이 심한 부분은

사도세자 사후에서 정조 즉위 장면으로

홍씨 집안의 시선에서 쓰여져 있습니다

이 시기는 정순왕후로 상징되는 김씨 집안과

노론 벽파가 홍씨 집안을 공격하는 시점이라서

이 시점에는 집안 위주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사도세자 관련 기록 즈음에는 다릅니다

이 시점에는 김씨 집안과 벽파가 몰락한 뒤이고

다시 시파가 세를 잡은 뒤입니다

혜경궁은 그녀의 마지막 소원인 남편의 추숭을 위해

남편의 일생을 정리했습니다

이 부분이 한중록의 사도세자 부분입니다

이 시점의 기록은 미화가 되었으면 되었지

절대 까내려가지 않습니다

남편을 정신질환자로 만든 것도

정신질환자는 죽이지 않는다는 대명률을 어긴 영조를 공격하고

사도세자의 살인과 비행을 단순 정신질환자의 행동으로 축소시키려는 의도였습니다

고로 한중록은 각 책이 쓰여진 시대를 놓고 봐야지

일관된 시점으로 보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영조 시기 왕권은 매우 강했습니다

혜경궁이 감히 나설 처지가 못되었습니다

게다가

세자의 부모인 영조와 영빈이 죽이겠다고 한 것이라

혜경궁은 바싹 엎드려야 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