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소환 조사

뇌물 입증할 ‘스모킹건’ 김종 진술·안종범 수첩·박상진 전화

구교형 기자

핵심 물증 들여다보니

박, 이재용 단독 면담 자리서 정유라 승마훈련 지원 채근

김종과 단 한번 사적 만남…박, 이날도 정유라 지원 당부

[박근혜 소환 조사]뇌물 입증할 ‘스모킹건’ 김종 진술·안종범 수첩·박상진 전화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대로 433억원대 뇌물 혐의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압박 카드로 활용한 ‘스모킹건’(핵심 물증)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56)의 진술조서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65)의 휴대전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8)의 업무용 수첩이다. 이 물증들은 2015년 7월25일 박 전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을 단독 면담하면서 최순실씨(61) 딸 정유라씨(21)의 독일 승마훈련 지원을 채근한 것과 관련돼 있다.

김 전 차관은 검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씨 모녀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상세히 진술했다. 그는 “박상진 사장으로부터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정유라가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삼성이 정씨의 승마훈련에 본격적으로 재정을 지원하기 시작한 2015년 7~8월 무렵 박 전 사장이 전화를 걸어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김 전 차관은 “그 통화 내용을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면서 “박 사장은 이전에도 정유라 지원과 관련된 모든 경과를 제게 말해줬다”고 털어놨다. 김 전 차관은 공직에 있으면서 박 전 대통령을 딱 한번 사적으로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정씨에 대한 지원을 당부하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박 전 사장의 휴대전화에는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7월25일 이 부회장과 독대할 당시 정씨에 대한 지원을 부탁한 정황이 담겨 있다. 2015년 7월25일 오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66)은 박 전 사장에게 “4시까지 내 사무실로 오세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63)도 “오시면 제 사무실로 오셔서 같이 올라가십시다”라고 박 전 사장에게 메시지를 전송했다. 미래전략실 핵심 임원들과 박 전 사장이 정씨 지원을 놓고 대책회의를 연 것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대화 내용을 최 전 부회장에게 알려줬다. 이 부회장의 공소장에는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승마 유망주를 해외 전지훈련도 보내고 좋은 말도 사줘야 하는데 삼성이 그걸 안 하고 있다”고 질책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제주도 출장 중이던 박 전 사장은 곧바로 상경했고, 며칠 뒤 독일로 출국해 최씨 측과 만나 지원에 대해 상의했다.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2015년 7월25일자에 ‘삼성 1. 승마단 2. 재단 문화/체육’이라고 박 전 대통령 지시사항이 적혀 있다.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이 정씨의 승마훈련을 적극 밀어달라는 의미다. 같은 해 8월26일 승마협회 회장인 박 전 사장은 독일에서 최씨가 설립한 스포츠컨설팅 회사인 코어스포츠와 213억원 규모의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정씨에 대한 지원이 성사된 뒤인 2016년 2월15일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과 재차 독대한 자리에서 “정유라를 잘 지원해줘서 고맙다. 앞으로도 계속 잘 지원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이 부회장의 공소장에 나와 있다. 그러면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38)가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후원도 추가로 요구했다.

이 부회장의 매제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49)은 박 전 대통령이 삼성 측에 전달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종합형 스포츠클럽 꿈나무 드림팀 육성계획안’ 문건을 특검에 제출했다.


Today`s HOT
불타는 해리포터 성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올림픽 성화 범선 타고 프랑스로 출발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이란 유명 래퍼 사형선고 반대 시위 아르메니아 국경 획정 반대 시위 틸라피아로 육수 만드는 브라질 주민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