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江(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낙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無心(무심)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라.
물욕과 명리를 초월한 작가의 유유자적하는 삶의 정신을 달빛만 가득 싣고 빈 배(역설적인 표현 - 무엇을 가득 실었는데 비었다는 의미로 보아서)로 돌아오는 정경에서 느낄 수 있다.
대부분 문제지 에선 저런 내용으로 나오는 데요
어디서 보니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 여기서
뜻대로 이루어 지지 않음을 한탄했다고 나오네요...
그리고
성혼의 말 업슨 청산이요 ~
이 시조와 차이점을
월산대군의 시조는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성혼의 시조는 단순히 자연을 노래 했다고 나오는데요...
해석하는 사람 나름일까요? 저런 해석은 거기 빼곤 한번도 못봐서요;;
저렇게 해석 가능 한 배경이야기 같은 것 좀 가르쳐 주세요 ...;
답변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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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산대군은 왕이 될 수도 있었음에도 왕이 되지 못한 비운의 인물입니다.
세조대왕 ─┬─ 장남 : 의경세자 (요절) ─┬─ 장남 : 월산대군
│ └─ 차남 : 성종 (부인이 한명회의 딸)
└─ 차남 : 예종 (요절) ─ 제안대군(갓난아기)
위의 표에 보이는 바 같이, 세조 대왕에게는 2명의 아들 즉 의경세자와 예종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종이 즉위한 지 얼마 안되어 죽게 되자, 장남(의경세자)의 두 아들에게 자연히 다
음 왕이 될 기회가 생긴 것이지요. (예종의 아들은 너무 어렸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정치적 이해관계와 월산대군 자신의 병약함 등의 이유로 장남임에도
불구하고 동생인 '자을산군(후에 성종)' 에게 왕위를 양보(?)하게 된 것이지요.
따라서 위의 시조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낚시를 하러 왔는데 가을강에 밤이 들어 물이 차서 고기가 물지 않는다' 이게 초장과 중장
의 내용 아니겠습니까? 뭔가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의미가 충분히 될 수 있겠지요.
그리고 그렇게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은, 왕이 될 수도 있었을 자신이, 동생에게 왕위
를 물려줄 수밖에 없었던 사정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답답함을 월산은 '무심'의 경지로써 극복해냈습니다.
그러므로 그의 시에 드러나는 유유자적한 삶의 태도라는 맥락에는, 권력에 대한 집착과 아
집을 버린 한 사람의 진솔한 내면이 드러나고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2005.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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