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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조류의 세계

저어새

세계적 멸종위기종

저어새의 겨울 깃은 몸 전체가 흰색이며 부리와 다리는 검은색이다. 눈 주위에 검은색 피부가 드러나 있으며 부리의 기부와 폭넓게 연결된다.

2,400여마리만 남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저어새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번식하는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다. 세계적으로 동아시아에서만 서식하는 종으로 2010년 기준으로 약 2,400여마리만 서식한다. 주로 한국, 홍콩, 대만,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 분포한다. 그 중에서도 한국을 비롯한 서해안의 무인도서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어새는 생김새가 독특하여 멀리서 보고서도 단번에 구별할 수 있다. 저어새란 이름에서도 나타나지만 주걱처럼 생긴 부리를 얕은 물속에 넣고 좌우로 저으면서 먹이를 찾는 특별한 습성 때문이다. 꼭 그 모습이 나룻배의 사공이 노 젓는 모습과 흡사하다. 영어 이름도 ‘black-faced spoonbill’이라 불리는데 ‘검정색 얼굴을 가진 숟가락 부리’라는 의미다.

하얀색의 몸에 얼굴 전면의 검정색 가면을 쓴 모습과 같은 저어새는 머리 뒤의 관우와 함께 용감한 전사와 같은 모습이다. 그러나 예민하고 경계심이 강한 생태적 모습은 마치 여린 어린애의 모습과 같다.

저어새는 홍콩과 대만 그리고 베트남, 일본 등에서 월동하는데 한국 제주도의 성산 일출봉 앞 양어장에서도 20여마리 이내가 월동한다. 제주도가 저어새 월동지의 북방한계선에 해당한다. 번식은 3월 중순부터 강화도를 비롯한 서해안에 도착하여 3월말경에 둥지를 만들기 시작한다. 4월 중순에 흰색으로 흐린 자색과 갈색의 얼룩점이 흩어져 있는 2-4개의 알을 낳는다. 작은 물고기, 개구리, 올챙이, 조개류 등을 잡아먹는다.

저어새의 채식모습. 주걱같이 생긴 긴 부리를 물속에 넣어 좌우로 휘 저어면서 작은 물고기나 조개류 등 동물성 먹이를 잡아먹는다.

저어새의 번식지 강화갯벌,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다

2010년 이전까지 저어새는 뚜렷한 생태연구가 어려웠다. 정확한 번식지의 발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로 갯벌과 농경지에서 채식하는 저어새는 서해안의 넓은 갯벌과 경계심 때문에 조류전문가도 탐조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1990년대에는 서해안 옹진군에 가장 가까운 섬인 볼음도 해안가에서 썰물 때 작게는 10여마리에서 많게는 4~50여마리가 관찰 할 수 있었다. 북한과 인접해서 출입이 어렵고 또 무인도에 번식하는 저어새의 특징에 의해 좀처럼 모습을 본다는 건 80~90년대엔 꿈꾸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2000년 7월 6일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문화재청에서 강화군일대 저어새 번식지로 추정되는 강화갯벌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여의도의 53배에 해당하는 약 435,016,325㎡(약 1억 4천만평)의 강화갯벌을 지정한 것이다. 그 당시 환경부 등 관련 정부 부처에서 강화일원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모두 주민들 반대에 부딪쳐 추진하지 못할 때였다. 강화일원지역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담당 공무원은 상당기간 출근을 못했다고 한다. 아무튼 많은 시간 동안의 진통을 거쳐, 현재의 강화갯벌은 저어새를 비롯한 수많은 물새들의 보금자리로 남았다. 강화갯벌은 저어새만의 자리가 아니고 동북아시아의 물새들의 주요한 먹이 터와 쉼터, 번식지가 되고 있다. 많은 개발 진통과 보존의 논리 가운데 지금의 강화갯벌이 존재하는 것이다.

번식기가 되면 강화도 일원의 농경지에서 채식하는 어미들의 모습을 간혹 관찰할 수 있다.

저어새의 주요 활동 무대는 역시 경기만 일원의 갯벌이다. 그 중에서도 강화남단 각시바위, 요도(역섬), 수리봉, 인천 송도 남동유수지 등 주로 경기만 일대의 면적이 넓지 않은 무인도서가 주요 번식지다. 김포시 유도는 100쌍 이상이 번식하는 국내 최대 저어새 번식지였으나, 이제는 강화남단의 작은 섬으로 이동하거나 인천 송도 남동유수지에서 번식 하는 등 저어새의 모습을 유도서 찾아보기가 어렵다.

저어새의 인천 송도 남도유수지의 번식지의 모습. 번식기의 저어새는 뒷머리에 연한 노란색을 띤 장식깃이 발달하며 가슴 윗부분에 연한 노란색 띠가 나타난다. 암컷과 수컷의 깃털 색이 서로 비슷하여 야외에서는 구별하기 어렵다. 어미 새는 온몸이 흰색이며 어린 새는 같은 흰색이지만 검은색 때가 묻은 듯하다.

갯벌의 매립, 해안도로 건설 및 확장, 공사에 따른 각종 오염물질의 갯벌 유입 등으로 번식지 및 먹이활동지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특히 경기만 일대의 조력발전소 건립 등과 같은 서식지 감소와 환경변화를 예고하는 개발 계획 등이 추진 예정이므로 그 심각성이 크다. 그 외 각종 보호구역 설정 후 관리부실로 번식기 동안 사람들의 잦은 출입도 번식지 이탈, 번식실패 등의 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강화도를 찾는 대표적인 한국의 새 저어새. 최근 많은 이들이 저어새의 번식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바람만큼 반드시 저어새의 보존이 지켜졌으면 한다.

제주도 성산 일출봉 앞 양어장에서 월동하는 저어새의 모습. 저어새는 홍콩 마이포와 타이완 남부, 일본 등지에서 주로 월동하지만 제주도에서도 해마다 20마리 내외가 월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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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

저어새 저어새는 주걱모양의 부리로 물속을 휘휘 저으며 먹이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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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권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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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발행일 : 2013. 03. 08.

출처

제공처 정보

  • 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연구관

    경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동물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92년부터 국립중앙과학관 연구관으로 재직 중이다. 충남대학교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문화재전문위원과 한국조류학회 부회장, 한국환경생태학회 부회장, OECD 세계생물다양성정보기구(GBIF) 정부대표단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저서는 [한국의 조류], [생물다양성 99] 등 10여편과 150편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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